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도 꿈도 없어졌다.
나도 이제 늙었나?...
여러 번의 퇴사를 하고, 여러 일을 배우고,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알 수 있을 줄 알았다. 나의 노력이 더 필요한 건지... 아직도 10년 전에 했던 고민이 똑같이 남아있다. '난 도대체 뭐 먹고살아야지?'
달라진 점은 무언가 새로운 일을 찾고 하는 것이 예전처럼 기대되지 않는다. 신이 나지 않는다. 어른들이 했던 말처럼 '일이 어떻게 재밌겠니, 먹고살려고 하는 거지'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또 마음 한 켠에서는 '지금 시대는 먹고사는 게 다가 아니지.. 맛있는 음식도 먹고, 좋은 공간에서 즐겁게 사는 것 정도는 해야 되지 않나' 싶다. 시대가 변하며,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도 변했다.
열정도, 꿈도 앗아간 건 나 스스로였다.
10년 전 지금을 생각하면 너무나 많은 게 바뀌었다. 나는 너무나 트렌디하게 살고 있다. 요즘 패션은 유행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새롭게 등장한다고 한다. 패션만 그런 건 아니다. 라이프 스타일, 직업 또는 일도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변화한다. 몇 년 사이, 어린아이들의 꿈 1위가 연예인일 때가 있었고, 공무원일 때도 있었고, 인플루언서 또는 유튜버일 때도 있었다. 멋있어 보이고, 돈도 많이 벌고, 또는 안정적이라서 어른들이 최고라고 부르기 때문에 등등,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다.
나도 어린아이들처럼 유튜브나 SNS에 보이는 일명 '젊은 나이에 성공한 잘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레 나와 비교하게 된다. 화면 속 사람들은 일도 조금 하고 돈도 훨씬 더 많이 벌고 있다. 순간적으로 '이 현실에서 벗어나서 뭔가 다른 걸 해야 해!!!' 뭔가 다른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을 느낀다. 이렇게 잘하던 일에 대한 확신도, 열정도, 처음에 가졌던 꿈도 힘을 잃어갔다. 멍청하지만 똑똑한 척하는, 너무나도 인간다운 흐름이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아는 사람이 아니면 누가 무슨 일을 해서 얼마를 벌고 있고 무슨 차를 타고 어떤 명품을 샀는지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원하지 않아도 수시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일상, 경제 수준, 직업 등 원하지 않아도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게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그들은 맛있고 비싼 음식도 먹고 좋은 옷, 좋은 공간에서 즐겁게 살고 있다. 이런 환경에 노출되면서 우리도 원하는 게 점점 늘어난다. 원하는 게 늘어나며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서서히 변화하고 있지 않을까?
열정과 꿈은 하는 일에 두는 것이 아닌 일을 통해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향한 열망에 99% 이상을 두게 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