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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부장 Sep 14. 2021

이건 그냥 어이없는 일기

진짜 일기 같은 글 안 쓰려고 했는데......


잘 지내? 

그런 거야? 

당신이 잘 지내면, 그럼 난 뭐지? 하다가도 

그래, 내가 뭐라고. 그리고 이젠 잘 지내건 말건 나랑 상관없는데.

한편으론, 그래, 내가 그렇지 뭐. 어찌 잘 풀린다 했지. 

역시, 나한테 그런 복이 길게 있을 리가 있나 했지.


당신, 내가 사랑했었던 이름.

당신은 내 인생의 완성이었길 바랬고 마지막이길 바랬지. 

내가 아무 연고 없는 이 군산에서 

다른 데로 이사 갈 필요가 없는 첫째 이유가 

바로 당신이었는데.


제일 좋았던 건 당신이랑 이야기를 하는 거였어. 

우리 참 잘 통했었어. 그렇지? 

우리 아주아주 나중에 함께 살기로 했잖아.

호수공원에 같이 앉아 연주를 듣던 그 벤치를 보면 

그리울 거야. 

당신 말고 사랑하고 있던 사랑받고 있던 내가 그리울 거야 


당신, 내가 진짜 사랑했을지도 모를 이름.

한바탕 꿈을 꾼 거 같은 이 허망함. 

밟고 지나간 비스킷처럼 손쓸새 없이 순간에 부서진 신뢰.

당신의 거짓은 거짓대로 

나한테 했던 진심은 또 진심으로 믿기로 하지.

에효, 나는 그걸로 되었네.


서로 얼굴을 묻던 우리였지만

만날 수 없으니 안 만나는 걸로......

우리의 눈물. 

나는 내가 불쌍해서, 당신은 미안해서, 

에효, 나는 그걸로 되었네.


오십에 하는 이별.

몸이 축나서 길게도 못가. 

애도기간은 3일장으로 했어

당장 전화라도 오면 아무 일 없듯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적도 있었지. 

그 미련도 2박 3일이 지나니 끝나데.


서운해? 아니지? 그럴 리가. 

당신이 서운해할 자격은 없다고 봐.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는...... 이별. 

당신과 나만 아는.


반지는 뺐어.

어디다 두었더라...... 기억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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