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김민기

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대 밴드 헤게모니 / SRA 디렉터

by Under the Stage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균관대학교 사과대 밴드 헤게모니에서 활동을 하다가 지금은 성균관대학교 락밴드 연합 SRA라는 곳을 설립해서 이런저런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김민기라고 합니다.




밴드나 악기를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되셨나요?

중학교 때까지는 음악 듣는 것 자체는 되게 좋아했는데 밴드 음악을 듣지는 않았어요. 락이라는 것에 대해서 거의 잘 모르고 있었죠.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일명 ‘밴드 전도사’ 친구에게 브로큰 발렌타인이라는 밴드의 노래를 전도 받아서 듣게 되었는데, 저 스스로 ‘나도 나름 노래를 이것저것 많이 들어왔었는데 락은 처음 들어보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고, 락이라는 장르도 되게 재밌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제가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영화 장르 중 하나가 일본 대학 청춘물이었는데, 그 장르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밴드잖아요? 그래서 나는 대학교에 가면 무조건 낭만의 밴드 활동을 하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이렇게 대학교에 입학을 해서 새내기 배움터를 갔는데, 보통 새터에서는 단과대 밴드가 공연을 하잖아요? 그때는 헤게모니가 사과대에서 유일한 밴드였고요. 새터에서 헤게모니의 공연을 보고 ‘아 내가 들어갈 밴드는 저기다’ 했었어요. 그때만 해도 하는 악기도 딱히 없었는데, 밴드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MUSE(뮤즈)의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그 밴드의 곡에서 드럼이 쿵! 빡! 쿵! 빡! 하는 그 직관적인 사운드가 제 심장을 울려서 헤게모니에서 드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민기 님이 입학하신 시기에 성대 밴드 씬은 어땠는지가 궁금합니다!

14년도에 입학을 했는데, 사실 지금이랑 크게 다른 건 없는 것 같아요. 지금도 각 밴드들에서 정기공연을 하고, 마음 맞는 밴드가 있으면 함께 연합공연도 하고... 하지만 조금 차이가 있다면 제가 지금 운영하고 있는 SRA의 전신, 성락연(성균관대학교 락밴드 연합)일 텐데, 성락연 단톡방이 하나 있었어요. 각 밴드의 기짱들(회장들)이 다 들어와 있어서 연합공연을 할 때 거기에 이야기하거나, 성대 밴드들이 다 같이 모여서 성락연 공연이라는 걸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밴드 5, 6개 팀이 참여해서 크게 공연도 하고 그랬어요. 그리고 요즘에는 14년도에 비해서 타 대학 밴드와 연계해서 하는 공연의 빈도도 꽤 늘어난 것 같습니다. 그런 차이 말고는 거의 비슷한 것 같네요.




요즘은 팀 밴드, 기획 밴드의 비중이 많아졌다고 느끼는데, 그 당시에는 어땠나요?


아 그때는 확실히 팀 밴드, 기획 밴드는 적었어요. 그 당시에는 보통 1, 2학년들이 밴드 이름을 달고 축제를 나가고, 고학번은 따로 프로젝트성으로 팀을 만들어서 나가기는 했었죠. 하지만 그때는 축제용으로 한 번 나간 거라면, 지금은 밴드 파아란이나 블루레몬, 이런 밴드들은 음원까지 내고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독자적인 밴드의 양도 늘었고, 오리지널 밴드들이 기존 밴드들과의 연계성을 줄이고 본인만의 밴드를 갖추려는 움직임도 훨씬 늘어나고 강력해졌죠. 그런 면에서는 확실히 지금 팀, 기획 밴드의 비중이 커진 것 같아요. 그런 것도 제가 SRA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성대의 오리지널 밴드가 늘고 있다.



SRA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지금 민기 님이 활동하고 있는 밴드인 ‘권유’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를 해주실 수 있나요?

