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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 Mar 09. 2022

이국땅에서 첫 대통령 선거

밴쿠버 총영사관에서 국외 부재자 투표

제20대 대통령 선거날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세 번째로 참여하는 대선 투표. 이번엔 주말에 일찍이 사전 투표를 마쳤다. 투표가 진행되는 우리 동네 행정복지센터 바로 앞 빵집은 선거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듯 보였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빵이나 좀 사갈까 싶어 들렀더니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나. 쟁반만 덩그러니, 오후 3시밖에 안 됐는데도 빵이 동나버려서 발길을 돌렸다. 역대급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더니 우리 동네도 한몫했나 보다.

내가 경험한 생애 첫 대통령 선거 투표는 제18대 선거였다. 십 년 전 밴쿠버에서 국외부재자 투표로 참여했었다. 내 손으로 직접 뽑는 대통령 선거인만큼 소중한 한 표를 날리지 않으려고, 출국 전에 부재자 투표 신청을 미리 해두었다. 대망의 투표날, 다운타운에 있는 영사관에 도착했다.


입구에서부터 환한 미소와 "안녕하세요."로 맞이해주는 영사관 직원 분들. 마치 한국의 동사무소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대한민국 영사관에 한국인이 방문했으니 당연한 거지만, 오랜만에 들려오는 한국어와 벽에 가득한 한글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음에도 고향 분들을 만난 것만큼 마음은 한 발짝 앞섰다. 밴쿠버 에 작은 한국 같던 곳.


멀리서나마 내가 행사한 한 표가 대한민국의 성장을 위한 작은 몫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이국땅에서 참여하는 선거는 뿌듯함도 배로 다가왔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도 커지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까지 불타올랐다. 그래서인지 집에 가는 길에 한인 마트에 들러 처음으로 갑자기 작은 김치 한통을 사 갔다. 


누구든 해외에 나가 있는 시기에 선거 일정이 겹치게 된다면, 미리 국외부재자 신고를 하고 투표에 꼭 참여해보면 좋겠다. 해외에서 투표하는 경험은 흔치 않으니까!


한민국 영사관이 곳에 위치해 있다는 걸 알게 된 그 후로, 다운타운 이 근방을 지날 때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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