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연재소설

by 방랑자

-여기는 대도시 같애. 집도 많고 건물도 많아. 레스토랑, 빵집, 가게, 진짜 없는게 없네.

-사람도 많고 똥도 많고. 내눈에는 자꾸 똥만 보이지 왜.

-바닥에 피어있는 꽃들을 봐. 똥좀 그만 보고.

-눈에 걸려 똥들이.


메인거리에 있는 건물은 2층, 3층짜리 롯지가 대부분이었다. 이름도 가지각색, 호텔이라고 적힌 곳은 실내가 남달랐다. 루클라 공항 근처에도 숙소는 많았다. 언덕배기에도 공항 바로 옆에도 숙소는 차고 넘쳤다. 명성답게 루클라는 거대했다. 루클라 공항은 시골 터미널 보다 더 작았다. 활주로는 절벽을 향해 있었는데 경사가 심했다. 착륙과 이륙을 위해 경사지게 만들었다. 오래전이지만 항공기 사고가 났었다고 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위험한 공항 다운 모습이었다.


산세는 또 변했다. 설산이 가깝게 보였고 산에 둘러싸여 요새처럼 보이기도 했다. 해가 저물어 떨어지는 마지막 햇빛을 받은 산 꼭대기는 노랗게 물들었다. 거리마다 아이들이 뛰놀았고 강아지도 함께 놀았다. 배구를 좋아하는지 끼리끼리 모여 토스 하며 히히덕 거렸다. 타카는 메인도로에 있는 숙소로 무진과 기주를 안내했다. 겉모양은 매우 남루해 보였는데 숙소안으로 들어가니 더 남루했다. 방을 안내받고 3층 꼭대기로 올라가 방안을 두리번 거렸다. 창가에 비친 루클라 도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대 그 풍경이 기가찰 노릇이었다. 다른곳으로 옮길 마음이 사라졌다. 방값도 받지 않아 저녁과 아침 식사만 해결하면 됐다. 간단히 속만 채우고 나가서 다른 음식을 먹기로 했다.


고도가 높아졌다. 3000미터에 가까운 루클라는 그새 공기가 달라있었다. 어젯밤 붑사 보다 더 차가운 공기였다. 경비행기를타고 루클라에 도착하면 심장이 빨리 뛰거나 머리가 띵 해지는 경험하는 트레커들이 있다고 타가가 말했었다. 진정이 되면 팍딩까지 올라가기도 하지만 강도가 심해지면 하루 쉬고 올라간다 했다. 다행히 삼일간의 고도적응이 도움됐는지 별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애플파이, 찐감자, 홍차로 속만 채우고 밖으로 나갔다. 프리와이파이가 가능한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빵과 케익을 팔고 있어 달달한 카페모카와 케익을 주문했다. 높은 곳에 위치한 곳 답게 1000루피 이상이 들었다. 달달한 맛과 향이 그윽하게 퍼졌다. 초콜릿 케익도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달콤함이 얼굴전체로 퍼져 웃음짓게 했다. 행색이 남루했지만 무진과 기주는 개의치 않았다. 커피숍안에 트레킹을 마친 서양인 그룹이 있었는데 그들은 아주 말끔했다. 눈이 마주쳐 인사를 했다.


-올라가요?

-네 내일 올라갑니다. 위에 많이 춥죠?

-베이스캠프도 칼라파타르도 추워요.

-어디서 출발했어요?

-파블루에서요. 카트만두에서 지프 타고 왔어요.

12시간 타고 왔는데 다시는 못 타겠네요. 무섭기도 하고 엉덩이가 너무 아파요.

-그래요? 우리도 그곳으로 내일 가는데. 많이 힘들어요?


-네 많이 힘들어요. 한번 경험은 좋지만 두번경험하고 싶지는 않네요.

-정보 고마워요.


그들은 이미 결정을 내린듯 했다. 지프타고 가자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었다. 그들의 목소리가 계속 들렸다. 기주는 휴대폰을 잡고 세상과 연락하는 중이다. 3일 지났을 뿐인데 연락해야 할 사람이 많았다. 부모님, 친구들에게 메시지가 많이 와있었다. 무진도 메세지를 확인했다. 몇몇에게 연락이 와있었다. 3일간 걸으며 찍었던 사진을 보냈다.


산꼭대기에 올라가는거 아니냐고 걱정하시던 부모님에게 안부인사를 남겼다. 전문산악인만 정상에 올라가지 일반인은 트레킹만 한다고 재차 설명 드렸다. 이곳의 정취를 느끼실수 있게 사진을 같이 첨부했다. 한국시간은 11시를 넘어서고 있어 주무시고 계실테지만 메세지를 남겼다.


커피 한 잔을 더 시켜 나눠 마셨다. 케익도 한 조각 시켰다. 30분간 휴대폰과 맞잡은 손을 다시 내려놓았다. 그새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 숙소로 돌아갔고 무진과 기주만 남아 있었다. 밖은 이미 어둠이 짙었다.


-들어가자. 오래 있었네. 8시만 되면 잠이 와.


기주는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고개가 앞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 가자. 나도 졸립다.


아주 큰 하품이 전염처럼 둘에게 돌았다. 돌아갈 시간이었다. 숙소로 돌아가 아침 메뉴를 주문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커튼을 치고 자리에 누웠다. 머리가 간지러웠다. 세수라도 하고 싶었지만 얼음장 같던 물 때문에 할 수 없었다. 체념 하기로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