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인생, 달콤한 디저트

by 얼떨결정



사는 게 답답하고,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전세금의 80프로를 대출받고도 나머지 20프로가 없었다. 부모님도 나를 도와줄 수 없었다. 신용대출을 받기엔 아직 직업이 없었다.


직장을 다니게 되어도 막막한 건 이어졌다. 야근, 야근, 주말근무. 이렇게 벌다 보면 계속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건가? 그래도 월급이 들어오는 정규직 자리를 가지는 건 달콤했다.


매월 월급이 들어오자 자주 달달한 것들을 사 먹었다. 돈이 없을 땐 먹지 못하던 디저트들만 먹었다. 마카롱, 마들렌, 휘낭시에, 머랭쿠키, 갈레트, 까눌레. 달콤한 조각이 입에서 녹아내려도, 도대체 왜 이 작은 것들이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합친 금액보다 더 비싼 지 알 수는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달달했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내가 스스로에게 준 디저트들은, 스스로를 돌볼 줄 모르는 내가 나를 챙기는 몇 안 되는 방법이었다. 내가 내게 주는 선물, 위로, 응원이었다.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것처럼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었다. 덕분에 막막한 인생도 어떤 조각은 달달하다는 걸 점점 깨닫게 되었다. 행복이 그리 멀지 않다는 생각이 입안 가득 찬다. 인생의 사막에서는 디저트가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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