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시 25분에 일어났다. 명상을 하고 달리기를 하러 갔다. 자전거에 바람이 다 빠져서 집 앞에서부터 뛰었다. 잘 먹고 잘 놀아서 기분이 좋은 바람에 달리기도 잘 되었다.
걷다가 뛰다가 하는 시간은 내가 원래 지. 수 화. 풍이라는 에너지의 흐름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감각이 진하게 들어온다. 다른 시간에는 해야 할 일, 좋아하는 사람, 미운 사람, 싫어하는 일, 사고 싶은 물건들 뭐 그런 것들로 뒤범벅되어 삐리리 오작동을 종종 일으키는 약간 모자란 개체 같거나 욕망으로 돌진하는 얼빠진 사람 같은데 달리는 시간 동안은 전혀 다른 경험을 한다.
하늘이 한눈에 쑥 들어오고 강 옆의 산이 느긋하게 엎드려져 있다. 강에는 새가 부리를 물속에 살그머니 집어 넣는다. 비가 많이 와서 강 옆의 풀은 우렁한 소리를 낸다. 풀이 바람과 만나는 소리 말이다.
사실 나는 물이거나 불이거나 땅이거나 바람이거나 그런 거 아닐까...
뭐 이런 황당무계한 생각을 부풀리다가 아들 생각도 한다. 오늘 국군의 날인데 뭐 하나... 연휴도 긴데 나오고 싶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