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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더독스 Jul 26. 2019

베트남 하노이의 사회적기업(SE)들을 소개합니다

안지혜 언더독스 크루

[언더독 다이어리]
언더독스 크루들이 사회혁신 창업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며 쌓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언더독스에서 교육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맡고 있는 안지혜입니다.

지난 7월 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주최하고 함께일하는재단이 주관하는 <가치여행>을 통해서 방문한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현지 파트너 CSIP와 함께 <초기 사회적기업가를 위한 2일간의 교육 워크숍>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베트남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언더독스의 창업 콘텐츠를 바탕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것 외에 저 역시도 베트남 하노이의 사회적기업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회혁신 창업가를 육성하고 발굴하는 언더독스 크루로서 방문한 베트남. 그 중 기억에 남는 베트남의 사회적기업이나 소셜미션이 강한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Koto Restaurant (https://www.koto.com.au/)



거의 베트남 사회적기업의 대명사인 KOTO. Know One, Teach One의 앞 글자를 따 만들어진 KOTO라는 이름을 가진 이 사회적기업은 베트남계 호주인이 시작해 20년간 1천 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직업 교육 특히 식당과 바의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20년이라니! 사회적기업이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 이전에 이미 사회적기업의 형태로 오랜 기간 사업을 진행해온 기관이었습니다.  KOTO 자체는 비영리법인입니다. 그렇기에 기부를 받아 거리의 아이들,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을 선발하여 기숙사 생활을 하게 하며 바로 자립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졸업 후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바로 전문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요리, 테이블 세팅은 물론 영어, 컴퓨터 활용 및 기업가정신교육을 포함한 여러가지 스킬을 가르쳐 왔습니다.


KOTO 레스토랑


KOTO에서는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본부 시설과 레스토랑 두 곳을 방문했습니다. 그 중 교육 시설의 경우 기숙사 시설도 갖추고 있는데 이 기숙사 생활을 통해서 학생과 선생님들, 학생과 학생간 가족과 같은 연대감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보통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우 생활 환경이나 가정 환경이 좋지 못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족이 되는 것’이라는 방침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무료 기숙 생활부터 무료 교육까지 제공되고 취업률이 100%이기 때문에 1년 150명을 선발하지만 항상 10: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지원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1년에 4번, 각 모집별로 3개월 정도를 할애하며 16-22세까지의 학생들을 나이와 가정환경, 인성과 태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발한다고 합니다. 누구보다 믿을 만한 사람들로 성장한 학생들이기에 단순 레스토랑 운영 및 직원으로 일하는 것 뿐아니라 KOTO의 스탭 중 62%가 KOTO 출신의 알럼나이들이라고 합니다.


20년 간 사람들을 키워 온 KOTO. 조금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우리가 육성하는 창업가들에게 우리도 KOTO만큼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길 마음 한 구석에서 바라게 되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더욱 잘하는 언더독스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시간이었습니다.






조 프로젝트 (http://zopaper.com/)



조 프로젝트는 2013년 설립되어 전통적인 맥을 이어가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이곳에서 만드는 조 페이퍼 라는 종이는 ‘조나무’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껍질을 벗기고 물에 불리고 체 형태의 금형에 올린 후 벽에 붙여 3-5일간 말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이에 한지와 비슷하지만 좀더 질긴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조 프로젝트는 조 페이퍼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회사라기보다는 조 페이퍼를 만드는 생산자들의 소득 증대에 도움을 주고, 이를 통해서 생산자들이 지속적으로 조 페이퍼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수 있도록 임파워링 하는 회사에 더 가까웠습니다.


이를 위해 조 프로젝트는 디자인을 적용한 조 페이퍼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조 페이퍼를 만드는 과정에서 압화를 넣어 굳히는 방식을 시도하거나 페이퍼 위에 입히는 프린트를 개발, 페이퍼를 활용해 귀걸이나 바인딩 북을 만드는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식들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조 프로젝트는 하노이 철길이라는 관광지에 아주 작은 매장을 두어 외국인들을 주 고객으로 해서 판매하고 있는데요. 아직은 작은 규모의 회사였지만 아기자기한 느낌들에 추후에는 더욱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는 회사였습니다.


한국에서도 전통을 살리거나 명맥을 잇는 것을 사회적가치로 하는 사회적기업이나 소셜벤처들 혹은 출사표를 내는 창업가들이 많습니다. 전통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책정할지, 전통을 온고지신할 때 어떤 부분을 취하고 어떤 부분을 개선하거나 바꾸어도 될지에 대해서 다양한 고민들은 항상 언더독스 코칭시에도 난제와 같은 부분입니다.


