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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 Mar 10. 2022

한식파, 소울푸드는 피자입니다만!

피자는 때마다 먹어줘야 하거든

입술에 빨간 국물을 묻힌 채 친구가 말했다.

"와. 난 진짜 떡볶이 없인 못 살  같아!!!"

엽떡 마니아라는 걸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오늘따라 떡볶이 앞에서 많이 흥분한 듯 보였다.

떡볶이는 소울 푸드라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나에게 그런 소울 푸드 뭘까.

전형적인 밥심으로 사는 사람.

아침, 점심, 저녁. 삼 시 세끼는 웬만하면 밥.밥.밥!

고깃집이나 닭갈비집에 가서도 공깃밥은 필수!

라면을 먹고 나서 국물에 밥 말아먹는 건 기본!

반찬은 남겨도 밥은 쌀 한 톨까지 싹싹!

탄수화물을 제 때 먹어줘야 힘이 난다.

한 끼를 제대로 먹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무슨 메뉴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지만

메뉴를 고르는 순간엔 어쩔 수 없이

한식이 일 순위가 되는 지독한 한식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나의 소울푸드를 묻는 질문에 피자 답했다.

오랫동안 때마다 꾸준히 찾아 먹는 음식은 피자다.


어릴 적엔 굳이 따지자면 피자보단 치킨파였다.

하지만 피자집에서 오랜 아르바이트를 통해

피자의 맛을 아주 제대로 알아버렸고,

그때부턴 '치킨보단 피자!'를 외치게 되었다.

대학생 때 2년 동안 주말마다 피자마루에서

일을 했었는그때 온갖 피자를 섭렵했다.

손님이 원하는 맛있는 피자를 추천해주려면

피자의 맛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일하면서 먹은 피자만 백여 판이 넘을 듯하다.

신메뉴가 나오면 맛보고 평가도 해본다.

게다가 인심 후한 좋은 사장님 부부 덕분에

퇴근길에는 집에 피자 한판씩 들고 갈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전 메뉴를 몇 번이고 먹다시피 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들까지 피자 박사가 됐다.


오븐에서 꺼낸 피자 세모 끝 부분을

한 입 크게 베어 먹을 때

입안 가득히 꽉- 차는 달콤 짭조름한 그 맛.

다 아는 맛이지만 그 한입 맛 때문에

자꾸 피자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캐나다에서 지내면서 좋았던 것 중 하나!

좋아하는 피자를 원 없이 맛보았다.

아침엔 누룽지를 끓여먹으면서도,

오죽하면 피자집에 레주메를 내볼까도 했다.

보통 조각 피자로 파는사이즈부터 다르다.

점보 사이즈 한두 조각으로도 배가 불렀다.

한국에서 먹던 피자와 맛은 사뭇 다르지만

토핑도 배로! 소스도 배로! 기름 맛도 배로!


특히 밴쿠버의 몇몇 피자집에서는

화요일마다 피자 한 조각을 1달러에 팔았다.

그러니 화요일은 자연스레 피자 먹는 날!

그야말로 행복한 피자 데이였다.

골목골목 다른 피자집에서 

새로운 피자를 딱 한 조각씩

종류별로 맛보면서 미식가 인척 했던 기억.

짜디 짠 피자에 렌치 소스와 핫 소스까지

아주 잔뜩 뿌려 먹었던 기억.

지금도 1~2주에 한 번은 피자를 먹어준다.

때마다 먹어줘야 하는 게 소울푸드니까.


하지만 직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피자의 맛이 수백 가지일 거라 생각하니

새로운 입맛이 다셔진다. 

언젠가 피자의 고장 이탈리아로

골목골목 피자 여행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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