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연재소설

by 방랑자

-괜찮으면 저녁에 펍에 가서 맥주 같이 마셔요

-네. 그래요. 저는 이제 내려가니까 맘 놓고 마실 수 있어요. 괜찮으시겠어요? 올라 가셔야 하는데.

-괜찮아요.

-저는 고산병도 오고 해서 힘들었는데, 아직은 괜찮으신가 보네요. 부러워요.

-우리도 언제 올지 모르죠 뭐. 그럼 저녁에 다시봐요.

-네.


빵집은 펍 맞은편이었다. 빵 냄새는 나지 않았다. 시나몬 롤 두 개, 모카커피 두 개를 시켰다. 빵집안에는 대여섯명이 자리에 있었다. 다들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었다.


-여기가 핫스팟이구나.


화상통화를 하는 이도 있었다. 와이파이가 빠르지 않아 버벅거렸지만 화상통화가 가능했다.


-내일 에베레스트 뷰 포인트 간다던데.

-또?

-가깝게 보이나봐.

-그래도 멀리 있지 않나?.

-아무래도.

-저 사람 덩치 엄청크다.

-DNA가 완전 다른가봐 유럽은.

-그나저나 다리는 이제 괜찮은거야?

-어 괜찮아. 조금 저릿한데, 뭐 이정도는.

-근데, 저기 끝에 앉아 있는 사람 누구 닮은거 같은데,

-누구?

-끝에 앉은 사람.

-모르겠는데.

-갈까?

-저녁 먹어야지 이제.

-메뉴 고르는 것도 진짜 일이다.

-오늘은 피자.

-나도 피자. 두 가지로 시켜야겠다.


숙소로 돌아와 피자를 주문했다. 식당에는 미리 와 있던 다른 트레커들이 저녁을 먹고 있었다. 한국인 친구도 같이 있었다. 커플은 저녁 메뉴를 고르는 중이었다. 식당 메뉴엔 라면과 김치가 있었는데, 남자는 주인장에게 김치가 뭐냐고 물어보는 중이었다. 주인장은 한국 음식이라고 얘기했다. 무진은 거들었다.


-김치 매울꺼야. 속이 쓰려.

-그래?

-어. 내려가서 시내에서 먹어봐. 지금 먹지 말고.

-고마워. 다음에 먹어야겠다.

-내려가는 길이야 올라가는 거야?

-내려가는 길. 내일 루클라로 내려가. 모레 루클라에서 비행기 타고 카트만두로 가. 내려가?

-아니, 우리는 올라가.

-칼라파타르, 베이스캠프?

-아마도 그럴꺼야.

-다 그렇게 가긴 하지. 어디서 왔어?

-살레리, 아니. 한국에서. 그래서 김치 다음에 먹으라고 한거야. 어디서 왔어?

-아일랜드.

-그쪽도 겨울엔 많이 춥겠다.

-날씨도 우중충하고 비도 많이오고 춥기도 하고.

-베이스캠프는 어땠어?

-좋았어. 날씨도 좋았고 춥긴 했는데, 사실 베이스캠프보다 칼라파타르가 더 좋아. 베이스캠프에선 에베레스트도 보이지 않고 볼 것도 없어.

-다들 비슷하게 얘기하네. 칼라파타르가 더 좋다고. 아니면 고쿄레이크가 진짜 멋있다고 하고.

-맞아. 그쪽이 훨씬 멋있대.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거기는 못갔어.

-우리도 고쿄에는 안가. 다음에 갈려구.

-조앤롤링 봤어?. 아까 베이커리에서 조앤롤링 있었어. 휴가차 온 거 같아서 말 걸지 못했는데. 여기서 그녀를 보게 될지는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아. 누군가 했는데 그 사람이었구나. 해리포터 작가. 어쩐지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작가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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