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연재소설

by 방랑자

-내일은 뭐하지?

-느지막히 일어나 브런치로 창이나 마실까?

-아침부터 술 타령이야. 그럴까?

-나야 좋지. 안 먹어본 음식이랑 같이 마시면 될 것 같은데, 별로 땡기는 음식은 없다. 아니면 아주 든든하게 달밧을 먹던가. 그거 먹으면 점심 안 먹고 저녁에 먹어도 되.

-치킨달밧 먹자. 그럼.

-근데, 여기 꽤 추운데. 루클라 보다 고도가 낮은데 확실히 추워.

-그러니까. 침낭속에 핫팩도 넣어놨어. 많이 춥다.

그나저나 다리가 얼른 좋아져야 되는데.

-자기 전까지 계속 냉찜질 해. 다리 높게 올려 놓고.

자고로 아픈 부위는 심장보다 높게 하라고 했어.

-오래만에 걸어서 그런가. 전에는 밤 꼬박 세우면서 산행해도 멀정했는데.... 나이 먹어서 그렇다고 말 하지마.

-아무말 안했다.

-진짜 한국 추위처럼 추운곳도 드물다. 왠만한 곳 아니면 한국 추위 따라올 때가 별로 없는 듯..

-남극이나 북극 아니면 러시아 가줘야 한국 추위 넘어설듯. 칼바람 추위는 우리나라가 최강이지.

-그 추위에 비하면 아직 여기는 그 정도 아닌데, 몸이 여기에 금방 적응 했나봐. 추워.

-그래서 몸에 열 올리려고 술 마시나 봐. 어제 우리 묵었던 숙소에 다른 가이드들 있었잖아. 그 사람들이 밤에 술 마시더라. 럼 마시는 것 같던데.

-로컬이잖아.

-그렇지 로컬이지. 우리나라 사람도 술 마시는걸로는 어디가도 뒤지지 않는대.

-스웨덴이나 러시아가서 술 대결하면 바로 게임오바야. 내가 들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죽어라 마셔라 부어라 하잖아. 개네들은 내일 지구가 멸망 할것 처럼 마신대. 앱솔루트 보드카 그거 스웨덴 제품이잖아.

-그래? 러시아 산 인줄 알았네 여태.

-러시아도 보드카 있긴 해. 뭐였지. 스미디로프 인가 빨간 라벨 붙어있고.

-맞다. 맞다. 그거 마셔본적 있다. 친구 집들이 할 때. 소주 다 마시고 보드카 마셨는데. 레몬즙 섞어서.

맛있던데. 오렌지 주스, 레몬즙, 보드카 딱 맞지. 조합이.

-여기도 창 말고 다른 술도 있을텐데.

-락시라고 있대. 무스탕 커피 그것도 술이라던데. 아까 점심먹을 때 타카가 말해줬어. 창 말고 다른 술은 어떤게 있냐고 물어봤거든.


-배고프다. 배낭에 과자 있지?

-어. 꺼내줘?

-어. 배고파. 밤 늦게 먹으면 안되는데,

-이제 9시야. 한 창 달릴시간인데.

-여기서는 8시만 되도 암흑같아. 아주 조용해서 좋긴 한데, 이래서 사람들이 저녁에 술 마시나. 할게 없어서.

-만국 공통 아니니. 밤에 할거 없으면 술 마시기.

-너나 그렇지. 아니거든.


-이거 남아있었다. 다이제스티브. 이거는 우유랑 같이 먹어야 딱인데.

-지금 우유달라고 하면 줄까?

-다들 자고 있을껄.

-그렇겠지. 아쉽다. 아. 발포비타민 있지?

-있지.

-그거랑 같이 먹자. 물에 타서.

-신선한대.

-콜라도 없잖아. 아 피자먹고 싶어.

-나는 치킨.

-나도 나도 치킨.

-여기서 치킨 장사하면 웃기겠다. 팍딩 한국인 롯지 치킨 판매 입간판 걸어놓고.

-외국 사람들도 좋아할껄. 한국 치킨중에 맛 없는 치킨은 없지. 취향만 다를뿐. 여기서 장사하면 잘 될것 같아.


-다이제는 다 좋은데 목이 메. 이래서 우유가 있어야되.

-내려가서 먹으면 이 맛 안난다. 먹을 수 있을때 실컷 먹어.

-입에서 김 나와.

-콧구멍에서도 나온다.

-지금 몇도지?

-보자, 지금이 -5도.

-근데 이렇게 추워도 되는거야.

-발에 찜질 하고있어서 그런가?

-따뜻하게 해야 되는거 아니야?

-그런가. 24시간인가 초기에는 냉찜질 하라던데.

그 후에 온찜질 하고.

-따뜻한걸로 바꿔야겠어.


종아리 아래 둔 물병에 따뜻한 물을 담았다. 작은 보온병을 챙겨간게 다행이었다. 낮에는 더웠지만 그늘진 곳에서 쉴 땐 보온병에 보관해둔 차를 마시곤 했다. 무진은 물병을 기주 종아리 아래에 가져다주었다. 발은 오전에 봤을 때 보다 붓기는 가라앉았다.


-많이 좋아졌네. 붓기도 가라앉고

-그래? 계속 아픈데.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꺼야.

-그랬으면 좋겠네. 아직 갈 길이 구만리.

-멀었지. 7~8일 남았을껄 베이스캠프까지 가려면.

-언제가?

-가다보면 나오겠지.

-막상 가면 별볼일 없는거 아니야.

-허무할 수 있지.


그럴 수도 있다. 별볼일 없을 수 있다. 어쩌면 상징적인 의미로 정말 볼게 없을 수 있다. 높은곳에 와있다는 것만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히말라야가 눈에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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