위와 같은 부분들에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질문을 던져보았지만 동일하게 같은 지점에서 어려움을 느낀다는 대표님의 말을 들었습니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지만, 없다고 할 수 없을 전통의 가치를 측정하거나 설득하기 위해 언더독스의 코치로 우리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어떤 측정법을 고민해보면 좋을지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TOHE (http://tohe.vn/vi/)



TOHE은 베트남어로 장난감이라는 뜻으로 아이들에게 무료로 미술 교육을 하고 교육에서 나온 결과물 중 일부를 선별해 제품화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무료 미술 교육을 하는 대상은 저소득층이나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들이라고 합니다. 한국에도 오티스타라는 비슷한 사회적기업이 있기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제품화해서 만들어진 판매의 5%를 해당 그림을 그린 아동의 가족이나 아동이 속한 기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물론, 제품화되는 그림을 그리지 못한 친구들의 경우 재무적인 추가 수입을 얻을 수는 없지만, 이미 무료로 미술 교육을 받는 것 자체가 일종의 사회적가치 창출 방법이라고 합니다.



TOHE은 이미 꽤 큰 규모로 성장했고 한국 핸드메이드페어에도 참석을 했었기에, 함께 가치여행에 참여한 다른 사회적기업의 대표님들도 매출을 듣고는 놀라기도 했습니다. 문화예술과 아동복지가 만나는 지점에서 만들어진 회사다보니 한국의 사회적기업 위누와 같이 대규모 문화예술 페스티벌을 B2B, B2G 형태로 진행하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상당 부분 지속가능성을 기부에 의존하는 이전 하노이에서 만났던 사회적기업과 다르게 제품 판매에서 대부분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재무적으로 상당히 건강해보였습니다. 돌아보면 방문했던 곳 중에서 실제로 지갑을 열었던 곳이 이곳임을 생각해보면 제품이 가진 매력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ao's Care (https://www.daoscare.com/)



다오스케어는 시각장애인분들을 마사지사로 고용하고 마사지에 사용되는 오일을 베트남 소수 민족 마을에서 생산된 허브 재료로 활용해 사용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베트남에 많은 마사지샵이 있지만 소수민족과 시각장애인분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비즈니스를 한다는 점에서 가치있는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오스케어는 단순히 월급만으로 마사지하시는 분들의 소득을 증대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의 일부를 장애인분들의 의료 지원에 사용하는 등 단순 고용을 넘어 적극적으로 시각장애인들의 임파워링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시각장애인분들에게 마사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해부학, 영어, 소비자 만족은 어떻게 획득하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교육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그 자리에서 바로 트립어드바이저를 통해서 검색해보았는데요. 그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굉장히 많은 좋은 후기들이 쏟아져 나왔으니까요. 트레이닝 과정을 마친 마사지하시는 시각장애인분들이 많지는 않으셔서 예약이 없이는 절대 받을 수 없는 희소한 마사지라고 합니다. 이에  혹시 하노이에 가게 된다면 꼭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베트남에 가실 예정이 없으시다고요? 그러시면 한국에도 ‘바른손길안마원’이라는 사회적기업이 있으니 고단한 몸,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을 통해 풀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HOPE BOX (https://www.hopeboxvn.com/)


가정폭력에서 도망쳐 나온 여성들과 함께 도시락 서비스, 케이터링, 쿠키 판매 등을 진행하는 사회적기업인 HOPE BOX도 방문했습니다. 창업가 본인 스스로가 스트릿 키드였고 KOTO에서 교육받은 수혜자이기도 하다는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KOTO에서 졸업 후 호텔 바텐더, KOTO 스텝 등으로 일하다가 ‘HOPE BOX’라는 기업을 창업했다고 소개해주셨는데, 다시 한 번 KOTO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HOPE BOX는 도시락 기업이지만 일회용품을 쓰지 않기 위해서 종이로만 포장한다던가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루에 30개 정도만 팔린다고 하여 수익이 날까 싶어 놀랐는데, HOPE BOX 마케터한테 물어보니 낮은 비용 구조 구축이 가능한 베트남의 환경상 30개만 팔아도 수익이 나서 비즈니스가 돌아간다고 해서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베트남 역시 여전히 가정폭력이나 여성인권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실제 가정폭력 피해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씀주시는 대표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이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덧붙여 대표님은 그 중 일부 피해자들과 일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피해자와 일하며 관련 옹호활동을 해나가고자 한다고 말씀하실 때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도시락으로 완벽히 사회를 바꿀 수는 없을지 모르고 가정폭력이라는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손내밀어주는 가장 최소한의 안전망으로 기능하는 HOPE BOX를 보며 이들이 만들어 나갈 세상이 기대되었습니다.


