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언더독스 Apr 11. 2019

돈 버는 일, 의미 있는 일
당신은 어떤 일을 하나요?

유석영 언더독스 크루

[언더독 다이어리]
언더독스 크루들이 사회혁신 창업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며 쌓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언더독스에서 콘텐츠 R&D 총괄을 맡고 있고 창업팀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는 코치, 유석영입니다.


안녕하세요. 언더독스 유석영 입니다. 


언더독스에는 크루들과 인사이트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문화들이 있습니다. ud바리가 그중 하나입니다. 이는 처음에 시바팀에서 시작한 트레바리 같은 독서모임이라 ‘시바리’라고 이름 짓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책 한 권을 정해 같이 읽고 나서 서로의 생각을 나눕니다. 스타트업이나 경영뿐 아니라 도시재생, 철학, 사회과학, 젠더 등 다양한 주제가 이야기되고 있는데요. 지난번 읽은 건 병룡님이 제안해주신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이라는 책입니다.

[책]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_김지수


저희는 2주 동안 한 권의 책을 읽고, 책을 선정한 크루가 던지는 몇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 5만 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책을 가까이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가져온 내용은 병룡님이 던져주신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참 궁금하기도 한 주제입니다.


돈을 버는 것과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서로 충돌하는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혁신 스타트업들이 아마 매일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할 것입니다. 특히 예비/초기 창업 단계의 팀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언더독스에서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을 읽고 제 느낀 점을 한 번 읽어보시고, 우리 같이 고민을 나눠보았으면 좋겠습니다.








[ 병룡님의 질문 ]
여러분의 마음을 움직인 한 구절은 어떤 건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석영의 생각 ]
“내 고민이 애초에 개인이 마음속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괴로워할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일임을 깨달았죠.” - 김상중



수많은 사회혁신 창업가들을 만나다 보면 수익모델도 없고 비현실적인 팀이 종종 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현실적인 솔루션이 아니면 의미 없다’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착하고 의미 있는 솔루션이라도 지속을 못하면 금방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그들이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지 못할지라도 그들의 시도 자체가 문제 당사자에게 위로와 공감을 가져다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문제를 겪는 당사자에게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기 혼자만의 문제라고 생각했을 때에는 문제 원인을 자기 삶에서만 찾지만, 그게 공동의 문제 혹은 많은 사람이 겪는 문제라고 생각할 때에는 그 심적 부담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 혼자서만 불편하고, 나 혼자서만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는 문제가 해결되기도 어렵고 해결하더라도 나만 득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공동의 문제로 대하고 해결한다면 더욱 쉽게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여러 사람의 문제가 해결되어 더 큰 임팩트를 내게 됩니다. 사회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만으로도 큰 소셜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고, 그것이 사회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사회학을 전공하며 가장 첫 시작이 개인의 문제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살다 보니 여태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더독스에 와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들을 많이 보았고, 그 솔루션들이 비현실적이어서 망하는 것도 숱하게 봐왔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상적인 포부만 가진 솔루션들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망하면 선한 마음도 쓸모 없어지는 거니까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고, 미션에 대해서도 다시 고민해보게 되네요.





여기까지가 저희 크루들과 공유했던 내용입니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은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참 어려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특히 창업 런칭 이전의 Early-stage단계에서 창업가들을 만나는 언더독스 특성상 런칭은 커녕 기획 단계에서 망하거나 포기하는 창업가들을 수도 없이 많이 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실현가능성’을 가장 주되게 보곤 합니다.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1세대 격인 대표님들을 만나더라도 지속가능성이나 수익 모델의 중요성을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 만큼이나 중요하게 이야기하십니다. 적어도 비영리 단체가 아니라, 사회문제를 비즈니스적으로 해결하는 사회혁신 스타트업이라면 돈 버는 일을 더욱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책을 읽으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와야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은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고, 창업이라는 수단이 단기적으론 실패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그 자체가 사회적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문제 당사자를 인터뷰하고 돌아왔을 때, 그들이 표현했던 고마움과 응원의 메시지들을 듣고서 감동받은 창업팀들이 참 많았습니다. 누군가 나의 문제를 문제로 공감해주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언더독스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과 혁신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을 현실성이라는 잣대로 폄하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합니다. 실현 가능한 솔루션을 찾는 게 아니라, 여러분의 소셜 미션을 실현 가능하게 만드는 일에 더욱 집중할 것을 다짐해봅니다.




# 언더독스

전∙현직 창업가가 모여 설립한 국내 최초 사회혁신컴퍼니빌더로, 컴퍼니빌딩을 위한 자체 콘텐츠 및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사회혁신창업가를 육성하고, 함께 성장하고자 합니다.


특히, 무료로 제공하는 사관학교 프로그램을 포함,

지자체∙기관∙기업과 연계하여 실제 창업에 최적화된 교육 프로그램 및 코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관학교 졸업생 114명 / 기수별 평균 창업률 73% /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10팀 선정 등)


언더독스 홈페이지: www.underdogs.co.kr

언더독스 페이스북: facebook.com/underdogsgroup

언더독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underdogs_hello/ 




매거진의 이전글 창업가, 그들은 나의 아이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