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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Oct 15. 2023

#56 모든 것은 되풀이된다

       홍춘옥박사의 <<대한민국 돈의 역사>>를 읽고

 1. 홍박사가 읽어주는 대한민국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런 상황이 2020년에 처음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난 2000년 정보통신 거품이 한창이던 때에도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어마어마한 시중 자금이 유입되었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개인 투자자들의 성과는 상당히 부진했습니다.>


 홍박사는 사학과를 나오고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셨다고 한다. 학사전공과 석사과정이 다르면 공부가 힘들다고 들었는데 두 분야가 연결되어 이런 좋은 책이 나온 것 같다. 유튜브에서 보면 둥글한 인상이 아는 동네 오빠 같은 느낌을 주는데(혼자 쓰는 소설입니다) 눈뜨고 코베이듯 돈이 녹는 시절, 자산을 지키라고 이 책을 쓰신 것 같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 어려운 공부를 잘 해내시고 이렇게 나누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책의 목차는 이렇다.


CHAPTER 1 돈 벌고 싶다면 돈 공부가 먼저다.

CHAPTER 2 투자의 시대, 돈 좀 굴려봅시다.

CHAPTER 3 한국 주식 살까, 말까?

CHAPTER 4 불황의 시대, 최선의 생존 해법

CHAPTER 5 경제 위기를 미리 알 수 있는 신호

CHAPTER 6 잃지 않는 투자를 위한 매수 타이밍

CHAPTER 7 모멘텀 투자와 가치투자, 나의 선택은?

CHAPTER 8 홍쌤의 재테크 분투기


 책에는 사람 좋은 인상과 다르게 팩트를 정확하게 인지시키는 대목이 많이 나온다. 두리뭉실하게 '부자는 이럴 거야'라는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작가가 자신의 삶의 태도를 솔직하게 쓴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하면 2019년 연소득을 기준으로 볼 때, 전국의 2만 표본가구 가운데 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가구는 전체의 15.2%인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왜 직장인들이 "연봉 1억 원을 받으면 소원이 없겠다"라고 이야기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 더욱이 순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가게는 7.2%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전체 가계의 수자산에서 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한다는 점입니다. ---순자산이 10억 원 있다고 가정해 봐야, 부동산을 제한 순수한 금융자산은 약 2억 원에 불과한 셈입니다. 결국 예금 이자소득으로 생활할 수 있으려면, 순자산 기준으로 '상위 0.1%'는 되어야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이때 한국의 순자산 0.1% 계층이 얼마나 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상위 10%조차도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자신하지 못하는 저금리 상황이 참으로 무섭습니다.>


<한국사회는 관심을 가장한 오지랖으로 개인의 삶을 마치 공공재 취급하며 그 삶에 어떤 지분이 있는 양 숟가락을 얹고 쉽게 말하는 일이 너무나 많지요. 저는 대학에 진학한 후 동문회를 단 두 번밖에 가지 않았습니다. 서울로 유학온 지방 학생이 동문회를 안 나간다는 것은 사회생활 측면에서 보면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하지만 동문회를 안 나간 후부터는 개인적으로 더 행복했습니다.>


2. 홍박사의 디테일


<2014년부터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건 데에는 저금리 정책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2015년을 고비로 주택 공급 물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신축 주택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 그렇지만 2030 세대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가 나타날 것입니다. --- 두 번째 징후는 미분양 물량의 증가세가 꺾일 때입니다.>


<일본 인구가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 아파트 가격의 상승은 놀라운 일입니다. 그 이유로는 ---세 번째는 정보통신 혁명으로 인해 일본 인구가 대도시로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된 것도 대도시 아파트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위 맞벌이 부부를 위한 투자 사례가 보여주는 핵심은 다움과 같습니다. 20년 동안 매년 저축액이 1원도 늘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고, 달러 자산에 투자했다가 원화로 갈아타는 이른바 '스위칭 전략'을 시행하면 투자 원금이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납니다.>


<그런데 역사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볼 때 특정 종류의 암호화폐에만 투자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시계를 200년 전으로 돌려보면, 미국의 달러화가 세계의 기축통화가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축통화를 보유한 국가는 경쟁 잠재력을 가진 나라(또는 세력)를 절대 가만두지 않습니다.>


<한국이 일본처럼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2018년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수출 비중은 41.7%인 반면, 일본은 18.5%에 불과합니다. 세계 평균 수출이 30.1%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은 수출 중심 국가인 반면, 일본은 내수 중심 국가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돈이 인생에 걸림돌이 되는 순간이 많다. 그럴 때 집에서 한숨만 쉬면서 고민을 하거나 '에라 모르겠다'며 생각없이 살기도 하는데 그것 말고 공부를 하는 것은 어떨까?



3. 경제공부


 나는 71년생이다. 우리 시절 결혼해서 10년 정도 아끼고 살면 집을 장만할 수 있었다. 19997년에 결혼하고 집 장만을 한 것은 2008년 즈음이었다. 당시에는 대구와 서울의 30평 아파트 가격은 비슷했다. 내가 집을 살 때도 뭐 하러 그 비싼 집을 사냐(몇 달 사이에 분양가가 3000만 원이 올랐다)고 점점 내린다고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대구서 살다가 집을 팔고 서울 가서 직장 생활한 사람들은 돈을 벌었고 반대로 대구 발령받은 사람들은 서울로 돌아갈 집이 없어지기도 했다. 집을 팔고 잠시 전세를 살다가 집을 못 사는 경우도 많았다.

 어쩌다가 집값이 이렇게 뛰고 지방과 격차가 나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가끔 우리 세대가 한 일이 애들 학원 보낸 거랑 집값 올린 것 밖에 없지 않냐는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 우리 부모님들이 잘 살아보려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생하시며 여기까지 왔는데 이게 뭐 하는 일인지 괴로울 때도  많았다. 젊은 세대도 우리도 이런 변화가 힘이 드는 건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돈의 '유동성'이라는 개념을 알고 나서는 괴로워하기보다는 공부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진왜란 이후 우리나라가 어렵지 않은 시절은 없었다는 말도 있지만 GNP 300달러에서 35,000달러로 진입한 우리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면 좋겠다. 20대에 운이 좋아서 유럽 배낭여행을 갔을 때 그곳의 인프라와 노천카페에 앉아있는 그들의 여유가 몹시도 부러웠는데 지금 우리도 누리고 있지 않는가...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원망을 하기보다는 공부하는 것을 택하면 최소한 분노로 망가지지는 않을 것 같고(망가지면 본인만 억울하다...) 결과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시에서 운영하는 전자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어서 전자책으로 3번 정도 빌려 보았다. 주식을 하지 않아도 모멘텀전략정도는 알아야 될 것 같고 압구정현대아파트가 아파트가격의 기준이 된다는 것 정도는 알아야 자산방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힘들지만 읽고 또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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