권유(gwon.u) 소개를 먼저 해드리자면, 권유는 오권호라는 친구가 18년도부터 1인 밴드로 활동을 했다가, 지금은 여러 역사를 거쳐서 현재 멤버들로 정규 밴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검정치마 같은 노래들을 주로 하고 있어요. 저희가 공식적으로 설명할 때는 ‘팝한 노래에 딥한 가사를 담는’ 그런 밴드로서의 지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21년부터 세션으로 같이 활동을 하는 키보드였다가, 22년쯤부터는 정규 멤버가 되어서 권유의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인디밴드의 세션으로 활동하고, 결국에는 인디밴드의 정규 멤버로 활동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제 헤게모니 동기가 지금은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동아방송대를 보컬로 다니고 있어요. 당시에 그 친구와 저희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가, 그 친구가 말하길 자기가 요즘 뮬(Mule: 밴드 관련 커뮤니티)에서 밴드를 구하고 있고, 저도 자신감을 한 번 가지고 구해보라는 거예요. 근데 저는 그때 인디밴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고, 제가 그 재야의 고수들을 어떻게 이기나 이런 생각들이 있었어요. 저는 스쿨 밴드에서 곡 카피만 조금씩 하던 사람인데 내가 어떻게 인디밴드로 활동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래도 친구가 계속 자신감을 갖고 한 번만 해봐라 이런 식으로 말을 해줘서 저도 뮬에서 조금씩 정보를 찾아봤죠. 그렇게 찾아보는 와중에 저와 동갑인 누군가가, 정확히 뭐라고 적혀있었는지도 기억나요, ‘젊음도 아깝고, 열심히 땀 흘리면서 놀고 싶다. 같이 재밌게 놀아볼 사람을 찾는다’하면서 밴드 멤버 구인하는 글이 올라왔길래, 고민을 하다가 결국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밴드가 제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권유였고요.



지금 성대에서 밴드를 하는 분들은 민기 님은 ‘SRA 김민기’로 알고 있을 것 같아요. SRA를 왜 시작하게 되었고, SRA가 어떤 단체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단 SRA는 궁극적으로 혜화에도 홍대 정도의 밴드 씬, 일명 ‘혜화 씬’과 이를 통한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싶어 하는 단체입니다. 혜화 씬을 만들기 위한 토양으로서, 성대 안에 흩어져 있는, 각각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는 친구들을 통합하여 교류의 장도 만들어주고, 그들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해주려고 하는 곳이 SRA입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SRA 인스타그램(@skku_rockband_association)에도 있으니 참고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SRA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말씀드리면, 사실 SRA로 이 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혜화에 관심도 많고 애정도 많은데, 초기에는 이 혜화 씬 자체를 문화 동네, 예술 마을, 이런 식으로 만들 계획이 있었습니다. 혜화의 연극도 많고, 다양한 문화 요소들이 있는데 그러한 것들이 혜화역 근처에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성대 정문 앞쪽을 포함한 성대 근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혜화’의 영역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당시에는 성대 근처에 있는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성균관대의 동아리나 다른 우수한 자원들을 연계해서 성대 주변의 비활성화되어 있는 지역을 살려보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 힘을 많이 잃었죠. 그때는 제가 총학생회 활동을 마무리하던 시점이기도 해서 거기에 더 신경을 많이 쓰기도 했었고요. 그리고 연극이라는 분야 자체가 저의 관심 영역에 있던 것은 아니어서 그런지 힘을 계속 쓰기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렇게 그 프로젝트는 무기한 보류 상태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프로젝트의 일환 중에 성대 밴드 씬을 육성하는 것이 사이드 프로젝트처럼 존재했었습니다. 밴드라는 주제는 저도 관심이 많은 주제고, 재미도 있어 보이고 제가 자신 있는 영역이어서, 그 사이드 프로젝트를 따로 떼어 와서 시작한 것이 이제는 SRA가 되었죠.


그래서 SRA는 성대에서 밴드를 하는 친구들이 조금 더 진지하게 밴드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대학교를 다니는 중 1년이라도 진하게 밴드 활동을 하면서 음원도 내고, 기회가 된다면 초대를 받아서 클럽 공연도 올라가는 그런 경험을 해봤으면 좋다는 취지로 꾸준히 이런저런 활동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국 SRA의 최종 목표는 ‘혜화 씬’의 활성화인데, 최종 목표만 있으면 계속해서 힘을 내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혹시 SRA의 가까운 목표나 관심사가 있을까요?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산하에 문화 진흥 위원회라는 조직이 있는데, 그곳에서 매년 컴필레이션 앨범을 내요. 근데 더 찾아보니까 경북대에서도 그런 식으로 앨범을 내는 시도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성균관대학교에서도 이런 컴필레이션 앨범을 낼 때가 되었다고 느껴서 지금은 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SRA에서는 컴필레이션 앨범을 준비할 거 같아요. 블루레몬이나 파아란, 아니면 방구석에서 음원을 만들고 있던 친구들을 발굴하고 컨택을 해서 성대에서 컴필레이션 앨범을 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성균관대학교 개교 627년 만에 이뤄지는 최초의 컴필 앨범이 되는 거죠. 그것 말고도 내년에 여러 가지를 구상은 하고 있는데 당장 가시화되어있고, 당장 움직여야 하는 것은 이 컴필레이션 앨범 프로젝트인 것 같네요.




