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연재소설

by 방랑자

-휴가를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거야?


-복잡 미묘하지. 원하는 시기에 가려면 미리 비행기표를 구매한다거나 아니면 동료들 하고 시기를 조율해야되. 가고 싶을 때 가기엔 이 사회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고 봐야되.



더치페이로 설명을 하자면. 더치페이도 한국에선 한국만의 더치페이가 존재해. 우리는 흔히 하는 말이 있어 1/N 이라는 말. 이해하기 어렵겠지맘, 네가 무엇을 먹든 더치페이란 네가 먹은 걸 계산하는 거잖아. 근데 우리나라는 다 같이 먹고 계산을 한 사람당 나눠서 계산을 하는거야. 먹고 싶지 않더라도 내가 먹지 않아도 같이 나눠서 계산 하는거지. 내가 생각하기에 여러개를 같이 먹을 수 있느니까 언뜻 보기에 괜찮아 보이지만 이게 좀 복잡하거든. 여자끼리 밥을 먹으러 가면 먹고 싶은 거 여러개 골라.


그리고 내가 어떤 음식을 먹지 않더라도 그 값을 지불해. 서양 사람들은 오롯이 먹은 것만 계산하잖아. 계산을 하더라고 개개인 별로 내는 게 자연스럽고. 근데 한국 식당에서 따로 계산을 하려면 익숙 하지 않으니까 서로 불편하거지 계산을 하더라도. 여지껏 해온 문화가 있으니까. 남자끼리 먹을 땐 누구하나가 다 내는 경우도 많고. 선배랑 같이 먹을 땐 대개의 경우 선배가 계산하지. 이것또한 암묵적인 룰이라고 해야 할까. 어릴 때 부터 선후배나 아니면 어르신하고 같이 밥 먹게 되면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내는 게 익숙해져 있지.


그런 말 있잖아.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아는 것. 계산 하는 문화와는 다른 내용이긴 하지만 나역시 으레 생각하지. 아니 생각조차 못하지.

어쩔때는 서로 계산 하겠다고 카드를 먼저 내미는 경우도 있어. 무진아. 얘기좀 해줘 봐.


-드디어 내 차례인가? 식당에서 서로 내밀지. 자기 카드를. 내가 계산 하겠다며.

'내가 쏠께' 이 말을 하지 않으면 계산 할 때쯤 이런 상황이 발생해. 미리 쏜다고 얘기하면 아예 맘 편히 먹는데, 그게 아니면 살짝 실랑이가 벌어져. 웃긴 건 원래 계산 하려고 했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내면 집에가서 좀 뒷 이야기가 나오지. 먹는것도 계산 하는 것도 사회생활의 일부분 이니까. 그러고 보면 한국 사회는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 힘들어.


우리나라도 못 살았잖아. 경제 부흥기는 부모님 세대였고. 어렵고 힘들어도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고 집 장만 하고 그게 꿈이였지. 그렇게 이뤘고.

이해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말에 그런 말이 있어. '콩 한쪽도 나누워 먹는다.' 정말 절약 하면서 살았잖아. 그게 우리 식문화에도 이어졌어. 나누어 먹는거. 너무 먹을 게 없으니까 그릇 하나에 음식 담고 다 같이 먹었잖아. 젓가락으로. 그게 이어져 온 거지. 그 문화가 오래 이어졌는데, 생각해 보면 개인접시에 담아 먹지 않고 같이 먹으니까 되려 다른 나라 사람들은 그걸 보고 더럽다고 하는 거고. 근데 사실. 우리 생활에 더럽고 불결한 거 엄청많아. 화장실 이용도 그렇구. 우리 사회에 비데가 들어온 거 그리 오래 되지 않았어. 화장지로 뒤 처리 하는 거 사실 더럽잖아. 물로 하는 게 깔끔하지. 뭐 아무튼 그래.


-그렇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인도의 화장실 문화가 깨끗한거야. 화장실 외적으로 불결해 보이지만 뒷 처리는 깨끗하잖아 물로 하니까.


캐서린은 덧붙였다.

-한국 식문화가 어떤데? 개인 접시가 없는거야? 덜어먹지 않고 다 같이 먹는다는 게 어떤건지 모르겠어.

무진은 답했다.

-우리 식문화는 상에 한차림을 하는데 밥, 국, 그외 여러가지 반찬들. 흔히 사이드 디쉬라고 하지만 우리 식상은 달라. 외국은 메인 디쉬나 사이드 디쉬가 개별적이잖아. 테이블 위에 여러가지 그릇이 올라가 지 않지. 하지만 한국은 개별적인 사이드 디쉬가 참 많아. 셀수도 없고. 그 개별적인 디쉬조차 쉽게 만드는것도 아니야. 집집마다 사이드 디쉬는 다르지만 최소 3개 이상은 되지. 거기에 국이나 찌개가 있는데. 찌개는 스튜라고 해야할까. 좀 진득한 거. 스프랑은 달라.


한국에 와서 식당을 가보면 알겠지만 사이드 디쉬 곧 반찬이라 칭하는 것은 왠만하면 공짜로 계속 리필해죠. 식당에서도 반찬은 항상 여유있게 만들어 놓거든. 버리는 음식도 많아. 그럼에도 한식당에서 반찬 달라고 했는데 안 주거나 돈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지. 일본이나 중국을 봐도 전혀 달라. 그들도 밥을 먹고 국을 먹어. 하지만 반찬의 개념은 한국이 월등하지.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지만, 암튼 달라 식문화가. 한국과 비슷한 식문화는 내가 아직 여러나라를 못가봤지만 같은 곳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꺼야.


-색다르다. 그러니까 테이블위에 밥과 국이 있고 그외 여러가지 사이드 디쉬가 있다는 말이지 집집마다? 그리고 식당도 마찬가지고?


이번에 기주가 답했다.


-응. 돈 받지 않고 리필해죠. 한국 식당이라면 무한리필이야. 많이 먹기엔 눈치가 보이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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