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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니븐 Dec 01. 2024

나의 20대는 2번의 대학 졸업, 3개의 직업

미리 알았더라면 모든 게 달라졌을까?

아직도 추운 겨울, 두꺼운 코트를 입고 엄마, 아빠와 대학 졸업식에 가던 차가운 공기가 기억난다. 새롭게 산 옷과 구두를 신고 학사모와 졸업 가운을 입고 엄마, 아빠와 사진을 찍었다. 졸업식이 끝나고 여의도 근처에서 고급진 일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던 장면이 기억 속에 남아있다. 나의 첫 사회생활에 대해 걱정과 격려 섞인 부모님의 말씀이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의 장면과 기분은 기억이 난다. 그땐, 아마 내가 직장 생활을 몇 년 하다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며 살겠지라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8년이 지난 지금의 난, 부모님의 예상에서 너무나 멀어져 있다. 


1년 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떠났다. '공부를 더 하거나 원하는 걸 찾아보자'라며 무작정 떠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나는 호주에서 8년을 지내게 되었고, 대학을 또 한번 졸업하고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안정적이진 않지만 또 다른 직업으로 집에서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고3 때, 나는 커리어우먼이 된 나의 30대를 떠올리며 놀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가며 수능을 열심히 준비했다. 대학만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어린 내가 생각한 성공이 쉽게 따라올 것 같았다. 하지만, 30대가 된 나의 모습은 10년 전 상상 속과는 거리가 멀다. 아직도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직업을 몇 번씩이나 바꾸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지금 이 모든 걸 알고 20대 초반으로 돌아간다해도 옳은 선택을 할 확신은 없다. 시간을 조금 더 현명하게 사용하겠지만 나의 미래에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또한 옳은 선택이란 게 인생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옳은 선택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도 10년 후에 이 선택이 내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꾸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여러 번의 퇴사, 도전, 이직을 하며 짧지만 확실히 느낀 점은 옳은 선택이란 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퇴사 또는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건 꼭 기억하길 바란다. 인생의 변화를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고, 기꺼이 나의 가장 젊은 시간을 지불해야 한다. 확신이 없다면, 지금 삶에 만족하고 안주하며 사는 게 훨씬 낫다. 하지만, 내가 20대의 나에게 전할 수만 있다면, 마음 편히 20대를 어떤 것이든 열정적으로 배우고 도전하며 보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경험을 통한 성장의 기회는 심리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30살이 될 때까지 정해진 틀을 따라 살아온 사람이 있다. 그런데, 갑자기 30대가 되니 왠지 새로운 경험도 하고 싶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고 싶어졌다. 이 사람은 그럼 하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경험, 일을 하기 위해 도전하는 건 옳은 선택일까? 


현실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가졌던 경제적인 안정은 버리기 힘들고 읽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커진다. 그리고 또한 책임져야 하는 것들은 많아질 테고 마음 편히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성장하긴 힘들다. 만약, 변화를 도전한다해도 쉽게 조급해지며, 자신이 원하는 걸 들여다볼 여유는 20대의 자신보다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심리적인 불안을 이겨내고 목표에 집중해 나아갈 확신이 있는가?


물론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퇴사와 이직을 생각하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든다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늦어진 기회를 잡아보길 바란다. 더 늦었을 때보다 지금이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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