성대의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이라니! 말만 들어도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동아리 밴드를 하는 분들은 곡을 만들고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이 두려워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나는 아는 것도 없고, 음악적 지식도 없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런 분들께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일단은 저도 같은 과정을 겪어봤기에 너무 안타깝죠. 저도 권유로 활동하기 전에는 인디밴드 활동은 고사하고 음원이나 앨범 같은 것들에 대해 공포감이라기보다는 아예 다른 세계라고 느꼈어요. 제가 모르는 아예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이밀어야 한다는 것이 저도 무서웠기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하지만 동시에 너무 안타까워요. 물론 저는 한 번 발을 들이밀어 본 사람이기에 쉽지 할 수 있는 말이란 것을 저도 모르지는 않습니다만, 진짜 이게 생각보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게 공포감을 가지고, 나와 너무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하니 두려운 것이지, 막상 해보면 생각한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고, 하나하나가 다 재밌습니다. 뭔가 새로운 재밌는 활동을 배우는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깊게 할 수 있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간절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무서운 것도 알고 두려운 것도 알고 있으니, 제가 도와드리겠다! 먼저 겪어본 사람으로서 어떤 부분이 무섭고 어려운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작은 생각 하나만 가지고 계시다면, 일단 SRA를 찾아와서 노크만 한 번 해주세요. 그 뒤로는 제가 자신감 팍팍 불어넣어 드리면서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하고, 이런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말씀드리면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이 인터뷰를 접하실 여러분들이 그 한 발자국을 움직일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대신 그 한 발자국을 움직여줄 수는 없지만,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SRA에 한 번만 들러주세요.



곡을 만들고 앨범에 참여하거나, 조금 더 진지하게 밴드 생활을 하시는 분들도 밴드 씬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학교 내 동아리에서 열심히 밴드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밴드 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혹시, SRA에서 학교 밴드들을 대상으로 진행할 프로젝트나 계획되어 있는 것들이 있을까요?

일단 저는, 모바일 게임으로 밴드 씬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도 게임을 견인하는 1%가 존재하기 위해서 99%의 유저들이 필요한 것처럼 밴드 씬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실제로 밴드를 진지하게 앨범도 참여하고 곡을 만들고 하는 친구들의 비율은 전체 비율의 1% 정도 일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것도 사실 그 학교 밴드라는 99%가 있어야 가능성이 생기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 역시 그 99% 분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일명 ‘진지한 활동’에서 더 나아가 밴드 동아리 활동은 안 하지만 밴드를 좋아하는 분들까지도 같이 끌어가고 싶은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는 않습니다. SRA의 오픈 채팅방도 사실 그런 생각의 일환으로 만든 거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운영 방식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이름과 소속을 밝히고 들어오는 것을 오픈 채팅방의 어떤 룰로 만들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채팅방에 들어오기를 두려워하고 꺼려진다는 분들의 이야기도 들어서, 그런 점이 지금으로서는 조금 아쉽기는 하네요.

어쨌든, 99%의 분들과, 밴드 활동을 하지 않지만 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까지 포용하고 싶은 마음에 SRA 오픈 채팅방도 만들어 보고 시도했습니다. 앞으로는 공연 기회 자체를 조금 늘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동아리 외의 공연을 할 기회가 많지는 않으니까, 공연을 하고 싶은데 정보가 없는 분들께 답을 줄 수 있는, 그런 활동들을 내년에 조금 더 많이 해볼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는 ‘도리안 나이트’라는 기획 공연을 준비하고 진행하기도 했고요.






저도 도리안 나이트 공연을 구경 갔었는데, 너무 재밌었거든요. 공연장으로 구성된 공간이 아닌 ‘도리안 그레이’에서 공연을 하는 것 자체도 너무 재밌었고 색다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혜화 내 공간과 협업하여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 있는 건가요?

