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월 Oct 18. 2022

'레이크 루이스'에 간다면

Rocky Mt. 세계 10대 절경에서 버킷리스트 달성

로키의 보석이라 불리는 '레이크 루이스'로 향하는 둘째 날. 다른 것도 아닌 MP3부터 가방 앞주머니에 고이 챙겼다. 오늘이 바로 캐나다에서의 버킷리스트를 또 하나 이루는 날이기 때문이다. 일 년 가까이 고이 간직해온 버킷리스트 중에는 '레이크 루이스'를 마주 보고 서서 유키 구라모토의 '레이크 루이스' 듣기가 있었다.


당시 한창 유행하던 뉴에이지 음악으로 일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데뷔곡이다. 고등학생 때 공부하면서 즐겨 듣곤 했던 피아노 연주곡이기도 했다. 그런데 캐나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게 됐다. 유키 구라모토가 실제로 레이크 루이스에 왔다가 아름다운 풍경에 감명을 받고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라는 사실을. 그날 이후로 버킷리스트에 올려 오늘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여행자의 마음 한켠을 들여다보면,

비워지지 않는 낭만 주머니가 하나씩 있을지도.

주차장에 버스가 정차하고 차례로 내린다. 설레는 순간이었다. 밴프 국립공원 내에 있는 '세계 10대 절경'이자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50곳' 중 7위라는 레이크 루이스.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에 상상을 더해봐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같이 간 언니에게 수줍게 버킷리스트를 고백하고 잠깐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일생일대의 버킷리스트가 눈앞에 펼쳐지기 직전. 이어폰을 양쪽 귀에 꽂고 아주 천천히 다가갔다. 멜로디가 귓가에 흐르고 나무길 사이로 들어가자 거대한 산맥 사이로 호수가 그림같이 펼쳐졌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차단되고 나만의 세상에 들어와 있는 듯한 황홀함에 빠지는 순간. 웅장하고도 평화로운 시각적 자극과 서정적인 청각 자극에 완벽히 풍경에 동화되었다. 물 색깔이 어찌 이리 맑을까. 만년설은 그림으로 그려둔 것처럼 아름다웠다. 그렇게 숨 막히게 아름다운 레이크 루이스를 배경 삼아 세 번은 반복해서 들었다.

전 세계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저마다의 영감을 전해주는 레이크 루이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딸들 제일 아름답다고 소문난 넷째 딸, 루이스 캐롤라인 앨버타 공주가 캐나다의 주지사였던 론 후작과 결혼하면서 공주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고 한다. 그 호수를 내려다보는 산과 빙하는 어머니인 여왕의 이름을 따서 빅토리아 Mt. 

깊고 넓은 에메랄드빛 호수를 마주한 '페어몬트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은 1911년 오픈해서 100년도 훌쩍 넘은 이곳의 또 하나의 명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재된 세계 10대 절경을 앞마당처럼 거닐 진정한 레이크뷰를 아침 저녁으로 볼 수 있는 역사 깊은 호텔. 다음에 오면 꼭 한 번 묵어보고 싶은 로망이 더해졌다.

호수 위에서 카누와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에겐 그야말로 인생 액티비티가 아니었을지. 좀 더 가면 트레일 코스, 전망대까지도 오를 수 있는데 주어진 자유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호수 둘레를 따라 가볍게 산책을 즐겼다.

버킷리스트 달성한 기념으로 Lake Louise에서 한 컷

12월부터 5월까지는 꽝꽝 얼어붙는다는 겨울의 레이크 루이스 설경은 얼마나 경이로울까. 훗날 다른 계절에 만날 것을 기약하며 다음 목적지로 넘어가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캐나다 버스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