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인사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 이야기를
조용히 꺼냈다.
“별일 아니에요.
그냥… 인사를 못 했다는 것뿐이죠.”
그날은
비가 막 그친 오후였다고 했다.
버스 정류장 두 곳이
마주 보고 있었고,
그는 한쪽에서,
오래전 알고 지내던 사람을 봤다고 했다.
멀리서도
금세 알아봤다고 한다.
걸음걸이,
어깨선,
그리고 잠깐 멈춘 표정까지.
“딱 알겠더라고요.
근데, 몸이 안 움직였어요.”
그는 잠시 웃었다.
버스 두 대가
동시에 들어왔다.
둘 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흩어졌다.
그는 타야 할 버스로 향했고,
그 사람은 반대편 인파 속으로 섞였다.
“손을 들까 하다가…그냥 안 했어요.
그게 더 어색할 것 같았거든요.”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나지막이 덧붙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떠올랐다.
인사는
종종 그렇게 놓친다.
버스 정류장에서,
복도에서,
화장실 앞에서,
회사 복도에서,
학교 교실 문턱에서조차.
말 한마디,
고개 끄덕임
하나면 될 일을
우리는
종종 망설인다.
그 망설임이 길어질수록
인사는 멀어진다.
그날의 그는 그랬다.
버스가 떠나고,
그가 서 있던 자리가 점점 멀어졌다.
이상하게, 그 짧은 장면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고 했다.
“그때 인사했어야 했어요.
그 한마디면 충분했을 텐데.”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 속에는
모두가 한 번쯤 놓쳐온 순간들이
겹쳐져 있었다.
아마 인사는,
그 짧은 마음을 담은
작은 배웅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놓친 인사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건 여전히,
어딘가에서 우리를 향해
조용히 손을 흔들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