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 물 베기
결혼하고 처음 겪은 말다툼.
(아, 일단 이런 게 부부싸움이라는 거 왜 아무도 말 안 해준 거야?????
난생 처음 겪어보는 장르의 감정소모전이었다.)
미안하고 고마운 게 훨씬 더 많은데, 조금 서운한 것을 참고 참다가
마치 이제까지의 모든 삶이 잘못되었던 것처럼 말했다.
상처 주고 상처받으며, 아무 소득 없이 서로가 너덜너덜해지는 제로섬게임.
가시 돋힌 말들에 마음 상하고 화낸 만큼 남편도 아프고 아팠을 텐데...
미안하다가도 원망스럽고, 원망스럽다가도 미안한 자아분열의 연속.
우린 아직 서로를 잘 모르니까 시간이 필요한 거야.
그렇게 믿으며 서로를 향해 어떻게든 돌아가기위해 발버둥을 친다.
“미안해요.”
“저도 마음 깊이 반성합니다.”
그렇게 상처를 안은 채 서로를 다시 꼭 안는다.
“지금의 종수님은 다투기 전의 종수님과 다른 존재이지만 저는 지금의 종수님을 사랑합니다!!”
+
와중에 웃긴 것도 많았다.
마음 상했으면서 나도 모르게 잘 잤어요?이러고
무표정이지만 같이 저녁 만들어 먹는 것.
울면서 감정섞인 이야기 나누다가 어느새 잠들어서 습관적으로 꼭 안고 자는 것.
영원히 극복될 수 없을 것 같은 관계가 언제 그랬냐는 듯 원상복귀 되는 신기한 현상.크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