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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니븐 Nov 08. 2024

알고 마시는 아라비카 커피가 더 맛있는 법

아라비카 커피 품종 특징 한 번에 정리!

커피 애호가라면 기억해야 할 아라비카 품종별 특징

테이스팅 노트와 품종 정보가 적혀 있다.

커피도 와인처럼 품종에 따라 맛이 다르고 값어치도 매년 품질에 따라 달리 측정된다. 적포도, 백포도로 생산된 것에 따라 화이트와 레드 와인으로 나눠지고 안에서도 품종에 따라 나눠지듯이 커피도 마찬가지다. 커피 마시는 즐긴다면 내가 마시는 커피 원두의 특징을 알고 마실 때와 아닐 느낄 있는 맛의 차이는 엄청나다. 커피 품종 한국에서 고급 품종으로 알려진 아라비카 커피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또 왜 아라비카 커피를 고급 원두로 칭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더 비싼 값을 지불하고 아라비카 커피를 마실만한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자.



아라비카종에는 여러 가지 품종이 있고, 품종에 따라 특정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거나 분명한 맛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같은 아라비카종이라도 어떤 품종은 산미가 강하고, 어떤 품종은 단맛이 더 강하고, 어떤 품종은 균형적인 맛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다. 커피 애호가라면 이런 특징을 알고 이에 따라 선택해서 커피를 마셔보는 것도 또 하나의 취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1. 열매와 맛의 관계


커피 열매를 따고 과육 안에 감싸져 있는 씨 여러 가공 과정을 거친 후 우리가 흔히 보는 생두 또는 원두가 된다. 평소에 우리가 먹는 과일의 씨를 생각하면 아무 맛도 없는 씨가 어떻게 커피가 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열매의 과육과 씨가 어떤 방식으로 건조되고 세척되는지에 따라 열매 안에 씨가 갖게 되는 맛과 품질이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맛과 품질은 종에 매우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제주도의 특산품인 귤을 상상했을 때 감귤,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등 같은 귤이지만 다른 맛과 모양을 갖고 있다. 종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하게 나무에서 재배되는 귤의 종이지만 열매의 맛을 각각 차이가 있고 품질과 가격도 다르게 매겨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커피의 종도 동일하게 종에 따라 맛과 품질이 분류되어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2. 대표 종의 특징

커피의 종으로 지금까지 밝혀진 건 코페아 아라비카, 코페아 카네포라, 코페아 리베리카 3개가 대표적이다. 물론 다른 종들도 있지만 생산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앞서 말한 3개의 종만 알아도 충분하다. 그리고 3개의 대표 종 중에서도 아라비카와 카네포라 종이 커피 생산의 대부분을 이끌고 있다. 아라비카 종 중 대표적인 품종은 티피카이며 카네포라 종의 대표 품종을 로부스타이다. 아라비카는 종이고 로부스타는 품종의 한 종류이지만 둘을 같이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아라비카는 아프리카 산악 지대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맛에서도 다른 종들보다 향미가 뛰어나고 카페인의 함량도 절반 수준이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아라비카는 높은 고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아라비카 농장들은 모두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종들에 비해 향미가 뛰어나지만 이에 반해 재배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지대도 높은 곳에서 재배해야 하며 커피 녹병 같은 질병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다른 종에 비해 생산 비율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런 특징은 아라비카 커피가 비싼 이유 중 하나이다.


3. 아라비카 대표 품종

아라비카는 재배하기 까다로운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생산의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커피나무가 재배되기 시작한 후부터 품종이 가진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아라비카 종의 경우는 질병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인위적으로 개발하였다. 


또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라비카 품종들이 자연적으로 교배되어 나온 돌연변이 품종도 존재한다. 아라비카 품종 중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게이샤 품종도 포함된다.


1) 티피카 품종

먼저 아라비카 품종의 원조인 티피카 품종을 알아보자. 티피카의 어원은 영어 단어 중 전형적인이라는 뜻을 가진 Typical에서 유래되었다. 이름의 유래에서도 알 수 있듯이 티피카 품종을 아라비카의 원종으로 불린다. 중앙아메리카 대륙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으며 나무의 키가 4M 정도로 큰 편이다. 


티피카 품종은 은은한 향미를 가지고 있고 표현하는 산미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라비카의 단점을 그대로 갖고 있기 때문에 질병에 취약해서 생산율이 낮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게 거래된다.


2) 버번 품종

버번은 품종 중에서 유전적으로나 문화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품종으로 불린다. 아라비카 종이기 때문은 높은 고도에서만 잘 자라며 품질이 좋은 걸로 유명하다. 나무의 키가 크기 때문에 수확 및 생산율도 낮다. 질병에 약한 것이 단점이다.


프랑스 선교사들이 예멘에서 버번 섬이라고 불리는 곳에 품종을 처음 가져와서 심게 되고 이 품종은 17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버번 섬에서만 재배되고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버번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고 버번 섬은 지금 레위니옹이라고 불린다. 이후에는 버번 품종은 선교사들이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으로 버번 품종을 퍼트린다.


