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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어부 May 05. 2016

여행을 닮고, 시를 담다.

길을 노래하다.

치 앙 칸 (태국)


세상에는 모든 길이 있다.

앞으로는 메콩이 흐르는 물길

사이사이 아이들이 노는 골목길

하늘 위로는 해가 놀을 따라가는 붉은 노을길

어둠이 내려앉은 하늘엔 별이 흐르는 은하수길

그리고,

작은 내가 가는 커다란 너라는 길

붉은노을. 단 한장의 사진만으로 나는 치앙칸이 최고라 말 할 수 있었다.



가이드북은 관광 참고서지, 여행 지침서가 아니다.

루트 또한 정해주는 것은 가난한 양 같은 백패커들에겐 과잉친절이다.

오랜 장기 여행자에겐 오히려 틀에 박히게 하는 올가미 같은 존재이다.

그러므로, 여행 전까지면 충분하다.

나의 배낭여행은 지도 한 장이면 충분하다. 좋은 음악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무엇이든지 내려놓을수록 더 많이 담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여행이 나에게 준 가장 큰 교훈이고, 선물이니까.


여행의 스타일이라는 건. 내가 정하면 그게 나만의 여행이 되지 않을까.

좋은 호텔에 묵는다 해서 그 여행은 잘못됐어. 비싼 밥 먹는다고 넌 틀렸어가 아니다.

각각의 여행이 스타일이 틀리고. 개인의 성향이 조금 다를 뿐. 여행지에선 그런 건 따위 문제가 되질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먹고 싶은. 보고 싶은. 느끼고 싶은 내 맘대로의 여행. 그게 나에게 유익하니 진리다.

커다란 태국의 지도를 펴고서, 내 마음에 드는 이름과 이름을 사이에 두고 최대한 쑛컷으로 돈다.

나만의 여행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침반을 돌려 방향을 잡진 않는다. 아날로그도 어느 정도만..

그러다 보면, 언젠가 책에서 봤던, TV에서 봤던, 익숙한 이름의 동네도 나오고,

전혀 정보도 없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아주 사람을 홀리게 만드는. 이유 없이 미치게 만드는.

환상의 장소가 나온다는 것. 정말이지 영원히 살고 싶은 곳.

나에게 치앙칸은 태국에서 몇 개월을 보내고. 라오스로 넘어가기 전 마지막 태국의 동네였다.

미친 듯이 좋아서. 라오스에서 15일을 보내고 다시 돌아왔다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치앙칸에서 처음으로 태국 친구를 사귀고. 여행 중에 우연찮게 시작된 태권도 재능기부. 

치앙칸 역시 10평도 되지 않는 작은 태권도장이 있어. 태권도 수업을 해도 되는지 물어보고. 흔쾌히 수락.

나랑 동갑의 관장 친구. 와이프는 안산 어학당 한국이 좋아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다는. 

관장 친구도 2단이라는 경력에 서툴렀고. 와이프도 살랗헤요 서툴렀지만.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두 딸아이의 이름도 성민과 성태. 감동이 왔다. 감사하다고 받은 저녁식사. 조촐했지만 따뜻했다.

치앙칸은 그러했다. 너무나 작고. 할 것도 없고. 겨우 주말에만 오픈하는 아기자기한 거리였지만.

낮이면 메콩강을 보고. 저녁이면 노을을 보고. 밤이면 흩어지는 별을 헤였다.

나에게 치앙칸은 그것이면 충분했다.



나의 여행 중 나만이 간직하고픈. 

또한 가이드북이라는 곳에 코딱지만큼의 부연 설명이 없는 곳.

나만의 최고였던. 최선이었던. 열 곳 정도. 조심스레 공유하려고 한다.

정말이지 조심스러운 것은. 태국의 빠이처럼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나의 지난 과거 여행도. 지금의 현재 여행도. 내일의 미래 여행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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