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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니븐 May 25. 2024

어른이 된다는 식상한 말

어른이 되는 게 뭐예요?

어른이 돼야지, 어른이 된다 등 이런 말은 내가 초등학생 때나 30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어른이 되기 두려운 어른들도 많겠지.


아침에 일어나서 일을 하고, 나의 의식주만 해결할 수 있다면 내 인생은 잘 가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사실 나는 물건에 대한 욕심이 없기 때문에, 차를 사고 집을 산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 했을 뿐 정확하게 그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고 대출을 어떻게 받고 어떤 식으로 상환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아이디어 조차 없었다.


막연하게 멋진 30대를 꿈꾸던 10대의 나와 다른 게 있을까? 요즘 차를 구매하려고 조사하다 보니 대출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되었다. 대출을 받으려니 내가 어른이 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 두렵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는 이 마음은 뭘까?


지금 이대로도 너무나 행복하고 과분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괴로움에 잘을 설치지 않은 하루를 보내며, 누군가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갑자기 자동차를 사려니, 모아뒀던 돈을 쓰거나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야 하며, 나에게 이 생긴다는 생각은 편안했던 내 삶에서 불안을 증가시켰다. 새로운 챕터가 열릴 때의 느낌이다. 지금까지는 읽을 만한 내용이었는데, 그다음 새로운 챕터는 분명히 내용의 변화가 있다는 건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이 어떨지 읽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하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내가 딱 그런 느낌이다. 지금까지는 책임져야 하는 걸 최대한 내가 컨트롤 가능한 선을 지키려 했다. 그게 마음이 편했고, 새로운 챕터에 대한 불안과 기대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이게 어른이 된다는 의미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언제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고 느낄까? 어른이 되면 불안을 더 많이 가지고 살게 되는 걸까 아님 기대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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