버번 품종은 1860년 무렵에 브라질에 처음 도착하게 되고 빠른 속도로 주변 국가로 품종이 전파된다. 이때를 계기로 오늘날까지 버번 품종을 가장 활발하게 재배하는 곳이 남아메리카 대륙이 되었다. 버번품종이 다른 나라에서 재배되기 시작하며 다른 품종들의 자연적 교배가 이루어졌다.

다양한 원두를 제공하는 카페에서 먹은 에스프레소, 품종 설명 카드와 함께 제공된다. 콜롬비아 카투라 품종이라고 쓰여 있다

그 결과로 버번 품종의 돌연변이 품종도 등장하게 되었다. 돌연변이 버번 품종으로 알려진 카투라, 카투아이, 문도 노보등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활발히 재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와 페루에서는 버번 품종 자체를 재배하고 있다.


3) SL28과 SL34

다른 품종의 이름과는 사뭇 다른 이름의 형태를 갖고 있는 품종이다. 처음에 이 품종의 이름이 원두에 적힐 걸 봤을 때 나는 내가 모르는 다른 표기 방식인 건지 아니면 품종을 나타내는 이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낯설게 다가왔다. SL28과 SL34는 케냐에서 재배되는 품종이다. 케냐 커피가 세계 3대 커피에 항상 기록될 정도로 최고의 품질과 맛을 대표한다.


SL의 약자는 Scott Laboratories를 줄여서 표현할 것이다. 케냐 정부에서 1930년대에 Scott Laboratories 즉 스캇 연구소에 생산성이 높고 질병에 강한 커피 품종에 대한 연구 개발을 맡겼다. 연구의 결과로 SL28은 버번 계통의 품종으로 생산성이 높고 가뭄에 강한 품종으로 탄생했다. 두 번째로 SL34도 생산성이 높고 SL28보다 낮은 지대에서 재배가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때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SL28과 SL34 품종이 가진 맛은 세계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두 품종의 대표적인 특징은 강한 단맛과 산미 그리고 복합적인 향미이다. 이러한 SL 품종은 현재 케냐 커피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품종 중 하나로 뽑힌다.


4) 옐로 버번

버번 앞에 색깔이 붙은 품종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옐로우 버번과 레드 버번이 대표적이고 최근에는 핑크 버번도 커피 업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옐로우 버번은 버번 품종이 자연적으로 교배하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진행 중이다. 먼저 옐로우 버번은 단맛과 부드러운 느낌의 맛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재배 과정이 까다롭고 질병에 취약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열매 색깔에 따라 버번 품종을 옐로우 버번과 레드 버번으로 부른다. 커피 열매는 대부분 빨간색이기 때문에 버번 앞에 아무것도 붙어 있지 않으면 레드 버번으로 생각하면 된다. 또한 옐로우 버번은 단맛과 쥬시한 맛을 표현해 주는 과당의 함유량이 높은 반면 레드 버번은 바디를 높여주는 글루코스의 함유량이 높다는 차이가 있다고 전해진다.


5) 핑크 버번

핑크 버번에 대해서는 2023년 카페 임포츠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품종의 기원에 대해 논란이 끝이지 않았다. 옐로우 버번과 레드 버번의 교배하여 탄생한 품종이라는 가설부터 버번 유전자의 돌연변이 품종이라는 가설까지 다양하게 존재하였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카페 임포츠는 직접 핑크 버번의 유전자 테스트를 2017년에 시행하였고 6년이라는 시간 동안 핑크 버번의 유전자를 찾는 연구를 지속되었다. 2023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버번 품종과 핑크 버번은 전혀 상관없는 유전자이며 핑크 버번은 에티오피아 지역 품종에서 유래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에티오피아 지역에 있던 품종이 현재 콜롬비아의 핑크 버번과 같은 품종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누군가 에티오피아 지역에 있던 품종을 콜롬비아로 가져오면서 또 다른 교배가 있었는지 또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지금의 핑크 버번이 콜롬비아에서 재배되게 되었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6년이 넘는 연구 결과로 핑크 버번은 버번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유전적으로 전혀 상관없다는 사실이다.


핑크버번은 내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품종이다. 단맛과 부드러운 텍스쳐, 향미 그리고 튀지 않게 존재하는 산미들이 균형을 이루는 커피라서 좋아한다. 호주에서도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쉽게 접할 수 있는 원두가 되었다. 


4. 아라비카 커피를 즐기는 방법

처음 아라비카 커피 품종에 대해 접했다면 '이게 다 무슨 말이지?' 하며 어려울 수 있다. 꼭 이런 특징을 외우고 있지 않아도 된다. 커피를 종에 따라 나누고 이에 따른 품종이 존재하며 각 원두마다의 특징을 가진다는 사실만 알고 있어도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맛과 기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저 부담 없이 자신에게 느껴지는 맛을 즐기면 된다. 커피에서 딸기맛이 난다 해서 마셨는데 딸기 맛이 아닌 나에겐 레몬맛이 날 수도 있다. 커피에서 표현하는 맛이란 게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일이 아닌 이상 '난 이런 맛이 나서 좋네' 정도로 즐기는 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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