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18. 금, 공차 적응.

by 보리별

아침 5시 50분에 눈을 떴다. 계곡물소리도 없고 별도 없다.


...이...ㅓㄹㅓㄴ... 여기 와버렸네.


차로 2시간 만에 와 버렸다. 멍하다. 귓가에 물소리가 '찰찰찰' 들려야 되는데.

시차적응 안 된 사람처럼 공간에 적응이 안 된다. 거기 가고 싶다고... 여기 돌아오니 목은 다시 아프고 허리도 무릎도 아프다. 이상하다. 자갈 위에서 절름거리면서 걸을 때는 안 아팠는데. 판판한 강화마루는 왜 통증을 일으키냐... 배에 힘을 안 줘서 그런가. 자갈 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배에 힘을 주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어깨도 펴려고 애를 썼다. 한 걸음마다 정성스럽게 걸었지...


명상을 하고 커피를 마신다. 맛도 없는 커피 앞에서 속절없이 그곳을 그리워한다. '가서 사세요'하면 살아내지도 못할 거면서... 일주일도 못 버틸 거면서... 도시의 불빛이 그립다고... 군중 속의 고독이 사무친다고 말할 거면서.

몸을 억지로 일으켜 달리러 간다. 금호강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습지 나뭇가지마다 전리품처럼 비닐이 흩날린다. 마지막 편지도 아닌 것이 깃발처럼 흩날린다. 달리는 순간 호흡과 복근이 환상의 복식조를 이루면서 머릿속 생각이 입을 다물 때 여기로 돌아온 것도 괜찮다고... 무엇이 속삭여줬다.


그녀가 어제 오후에 카톡을 했다. 나는 답을 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아프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냥 가만히 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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