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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우 Jun 19. 2019

게이샤의 추억 속으로

교토 3박 4일 셋째 날

“게이샤의 추억”. 


영국 소설(Memoirs Of A Geisha)을 영화로 만든 미국 영화다. 대사는 일본어가 아니라 영어다. 


가난한 어촌마을 두 자매가 병든 엄마의 치료비 때문에 교토 하나마치(花街) 오키야로 팔려온다. 오키야(置屋)란, 어린 게이코(芸子)가 성인이 되어 독립하기까지 머무는 집이다.  지금은 교토에 하나마치(花街)라는 동네는 없다. 아마도 기온(祇園)을 하나마치(花街)라고 했던 것 같다.


절망적인 삶에서, 게이샤(芸者)가 되겠다는 벅찬 꿈을 안고 어린 주인공 "사카모토 치요"가 센본도리(千本鳥居) 속을 뛰어다닌다. 두 자매 중 동생이다.  

사카모토 치요

그러나 어린 "치요"는 진정한 게이샤(芸者)의 길이 얼마나 험란한지 모른다.

 

그 추억 속으로 가 본다.  


교토역 나라선 10번 플랫폼 오전 8시.  나라선(奈良線) 보통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교토역 나라선 10번 플랫폼 오전 8시.

2019년 5월 29일(수)     


어제 종일 내린 비는 온데간데없고 화창하고 상쾌한 아침이 왔다. 한낮 기온도 25도. 야외 활동하기 적당한 날씨다.      


교토역에서 두 정거장 가면 이나리(稲荷) 역이다. 열차요금은 140엔, 발매기에서 표 2장을 구입했다. 급행은 이나리 역에서 정차를 안 한다. 꼭 완행을 타야 한다.     

 

오늘도 가급적 관광객을 피해보려고 이른 시간을 택했다. 열차 안은 모두 교복 입은 학생들 뿐이다. 등교하는 학생들 같다. 관광객은 안 보인다. 오늘은 "오붓한 오전 한때를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고 열차는 달린다.     


이나리(稲荷) 역을 나오면 바로 후시미 이나리 신사(伏見稲荷大社)다. 버스나 케이한(京阪) 열차를 타면 정류장에서 한참을 걸어야 한다. 그래서 나라선(奈良線)을 택했다.   

   

잠시 후 이나리(稲荷) 역 도착.      


학생들이 우르르 내린다. 함께 내렸다. 이곳에 학교가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학교가 아닌 후시미 이나리 신사 안으로 들어간다. 


이들은 수학여행(修學旅行) 온 학생들이었다.  


단정한 교복차림에, 수학여행 온 학생일 것이라 상상을 못 했다.      


경주(慶州) 수학여행이 떠오른다. 교토 역시 일본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수학여행지일 것이다. 이들처럼 수학여행하는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해 본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1589년 헌정한 로몬 문

후시미 이나리 신사(伏見稲荷大社)


삶에 없어서 안될 곡식(稲). 이 곡식을 내려준 이나리 신((稲荷神)을 모시는 곳이다. 


이나리 신사는 일본 각지에 널려있지만, 후시미 이나리가 본산(本山)이다.      

신사의 본당(本堂)에 많은 사람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곡식은 단순히 먹는 것뿐 아니라 옛날엔 돈 같은 재물이었다. 일본에서는 재물을 모으고, 이를 늘려 부(富)를 이루려면 이나리 신(稲荷神)의 은총(恩寵)이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사업이나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성지(聖地)다.      


우리는 사업을 시작하거나 이사(移徙)를 할 때 떡과 되지 머리를 놓고 고사(告祀)를 지내는 의례(儀禮)가 있다.  이곳은 이나리 신사를 찾아 참배하고 붉은색 도리이(鳥居)를 봉헌(奉獻)한다.  


영화 주인공 "치요"처럼,  뜻하는 바를 꼭 이루고 싶을 때, 또는 하는 일이 이루어졌을(成功) 때도 감사의 뜻으로 찾는 곳이다.     

센본도리라(千本鳥居)

산(稲荷山) 쪽으로 오르다 보면 붉은 도리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센본도리라(千本鳥居)고 한다. 지금은 천본이 아니라 만개가 넘는다. 그 숫자는 지금도 늘어나고 있어 산 정상까지 등산로를 덮고 있다. 다 둘러 보려면 2시간이 걸린다.    


신사에 들어서면 먼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1589년 헌정한 로몬 문이 맞아 준다. 문 안으로 들어서니 신사의 본당(本堂)에 많은 사람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벼농사를 망치는 주범은 주로 “쥐(鼠)”라고 한다. 우리는 고양이(猫)를 쥐의 천적(天敵)으로 알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여우(狐)가 천적이다.       


곳곳이 여우상이 있다. 


붉은 턱받이를 한 여우들이 참배객을 맞는다.  여우(狐)는 곡식창고의 열쇠를 입에 물고 있다. 신사에서 여우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나라선 열차를 타고 교토역으로 돌아왔다.  교토역에서 버스를 타고 료안지(龍安寺)에 가려고 한다. 


교토의 대중교통.     


교토는 지하철이 가라스마(烏丸)를 중심으로 동서(東西線)와 남북( 烏丸線), 두 개 노선밖에 없다. 아마도 유적지 보호를 위하여 지하철 개발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교토의 대중교통은 버스가 도맡아 하고 있다. 시영버스노선만 75개가 되고 그 외  JR버스 등을 합치면 버스로 가지 못하는 곳이 없다.       


주요 노선은 교토역에서 출발한다. 교토역 정문 앞 넓은 광장이 모두 버스정류장이다. 교토의 정류장 표시는 알파벳을 사용한다. 교토역은 행선지에 따라 A, B, C, D 권역으로 구분하며 다시 A1, A2, A3 식으로 나뉜다.  

    

버스는 중간 큰 문으로 탑승, 내릴 때는 운전석이 있는 앞문으로 내린다. 내릴 때 현금 또는 패스를 사용 요금을  지불한다. 


료안지(龍安寺)로 가기 위하여 교토역 버스정류장 B2에서 50번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료안지 인근에 있는 리츠메이칸 대학 (立命館大学)으로 가는 버스다. 시간은 3~4십분 걸린다. 


리츠메이칸 대학 (立命館大学)은 재학생 47,000명, 간사이 지방의 4대 사립 대학중 하나다. 설립배경과 학교명칭등이 어딘지 우리나라 성균관대학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버스에는 역시 대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리츠메이칸 대학 (立命館大学)에서 료안지까지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체력을 아끼려 59번 버스로 갈아타고 한 정거장을 더 가기로 했다.  


바로 료안지입구다.....< 계속합니다.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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