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둥이 우리 나뷔의 텃새는 생각보다 약하지 않았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자, 비록 아가일지라도 봐줄 수가 없나 보다. 어디서든 나뷔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구석으로 몰린 아가가 나오지 못하게 그 앞을 지키고 있다. 늘 아가에게 시선을 꽂고는 저 자신도 꼼짝을 하지 않는다. 순둥이 나뷔가 하악질을 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주눅 든 것도 잠시 아가는 특유의 벙벙대는 걸음걸이로 자신의 영역을 한발작 한발작 넓혀갔다. 가만히 보니까 사실 생존보다는 호기심에서라도 가만히 못있는 성격인게다. 나는 그 벙벙대는 걸음새를 보고 ‘벙벙이’라고 이름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