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앞에서 멈춘 대화
누군가는
말한다.
계획적이지 않다고,
아직 독립하지 못했다고.
내가 세운
길 위의 계산법이
그들의 눈에는
허술한 낙서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꿈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에서
미리 불러오는
메아리라는 것을.
오늘도 나는
작은 원서를
한 장 넣는다.
결과가 어찌될지
알 수 없지만,
그 종이 한 장이
나의 시간을
이어가게 하고,
나의 내일을
조금 더 단단하게
묶어준다.
그 길 위에서
나는 종종
벽을 만난다.
무너뜨릴 수 없는 벽,
혹은 나를 집 밖으로
밀어내려는 벽.
때로는 그 벽이
한 사람의 말이기도 하고,
내 안의 두려움이기도 하다.
그러나
벽 앞에 선다는 것은,
이미 내가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누군가는
내게 묻는다.
“왜 그 길을 가려 하느냐고,
왜 지금이냐고.”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내 안에서 속삭인다.
“나는 언젠가
그 벽을 넘어설 것이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를
지켜준 덕분에,
조금은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다.”
벽이 높을수록,
그림자는 길게 드리운다.
그러나 그 그림자를
밟으며 걷는 것도
결국은 나의 몫이다.
벽이 나를 막아도,
나는 언젠가 그 벽에 창을 낼 것이다.
“오늘의 벽은
언젠가 내일의 문이 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