‘틈’이라는 술집에서 제 지인들이 디제잉 파티를 한 번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틈 사장님이랑 간단하게 대화를 나눠봤어요. 혹시 이곳에 드럼이나 음향 장비들을 두고 공연해 보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여쭤보니까, 사장님이 너무 좋은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드럼이나 음향 장비들을 공연할 수 있게 준비를 해서, 만약에 진행할 수 있다면 좀 정기적으로 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틈이 접근성이 좋기도 하고, 넓기도 하고요. 그래서 성대 근처에서 공연을 한다면 틈 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틈에서 자주자주 공연을 해서 ‘틈이라는 곳에서 성대 밴드들이 공연을 많이 한대’ 라는 흐름을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게 잘 돼서 제가 돈도 많이 벌게 되면... 공연 펍도 하나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그러면 성대 밴드뿐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 분들고 와서 성대 밴드들과 같이 공연해 주면 좋겠네요. 뭐, 그런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연 보러 가는 것도 되게 좋아하는데, 빨리 SRA에서 하는 기획 공연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이런 프로젝트가 빨리, 또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인터뷰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14년도부터 지금까지 밴드 활동을 이어오고 계시잖아요? 약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밴드를 해오고 계신데,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혹시 있을까요?

아 무조건 있죠. 가장 인상에 남았던 무대는 아무래도 새터 무대인 것 같습니다. 새터 무대를 올라가 봤던 친구들은 모두 공감할 거 같은데, 새터가 인원도 엄청 많잖아요. 그리고 그 관객들도 20살, 21살의 친구들이다 보니까 반응을 너무 잘해줘요. 리액션이 진짜 끝내줘요! 그때 그 도파민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해요. 21살 때 사과대 새터에 헤게모니로 참여해서 천 몇 명이 되는 새내기들 앞에서 공연하는 그 뽕맛. 그건 인생에서 다시 경험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정말 그 뽕맛을 잊을 수 없을 거 같아요. 친구들과 너무 재밌게 무대를 했고, 반응도 너무 좋았고. 새터 무대가 끝나고 방돌이, 방깨기 게임을 할 때, 괜히 새내기 분들이 알아봐 주시면 또, 밴드 야구 잠바 딱 보여주면서...! 진짜 새터에서 너무 재밌게 놀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곡이면 아마 새내기로 헤게모니에 들어와서 한 첫 정공, 첫 무대로 올렸던 노래일 것 같네요. 왜 그 노래를 하게 되었는지 이유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Linkin Park의 Valentine’s Day를 했었어요. 그때는 그냥 그 노래가 마음에 들어서 했을 텐데, 드럼 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곡의 드럼 연주가 통상적인 드럼 연주와는 완전 다른 스타일의 연주거든요. 근데 그걸 엄청 연습해서 첫 곡, 첫 무대로 올렸네요. 그때 너무 긴장하고 도파민도 넘친 탓에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노래를 생각하면 이 곡이 먼저 생각나네요. 아직도 그 곡을 왜 했을까 싶으면서도 참 재밌게 했다는 생각과 함께 돌아보게 되네요.


그럼 Valentine’s Day가 가장 의미 있던 곡이라고 봐도 될까요?

흠... 그건 또 아닌 거 같네요. 여러 노래가 생각나는데 드럼 세션으로서는 두 가지 곡이 생각이 나네요.


첫 번째는 My Chemical Romance의 Welcome to the Black Parade가 생각이 나네요. 그게 이제 제 첫 번째 정복 곡이었죠. 정복은 한 곡이 아닌, ‘저 곡만큼은 꼭 정복하고 말겠다’하는 곡이었어요. Welcome to the Black Parade가 저에게는 그런 의미에서 제 첫 정복곡이었어요. 그래서 그 곡을 정말 연습했던 기억이 있네요. 두 번째는 새소년의 파도라는 곡입니다. 다행히 제 군대에 있던 교회에 드럼이 있었는데, 군대 쉬는 시간마다 거기서 파도 연습을 하고 그랬어요. 파도도 정말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연습을 많이 했던 곡들이 의미가 많이 있는 곡으로 기억되는 거 같네요. 제 드럼 연습에 있어서도 도움이 많이 되기도 했고요. 정말 고맙고도 의미 있는 곡들입니다.


