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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부장 Jan 25. 2021

내 성공의 증거는

커피를 끊었다. 

아니 끊어야 할까 보다.

커피를 사발로 들이붓고도 참 잘 잤던 내게, 말로만 듣던 불면증이 찾아왔다. 

마치 잘못 온 택배처럼. 


어차피 말똥말똥……말똥 한 정신, 뒤척이기만 하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

책도 읽어 보았고 운동도 해보았고 영화 보기도 해보았다.

해보니 글쓰기가 가장 낫다. 

글쓰기를 하면 안 오던 잠이 온다는 것이 아니라

가시적인 성과물이 독서나 영화보다 괜찮다.

날이 풀리면 야밤 산책도 해볼까 한다.

고양이는 불면증이 있을까? 

너무 잘 잔다. 

프로 수면러. 

부럽다. 

자고 있는 우리 나뷔를 보고 있으면 

인간의 고차원적 지능과 고도로 발단된 문명이 꽤 부질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할 것이 많은 우리는 과연, 고양이보다 더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이 무언지 알 것만 같은 순간이다. 

잠든 고양이를 보고 있을 때 말이다.

마침내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면….. 내가 고양이에게 팔베개를 해줄 수 있는 그 시간.

이 특권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나는 성공한 인생이다.

불면증에 불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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