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끊었다.
아니 끊어야 할까 보다.
커피를 사발로 들이붓고도 참 잘 잤던 내게, 말로만 듣던 불면증이 찾아왔다.
마치 잘못 온 택배처럼.
어차피 말똥말똥……말똥 한 정신, 뒤척이기만 하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
책도 읽어 보았고 운동도 해보았고 영화 보기도 해보았다.
해보니 글쓰기가 가장 낫다.
글쓰기를 하면 안 오던 잠이 온다는 것이 아니라
가시적인 성과물이 독서나 영화보다 괜찮다.
날이 풀리면 야밤 산책도 해볼까 한다.
고양이는 불면증이 있을까?
너무 잘 잔다.
프로 수면러.
부럽다.
자고 있는 우리 나뷔를 보고 있으면
인간의 고차원적 지능과 고도로 발단된 문명이 꽤 부질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할 것이 많은 우리는 과연, 고양이보다 더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이 무언지 알 것만 같은 순간이다.
잠든 고양이를 보고 있을 때 말이다.
마침내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면….. 내가 고양이에게 팔베개를 해줄 수 있는 그 시간.
이 특권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나는 성공한 인생이다.
불면증에 불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