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고차를 타고 등하교를 하던 시절, 친구들을 따라 행선지 모르는 차를 탄 적이 있다. 차는 어떤 교회에서 멈췄고 얼결에 비신도들과 함께 하는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정확한 내용과 식순이 기억나진 않지만 막판에는 럭키드로우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2등 상에 당첨이 되었다. 일행들이 환호했다. 1등이 전자기기였으므로 2등 또한 그에 준할 거라고들 했다. 그러나 사회자는 동그랗고 커다란 미상의 선물을 내게 안겨주었고 뜯어보니 곰이 으르렁대는 그림이 그려진 농구공이었다. 우리 중 농구가 취미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한 적도 별로 없었을 것이다. 또, 오빠의 취향으로 이미 멋진 농구공이 집에 있었다. 하지만 양손 무겁게 돌아온 나를 보며 친구들이 왜 웃는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냥 운이 좀 좋았을 뿐이고 불로소득이란 언제나 짜릿한 거니까.
갑작스러운 선물은 바람이 다 빠질 때까지 집 밖을 나가질 못했다. 괴랄한 디자인 덕에 오빠도 손을 대지 않았다. 하지만 농구하러 나가기 전 두 개의 공 앞에서 고개를 갸웃해 보는 건 멋진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인생의 두 번째 세 번째 농구공을 기다리게 된다. 기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