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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Sep 09. 2023

#2023.9.9.토, 사기꾼같으니라구...

 어제 일찍 잠들어버렸다. 잠시 누웠는데 아침이었다. '시간이 이렇게 아깝게!'가 아니라 '푹 잤다! 컨디션 짱이네, 무릎도 안 아파'라는 탄성이 나왔다. 잠이 보약이 맞구나.


 카톡에 답장도 못하고, 읽어야 할 책도 못 읽어서 명상을 짧게 10분을 하고 책을 휘리릭 읽었다.


 줌에서 북세미나를 한다. 오늘이 세번째이다. 지난 시간에 자기 개방이 많이 되어서 친숙하다. 익숙하다. 한 남성분이 두 번을 빠지고 이번에 들어오셨다. 다른 줌회의에서 서너번 만나 적이 있었는데 이미 내 머릿속에는 비호감으로 분류되어있었다. 이유는 없었다. 그럴만한 사건이나 부딪힘이 없었으니까... 순전한 느낌이랄까, 오감 너머의 6감이나 7감이랄까... 육감따위는 자주 틀리는데 이번에는 적중했다. 적응하기 힘든 유형이셨다. 절에는 남성들이 잘 오지 않는데 요사이 남성분들이 종종 참석하신다.  


 우리 아버지가 살아서 돌아오신 줄 알았다. 아버지보다 논리정연하고 확신에 가득 차 있다는 점만 조금 달랐다.


 개인적이라는 말은 위험한 말이다. 사회나 조직에서 분리된다는 건 죽음을 의미하므로 '개인의 문제'라는 말은 칼날의 양면같다. 나에게 오면 세상탓을 하게 되고 남에게 가면 개인의 문제가 되기 싶다. 그분의 의견은 그 세대의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견해이다. 반박하기도 어렵다.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사회적으로 건실하고 역할을 잘 수행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딱히 다른 뜻은 없구요...입이 있어서 하는 말인데... 

 아침 북세미나 그것도 '일과 수행 그 아름다운 조화'라는 제목의 책을 읽고 하는 토론의 주제로 걸맞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 당신 말은 당신 것이니 당신이 가져가시고 나는 질문한다. 


 "적절한 발제라고 생각하십니까?"



 

 남녀 사이는 개인적인 일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가정내 폭력도 개인적인 일이다. 남자와 여자가 한 집에 살다가 욱해서 일어난 일이니까. 장소도 사적인 공간, 집이다. 배우자의 부정도 그렇다. 사적인 일이다. 다른 사람이 사람이 뭐라고 말할 수도 없다. 가정이 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가서 말하기도 어렵다. 나쁜 놈이라고 욕하기도 어렵다. 사랑하는 아이의 아버지이기때문이다. 

 

그 모순, 한 가운데에 서 보았는가?

그 갈등으로 창자가 터질 듯한 경험을 해보았는가?


 해보지 않았으면 말이다. 그걸 넘어서지 않으면 수행자가 아니니 뭐니... 그런 논리를 펴지 말기를 바란다. 

 그 논리는 당신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죽어야 될까 살아야 될까라는 고통에 깔려서 숨이 목구멍에서 끊어질 것 같은 사람을 위한 것이니까. 내 고통은 내가 감당할 것이다. 그러니 그걸 당신 창으로 사용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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