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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Nov 27. 2023

#59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건지섬은 영국 해협 채널제도에 있는 섬이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령 중에서 유일하게 독일군에게 점령되었다고 한다. 책 제목이 묘해서 내용을 가늠하기 어려웠는데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우리나라(우리만큼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처럼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의 보통 사람들이 끌려가고 굶주리고 아이들과 헤어지는 고통을 그린 이야기이다. 잔혹한 전쟁통에서 사람들이 책으로 위로받고 다정함을 나누고 사랑하는 가슴 뭉클한 장면이 많다. 먹을 게 없어서 감자껍질로 파이를 만들었다고 한다.


겨울이 오면 따뜻한 군고구마와 새콤한 귤을 까먹으면서 전기장판에 누워 영화를 봐야겠다. 전쟁은 절대 반대!


사건은  책<<키다리아저씨>>처럼 편지글 형식으로 전개되는데 논픽션처럼 느껴졌다. 작가의 글솜씨가 빼어나서 실존하는 영국 작가가 겪은 일같았다. 주인공은 엘리자베스이다. 어릴 적 부모님을 잃었지만 씩씩하고 당찬 여인인데 그녀가 전쟁의 포염 속에서 독일군과 사랑에 빠진다(왜 이런 사랑을 하냐고! 하지 말라고 , 흑흑흑). 건지섬이야기를 쓰기 위해 엘리자베스의 주변사람을 취재하던 작가 줄리엣은 섬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새로운 운명의 장을 만나게 되는데...


"그래서 제가 독서를 좋아하는 거예요. 책 속의 작은 것 하나가 관심을 끌고, 그 작은 것이 다른 책으로 이어지고, 거기서 발견한 또 하나의 단편으로 다시 새로운 책을 찾는 거죠. 실로 기하급수적인 진행이랄까요. 여기엔 가시적인 한계도 없고, 순수한 즐거움 외에는 다른 목적도 없어요." -  작가 줄리엣의 편지 한 구절입니다.


 <저자 : 메리 앤 섀퍼>



1934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 마틴스버그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평생 여러 곳의 도서관과 서점에서 일했고, 지역신문의 편집을 맡기도 했다. 그녀의 오랜 꿈은 ‘출판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을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쓰면서 건강이 악화된 메리는 조카 애니 배로스에게 책의 마무리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이 책이 세상에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2008년 초 세상을 떠났다. 이 매혹적인 데뷔 소설은 유작이 되고 말았다.


저자는 우아하고 유쾌해 보인다. 이렇게 나이 먹으면 좋겠다. 건강이 악화된 작가를 위해 그녀의 조카가 작품을 마무리해주었다고 한다. 많이 부럽다. 그녀의 재능도 가족도 말이다. 책을 사랑하는 분들이 올 겨울 따뜻한 집에서 흔들의자에 앉아서 읽었으면 좋겠다.


#건지섬 #감자껍질 파이#메리 앤 섀퍼 #채널제도 #독일군 #전쟁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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