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덕후 이야기 006

주방에서 과일을 먹는 이유

by 남편덕후


친구가 사다준 노오란 메론을 처음으로 깎아본다!
도저언!을 크게 외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씨도 빼고 조각조각 자르고나니
메론도 너덜너덜 내 영혼도 너덜너덜.
그 중 예쁜 것만 골라서 책 보고계시는 종수님께 한 접시
갖다드리고, 주방에서 남은 걸 먹고있는데 계속 나를 부르신다.
"가서 같이 앉아서 먹읍시다. 님에게서 가부장제로 고통받는
여성의 모습이 겹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그 말에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고,
이어서 친구의 엄마가 떠오르고,
많은 어머니들의 모습이 차례로 떠오르더니 슬퍼진다.
그래요. 이제 주방에서 먹지 않을래요.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무엇이 날 강제했을까.
종수님을 통해 누리는 오늘의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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