푹 쉬어도 괜찮아!
같은 장소를 두 번째 여행하면 별 것 하지 않는 것같이 느껴지는 하루를 보내지만, 생각보다 꽤 많은 걸음을 걷게 된다. 고로 완급조절에 실패하면 쉽게 지치게 되고 더욱이 긴 여행 일정 중 잠깐의 방심으로 인해 아프기라도 하면 여행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따라서 여행 일정 중 많이 보고 많이 걷고 많이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나보나 광장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다. 광장의 풍경이나 다른 사람을 그리는 화가들이 많다. 광장을 둘러싼 식당에선 와인이나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산책을 하듯 광장을 돌아다니는 관광객들이 있다. 분수를 구경하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은 금방 흐른다.
4월의 로마는 햇살을 받고 서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는 아니기에 우리도 유럽인들처럼 일광욕을 즐겨본다. 곳곳에 벤치가 있고 걸터앉을 수 있는 곳이 많기에 지친 다리를 쉬게 할 수도 있다.
멋진 분수는 덤이다. 물소리를 들을 수 있고 분수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을 수 있다. 그렇게 나보나 광장에서 우리는 휴식을 취한다. 앉아서 쉬다 보니 잠시 후면 식당이 문을 열 시간이다. 우리는 그냥 여기서 오전을 보내기로 했다. 이런 여유도 로마를 즐기는 우리의 방법인 것이다. 한국에서의 휴식보다는 뭔가 번잡스러움이 있지만 그래도 좋다. 이 곳에선 분수의 물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신이 나서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참 예쁘다. 햇살이 부담스러우면 성당에 잠시 들어가도 좋다. 가끔씩 셀카봉을 판매하려고 말을 거는 흑형들만 아니면 아무도 나에게 간섭하지도 않는다. 관광지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서 참 좋다.
나보나 광장에서 가까운 곳에서 식사를 했다. "Cul De Sac"이라는 식당이었다. 굳이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리는 여유 있었다. 사진 속 벽장에 수많은 와인은 장식이 아니다. 이 식당은 엄청난 양의 와인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와인을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흥분을 감추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물론 음식은 훌륭했다. 우리가 먹은 것들은 주로 라자냐, 볼로네제 페투치니, 그리고 돼지 정강이 찜이었다.
구글맵 링크
https://goo.gl/maps/M9kwjoGVvq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