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픈 고양이는 잘 있습니다.
병원에서 말한 3개월을 다 살아내고 4개월째랍니다. 언젠가 이 아이가 내 곁에 없을 생각, 그리고 지금 얼마나 아플까 생각에 처음에는 수시로 북받쳐오르는 눈물에 힘들었지만 아픈 고양이를 돌보는 것 마저 감사한 일상으로 지냅니다. 모든 밤, 내일 아침 어김없이 눈 뜨길 바라며 잠들어서인가 ……
나의 아픈 고양이는 잘 있습니다.
너무 말라서 안아 올릴 때면 꼭 빈 상자를 번쩍 드는 거만 같습니다. 종양 덩어리가 부풀어 올라서 뭉개진 얼굴 반쪽. 동구랗던 눈이 삐뚤어지고 콧구멍은 어디있는지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차마 눈뜨고 못보는 처참하게 일그러진 괴물 얼굴이지만 저에겐 한없이 예쁜……
나의 아픈 고양이는 잘 있습니다. 아직은.
그 눈과 코에서 진물이 계속 흘러나옵니다. 그 진물 사이로 애써 숨을 쉬니 숨소리가 마치 양화속 외계인 프레데터랑 똑같습니다. 그걸 수시로 닦아주지 않으면 콧구멍이 막힙니다. 처음에는 물티슈 찾고 휴지 찾고 했지만 지금은 맨 손바닥으로 쓱 훔쳐냅니다.
50여년전쯤, 엄마가 맨 손으로 코흘리개인 내 코를 잡고 흥 흥 했었던 추억이 몽골몽골 떠오릅니다. 이게 하나도 더러운 게 아닌 게 되는 마법인가 봅니다. 더한 것도 못할 게 없으니 이대로라도 오래오래 내 곁에 있게 해달라고 모든 존재하는 신께 빌고 빕니다.
나의 아픈 고양이는 잘 있습니다. 아직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