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입술은 늘 찢어져있었다. 그래서인지 그와의 키스는 언제나 달콤하게 시작해서 비릿하게 끝났다. 다른 사람의 피를 맛 본다는 건 꽤나 묘한 기분이었다. 내 입안에 난 상처에서 배어나오는 비릿한 맛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그러니까 그건 마치 인간을 사랑한 뱀파이어의 키스 같았다.
차가운 성질의 비리고 진한 맛이었지만 결국은 따뜻한 입술의 온기가 그 불쾌한 맛을 다 덮어버리곤 했다. 그래서 안되는 걸 알면서도 계속 맛보고 싶어졌는지도 모른다. 금지된 사랑이 더 애틋하고 간절해지는 것처럼, 차갑지만 뜨거운 우리의 키스는 끊이질 않았다. 아니 끊임없이 지속될 줄만 알았다.
그 때의 우리는 햇빛에 노출된 뱀파이어처럼 증발되어버렸지만, 나는 가끔씩 입안에서 피 맛이 돌때면 어김없이 그와의 키스가 생각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