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온기의 기록
그 골목엔
늘 고양이들이 있었다.
비 오는 날에도,
눈 오는 날에도,
그들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늘 같은 시간,
한 노인이 나타났다.
회색 점퍼에
낡은 모자를 쓴 채
비닐봉지 안에서
사료를 꺼냈다.
그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저 고양이들
이름을 부르듯
짧게 “이리 와” 하고
손짓했다.
고양이들은
그 말투를 알아듣는 듯
조심스레 다가왔다.
사람들은 그를
‘고양이 할아버지’라 불렀다.
그는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동작으로
같은 시간에 나타났다.
그를 인터뷰했던
한 주민이 말했다.
“처음엔 그냥 이상한 분인 줄 알았어요.
매일 오시길래요.
근데 나중엔, 그분이 안 오면
고양이들이 며칠을 기다리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날부터
그 노인은 보이지 않았다.
골목엔 여전히
고양이들이 있었고,
그들이 앉아 있는 자리 옆엔
빈 사료 봉지가 바람에 날렸다.
며칠 뒤,
근처 구멍가게 주인이 말했다.
“그분, 아프셨대요.
그래도 병원 가기 전날까지
그냥 왔다 가셨다네요.”
그 말이 끝나자
골목은 잠시 조용해졌다.
바람이 불고,
종이컵이 굴러가고,
멀리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지금도 그 시간쯤이면
고양이들은 그 자리에 모인다.
그들이 그를 기다리는 건지,
그가 남긴 냄새를 기억하는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누군가의 손길은 사라져도
그 온기를 남긴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가끔
그 자리를 지나며 말한다.
“그 노인분, 참 꾸준했지.”
그리고 잠시 멈춰 서서
고양이들이 밥을 먹는 모습을 바라본다.
그 순간,
누구도 말은 하지 않지만,
모두가 같은 마음을 품고 있는 듯했다.
작은 친절이 남긴 온기.
그건 오래 남는다.
마치,
그 노인이 매일 골목에 두고 간
하루의 마지막 인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