<The Black Parade> My Chemical Romance / <파도> 새소년


권유 얘기도 조금 해보자면, 권유의 곡들은 사실... 연주를 해보면 아시겠지만 드럼이 꽤 어려워요. 스킬 자체가 어렵다기보다는 기본기가 강조되는 노래들이라 어렵거든요. 제가 드럼 라인을 짠 노래들도 있지만, 권유에서 드럼한테 요구하는 것 자체가 워낙에 기본기가 엄청나게 제대로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느낌이라 어려운 곡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 권유 곡들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ㄷㅅㅎㅅ’라는 노래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까다로운 노래로 자리 잡고 있어서 그 곡도 정말 의미가 있고, 기억에 남는 곡이네요.

<Spotting> 권유(gwon.u)

제가 학교를 길게 다닌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성대 밴드 씬이 정말 호황기인 것 같아요. 경쟁하는 팀들도 많아지고 그만큼 실력이 쟁쟁한 팀들도 많아졌고요. 학교 축제의 파이가 줄어든 느낌이 들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밴드의 관심이 뜨거운 지금, 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후배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학교를 11년 다니고 있는데, 11년 중 지금이 제일 핫한 것 같습니다. 행태 자체는 비슷할지 몰라도 밴드 자체가 예전에는 ‘동아리’의 성격이 강했다면, 점점 ‘밴드’의 성격이 강해지는 것 같아요. 오리지널 팀들도 많이 나오고 있고요. 제가 학교 축제를 기획하기도 했었는데, 축제 참가 신청하는 팀이 60, 70팀이 됩니다. 정말 피 튀기는 전쟁이죠. 이런 점이 안타깝다면 안타깝고, 어떤 면에서는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좋기도 합니다. 밴드에 관심이 많아진 것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밴드와 현생의 공존의 측면에서 말을 한 번 해보자면, 물론 인디밴드 쪽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즘에는 밴드만 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홍대의 ‘빵’이라는 클럽의 사장님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도 말씀하시길 요즘에는 밴드만 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고, 거의 반 필수적으로 생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그만큼, 밴드가 밴드만 하는 것이 아닌, 생업과 병행하기에도 좋은 상황이 되었다고 이해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인프라도 많아졌고, 음악을 만들 수 있는 방법도 훨씬 쉬워졌고, 접근성도 훨씬 낮아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밴드를 진지하게 한다고 하는 것이 내 현생을 버리고, 밴드에 올인해야 된다는 것과 동의어가 전혀 아니게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그냥 내가 하는 취미 생활을 조금 더 깊게 해본다, 그 정도의 의미지 절대로 뭐 학점을 날리고 (물론 저는 학점은 날렸지만...) 현생을 포기하고, 그런 것이 아닌 충분히 학점도 잘 챙기고 좋은 직장을 목표로 하면서 밴드 활동도 멋있게 할 수 있는 시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대학교에서 스쿨 밴드를 하면서, 물론 동아리를 재밌게 하고 끝내는 것도 좋지만, 뭔가 나도 조금 더 진지하게 밴드를 해보고, 진짜 밴드 활동이란 것을 해보고 음원도 내보고, 그런 식으로 진지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SRA가 여러분 곁에서 여러분들을 도와주려고 안달이 난 상태니까, 한 발자국만 건너와 보세요. 이런 밴드 활동들이 학창 시절에서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정말 뜻깊고 색채 분명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한 번 경험해 본 입장에서 100% 장담할 수 있습니다. 우리 1년만 제대로 해보자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용기를 가져 보세요!


이 인터뷰를 보시는 많은 밴드 후배분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진심으로 10년, 20년 뒤에는 성대 출신 밴드가 성대 축제 공연의 헤드라이너로 찾아오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와서 학창 시절 썰도 같이 풀 수 있는 그런 밴드가요.

저도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면 권유가 그런 첫 타자가 될 수 있기를...



이렇게 인터뷰 진행해 봤는데, 인터뷰 어떠셨나요?

저는 정말 재미있었고, 이런 이야기를 할 곳이 생각보다 많이 없어요. 요즘에는 밴드 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저도 오랜만에 이렇게 밴드 음악 얘기가 아닌, 밴드 씬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여서 너무 좋았습니다.


처음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을 때 엄청 반갑기도 했어요. 저는 이제 공연 기획이라는 형식으로 성대 밴드 씬을 응원하고 지원하고 있고, Under the Stage는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그런 일을 하고 계신 거 같아서 너무 반가웠고, 밴드 씬 자체에 관심을 가진 분이 나만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과 동지애도 들었던 것 같네요.


아 그리고 첫 인터뷰에서 시현 님이 저를 언급해 주셨더라고요? 너무 감사합니다. 시현 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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