작은 도시락이 만들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한국에서도 체험하실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케이터링이나 도시락을 필요로 하는 때가 있으시다면 ‘소풍가는고양이’, ‘마을무지개’ 같은 사회적기업이나 언더독스 프로그램의 알럼나이팀 중 하나인 ‘그래잇’에 우선 연락해보시면 어떠실까요?






FootPrint Vietnam (https://footprint.vn/)


풋프린트 베트남은 지속가능한 여행을 다루는 공정여행 기업입니다. 이곳은 20년 전부터 공정여행 컨셉을 가지고 여행업을 하고 있었고, 어쩌면 우리보다 더 빨리 공정여행을 시작한 곳이었습니다. 유럽에서 시작된 공정여행 인증 시스템인 Travelife 인증도 받았다고 하니,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키는 여행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풋프린트 베트남은 트래킹, 사이클링 같은 에코 투어 진행도 하지만 볼런투어, 홈스테이 등도 많이 진행해서 환경을 위한 지속가능성과 함께 지역주민들과의 상생도 고민하는 기업이었습니다. 만약 남들과 다른 베트남 여행을 생각한다면, 이곳에서 진행하는 원데이 투어프로그램을 경험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정여행이란, 여행에서 쓰는 돈이 그 지역과 공동체의 사람들에게 직접 전달되며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경험하는 여행이다. 또한 여행하는 이와 여행자를 맞이하는 이가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여행으로 쓰고 버리는 소비가 아닌 관계의 여행을 의미한다.

출처: 책 ‘희망을 여행하라’








전체적으로 하노이 사회적기업(SE) 만나면서 느낀 점


하노이에서 만난 사회적기업들 역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열정이나 사업을 추진하는 힘,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분투는 한국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노이에서는 기본적으로 무엇이 사회적기업이고 무엇이 NPO이고 협동조합인지 명확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보였습니다. 사회적기업이라고 하지만 기부를 받는 형식의 사회적기업들이 많아서였던 것 같습니다. 동시에는 한국의 경우 정부나 지자체, 대기업의 지원이 있는 생태계가 있지만 베트남 현지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약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편으로 법적으로 사회적기업 인증 제도나 지정기부금 단체 등이 있어 명확히 선을 그어내야 해서 “사회적기업은 이래야만해!”를 규정짓는 한국에서 온 나 자신의 한계인 건 아닐까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동일하게 대부분의 사회적기업들이 지속가능하기 위해 재무적 가치 창출이나 시장 관점을 더 키우는 것이 필요해보였습니다. 그래서 하노이에서 진행하는 이틀간의 언더독스 워크숍의 내용을 하노이의 사회적기업들을 만나본 이후 전반적으로 고객 관점에서의 페르소나 분석이나 고객의 니즈를 묻는 과정 등 전체적으로 시장 중심의 관점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참여자들로부터 이 부분이 언더독스의 이틀 간 교육 중 가장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 다녀온 하노이의 모습을 통해 하노이의 사회적기업을 한 마디로 단정 지을 수 없지만, 한국이나 베트남이 크게 다르지 않고 좀 더 ‘기업’이나 수익창출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장기적인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언더독스는 한국에서 뿐 아니라, 실제로 베트남에서는 창업가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더 고민해봐야하겠다는 숙제를 마음에 안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베트남에서 현지의 협력기관들과 함께 언더독스가 만들어 나갈 것들이 어떤 모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과연 언더독스가 베트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관인지도 아직은 섣부르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난 며칠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먼저 친구가 된다면 위 고민들은 자연히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근거없는 희망도 가져봅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관계 맺기니까요. 다음에 맺는 관계들을 기대하며 글을 마쳐봅니다.

베트남 사회적기업가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래 프로젝트 참여 부탁드립니다 :-)

베트남 사회적기업가, 4일간의 한국 유학 프로젝트
언더독스 X 가치여행
https://together.kakao.com/fundraisings/67831

위 링크를 통해 ‘카카오같이가치’에서 참여해주세요!
응원, 댓글, 공유당 1000원이 기부됩니다.







#언더독스

전∙현직 창업가가 모여 사회혁신 창업가를 육성하고 함께 성장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언더독스만의 창업 교육 및 팀빌딩 콘텐츠와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약 5,700명의 사회혁신창업가를 육성하고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관학교, 언더우먼 등 자체 시그니처 프로그램과 더불어 지자체∙기관∙기업과 연계하여 실제 창업에 최적화된 교육 프로그램 및 코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관학교 졸업생 114명 / 기수별 평균 창업률 73% /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10팀 선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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