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의 거리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도

거리에는

바람이 불었다.


찬 공기가

목을 스치고,


그 사이로

사람들의 숨결이 흩어졌다.


누군가는

두 손을 모아 호호 불고,


누군가는

어깨를 맞대며 걸었다.


나는 그들 사이

어딘가에서,


묘하게 어긋난

온도를 느끼며

걸음을 옮겼다.


사람과 사람 사이엔

거리가 있다.


너무 가까우면

숨이 막히고,


너무 멀면

잊혀진다.


우리는 그 사이,

적당한 온도를 찾기 위해


계속해서 조절하고,

식었다가 다시 데워지는 존재들이다.


오늘 마주한

한 사람의 말이 떠올랐다.


“같이 사는 사람인데도, 가끔은 남 같아.”


그 말 속에는

서운함도,

포기도,

어쩌면 ‘이해받고 싶다’는

작은 바람도 섞여 있었다.


사람은

결국 온도로 기억된다.


따뜻했던 말투,

식어버린 손끝,


그리고 여전히

마음 어딘가를 덥히는

미세한 체온.


시간이 지나면

이름은 잊혀도


그때의 온도만은

선명하게 남는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이 거리 위를 걷는

우리 모두는


서로의 체온을

잠시 빌려 살아가는

존재가 아닐까.


따뜻함을 주고받으며,

그 온도를 기억하며,

다시 혼자가 되는 법을

배우는 사람들.


오늘은 그렇게,

내 안의 온도계를

조금 낮추기로 했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그저 이 계절의

공기 속에서


내 마음이

적당히 숨 쉴 수 있도록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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