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찰 땐, 잠깐 걸어가도 괜찮다는 마음
요즘 운동을 한다.
아파트 앞 운동장엔 육상 트랙처럼 둥글게 닦인 길이 있다.
처음엔 단순한 습관처럼 시작했지만,
달리다 보니 감정도, 시간도 마치 달리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단거리인 줄 알았다.
금방 힘을 내고, 금방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던 마음들.
그런데 달리다 보니 이건 장거리였다.
숨이 턱턱 막히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혼자였다면 벌써 멈췄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옆에 함께 달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비슷한 숨소리와 걸음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속도를 줄이고, 걷다가 다시 뛰기도 했다.
우리는 때때로 말없이 눈을 마주치고,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지금 괜찮아?’ 묻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세 바퀴를 뛰고, 세 바퀴를 걷던 시절을 지나
어제는 네 바퀴를 뛰고, 네 바퀴를 걸었다.
천천히지만 분명히, 늘고 있다.
달리는 시간도, 걸어가는 인내도.
달리기를 마치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집중력이 생기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순간 알게 된다.
감정도 그런 거라는 걸.
숨이 차서 멈추고 싶을 때,
잠시 걸어가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마음 하나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
사랑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관계는, 감정은, 계속 뛰는 훈련이다.
같이 뛸 수 있는 사람과, 같이 걸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그래서 더 특별하다.
언젠가 숨이 턱 막히는 날,
잠시 멈춰 걸어도 괜찮다고 말해줄 마음과
지금도 우리는 함께,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감정에도숨이차는순간이있다 #관계는장거리달리기 #함께걷는사람
#사랑도훈련이다 #감정기록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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