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캐서린은 바르셀로나에서 왔다. 국립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했다. 도서관 보수 공사로 한 달간 시간이 생겼다. 여행을 떠날까 고민하던 중 네셔널지오그래픽 영상을 보고 결정했다. 캐서린은 그날 비행기표를 구매했다. 트레킹에 꼭 필요한 몇가지 장비만 사서 네팔로 바로 온 것이다. 카트만두 타멜거리에서 필요한 물품을 샀다. 그녀의 가이드 욤이 도와줬다. 캐서린은 배낭, 등산화, 등산복 상하의만 준비해서 왔다. 패딩은 7000루피에 구매했고 침낭은 대여했다. 야크털로 만든 모자와 장갑을 샀다.
경비행기 타고 루클라에 도착해 하루만에 남체에 올랐다. 고산병이 오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남체에서 캐서린은 3일을 쉬었다. 마을이 인상깊어 오래 머무르고 싶었다. 그리고 탱보체에 올라왔다. 눈을 보아하니 지쳐있음이 분명했지만 입가에 띈 미소와 목소리는 그녀가 지금 즐기고 있다는 걸 말해줬다.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했다. 힘들고 지치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육체가 고될뿐 마음은 항상 기쁘고 밝다고 했다. 가이드 욤은 캐서린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해 속도를 조절해 주며 걷는다고 좋다고도 했다. 쉼이 길었다. 팡보체로 향하며 팡보체까지 오면 다시 보자고 했다. 그곳이 아니더라도 어딘가에서 만날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캐서린을 팡보체 롯지에서 다시 만났다.
타카는 다음날 아마다블람 베이스캠프에 가자고 했다. 팡보체에서 강을 건너면 아마다블람 베이스캠프에 갈 수 있고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아침먹고 출발하면 점심 때 올 수 있다고 했다. 꽤나 멋진 풍경이니 꼭 들려야 한다고 알려줬다. 롯지는 마을 초입에 있었다. 위치적으로 좀 더 높은 곳 전망이 좋은 롯지에는 이미 트레커들로 바글바글했다. 론리플레닛에 가이드 북에 나온 곳 같았다. 서양인들이 너무 많았다. 타카에게 사람이 많은 곳엔 가지말자고 했다.
초입에 있던 롯지로 들어갔다. 깨끗해 보인 외관보다 방은 더 깔끔했다. 창가에 스민 햇빛이 방안을 데웠는데 먼지하나 보이지 않았다. 침대 이불보는 햇볕 냄새가 났다. 뽀송한 베게에도 해 냄새가 번졌다. 매끈히 다려진 셔츠처럼 이불보는 거친데가 없이 부드럽고 반듯했다. 3평 남짓한 방안은 작은 싱글침대 두 개가 탁자를 가운데 두고 나란히 있었다. 문옆에 작은 휴지통이 있었고 벽에는 못이 박혀 있어 옷을 걸수 있었다. 나무합판으로 벽체를 만들어 방마다 구분을 해놓았다. 이음새는 빈 공간 없이 딱 들어맞아 지난 다른 롯지들에 비해 월등히 좋아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