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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Oct 15. 2023

#57 인플레이션이 문제야!

 <<벤 버냉키의 21 세기통화정책>>을 읽고

1. '연준이'가 누구야?


연준이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

2020년 코로나가 터졌을 때 대구는 비참했다. 집 앞 8차선 도로 위 그 많던 차들이 사라졌고 집 앞 강변에는 사람들도 사라졌다. 도시가 비어버린다는 느낌이었다. 여기가 시골 면소재지도 아니고, 다들 어디로 간 거야... (나중에 알고 보니 팔공산으로 피신 갔다고 하더라... 나만 집에서...)


눈물이 훅 쏟아졌다. 대확산 직전 절에서 여럿이 함께 모인 행사에 참석한 나는 깜짝 놀랐다. 신문에 날까 봐, 혹시 감염시킬까 봐 집에서 두문불출했다. TV도  없어서 하루종일 유튜브를 들었다. 주식 방송이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계속 연준이, 연준이, 금리가, 금리가... 이런 소리를 했다.


2008년, 상추값 올라간다는 뉴스만 듣고 살던 경제 무식자 여인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뭔지도 모르고 집값 하락을 당하고 괴로워했다. 당시 나는 분양권 물건이 하나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면 매일 조금씩 잠수함처럼 가격이 내려가고 있었다. 결국 마이너스 4000만 원으로 팔아야 했고 가슴이 쓰려 화병이 생겼다.


그 모든 것이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유튜브 방송을 들으면서 조금씩 추리(?)만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엉성했던 추리를 다듬어 주었다. 물론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수준이긴 하지만 한 코씩 그물코를 꿰는 작업이 되는 읽기시간이었다.


<과잉 공급되던 저축액은 유동성이 높고 표준화된, 고수익 자산을 향한 어마어마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었다. 유동화가 낳은 결과 중 하나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사실상 글로벌 자산으로 발돋움함으로써 미국 투자자뿐 아니라 독일의 저축은행부터 일본의 연기금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기관들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어마무시한 구절들이 계속 나오는 책을 다 읽었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칭찬하면서 동시에 더 겸손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경제분야는 정말 어럽다!


2. 버냉키와 파월 그리고 오바마와 트럼프


<그로 인해 오늘날의 연준이 과거에 비해 훨씬 더 큰 권한을(좋든 나쁘든) 사용하게 되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얄궂게도 대통령이 연준을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한 덕이랄까, 연준의 의사결정이 독립적이고 비정치적이라는(비록 온건 노선에 가까운 전환이 있었지만) 파월의 반복된 주장이 신빙성을 얻었다. 트럼프가 인터뷰와 트윗에서 하는 발언은 점점 더 공격적이고 구체적인 표현이 되어갔다. --- 트럼프의 전술이 얼마나 불쾌한 것이었는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연준의 독립성을 묵묵히 존종해주던 전임 대통령들에 비하면 훨씬 그렇다. 미끼를 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던 연준 관계자들은 언론이 대통령의 트윗이나 발언에 관한 의견을 물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대응하면서도 이를 악물고 잘 참아냈다.>


<자연이자율이 과거에 비해 훨씬 낮아진 상황에서 QE와 포워드 가이던스는 과연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QE : Quantitative Easting , 양적 완화라는 뜻이다. 통화량을 관리하는 종앙 은행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양을 늘리는 정책을 말한다. 반대의 개념은 QT(Quantitative tightening) , 양적 긴축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팬데믹 불황으로부터의 매우 비정상적인 회복이 연준의 새로운 체계에 어려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었다. --- 중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잘 통제되고 있었으나, 2021년이 인플레이션 급증을 사람들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었다.>



 벤 버냉키는 1953년 생이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을 두 번 역임했다. 2022년 은행과 금융위기에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필립 H. 딥 비그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2015년 그의 저서 <<행동할 용기>>에서 세계 경제는 2007년과 2008년에 붕괴직전에 이르렀는데 연준의 새로운 노력으로 대공황보다 더 큰 경제적 재앙을 예방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인 것 같다. 돈은 '투표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는가... 연준과 정치권의 줄다리기와 협상이 책 속에서 기술되어 흥미로웠다.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려는 연준의 노력도 느껴진다. 연준의 행보에 주목해야 경제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3. 돈은 어떻게 나에게 오는가?


 돈은 나에게 옷이나 먹을 것, 집이다. 한 때는 나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것은 '이 정도 자산을 가지면 이런 사람이 되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돈은 나의 삶을 유지하는 도구이다. 어떤 목적을 위해 잘 쓰여야 하는 것이 도구라는 의미라는 점에서 집에 있는 드라이버나 자전거와 비슷한 것이다. '어마어마하게 중요'하다든가 '돈은 더럽다'든가 하는 양극단의 사고에서 조금 벗어났다고 해도 될 듯하다. 삶에서 도구가 어느 정도 필요할지는 생각하고 좋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물론 불가항력적으로 선택이 제한된 경우도 많지만 지금은 선택권이 어느 때보다 많이 주어져 있는 것 같다. 삶에서 돈이라는 도구를 어느 정도로 어떤 형태로 장만해야 될지 생각해 본다. 그 생각은 혼자 침대에 누워서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바르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라는 개념을 머리에 넣자.

--- 연준이 어떻게 하나 알아보고 미국과 중국은 상황이 어떨까도 생각한다.


 이런 사고가 머릿속에 장착되면 최소한 옆집이 집을 샀다고 따라 사거나 동창이 돈을 많이 벌었다고 괴로워하는 일은 줄어들 것 같다. 선택의 키는 공부에 달린 것 같다. 공부하면서 인플레이션으로 녹고 있는 자산을 잘 방어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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