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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Dec 02. 2023

#61 운명론을 믿으십니까?

벤저민 하디의 <<퓨처 셀프>>를 읽고

예전에 어른들이 쓰는 말 중에 너무 떨리는 이야기가 있었다. 툭 던지는 소리는


"다 지 팔자지 뭐,,,"

"다  내 팔자라고 생각한다."

할머니들이 많이 하셨다. 그게 고단한 삶의 체념이었는지 받아들임이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오그라들고 어깨가 말렸다. 뭔가가 정해져 있다는 느낌은 막연한 불안을 일으켰다. 우리 또래들은 남녀 차별에서 벗아나기 시작한 시점에서 학교를 다녔다. 물론 일상에서  "여자가 어디..." "아침부터 여자가 어디 장사하는 집에..."라는 말들은 흔했지만 형편이 되면 딸들도 대학에 보내려고 했고 공부하겠다고 하면 기특하게 바라보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공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시절인연에 감사하다. 하지만 어릴 적 들은 말들은 아직 가슴에 찐득하게 남아있다. 




운명론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아는 것은 내 능력 밖이지만 운명론자는 별로이다. 그 논리에 마음이 상한다. 


"세상 다 그런가 아니야..."

"한다고 되나..."

"그냥 입 다물고 시키는 거나 잘해라..."

"잘 사는 사람들은 다 나쁜 놈이야..."


운명론자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옆 사람이 뭘 하려고 하면 주로 기운 빠지는 소리를 하는데 걱정해서 해주는 말 같지는 않다. 내가 법륜스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돌려서 말씀하지 않고, 어렵게 말씀하지도 않아서이다. 돌려서 말하면 알아듣기 힘들고 어렵게 하는 말은 듣다가 진이 빠진다. 그분의 말씀은 이렇다. "정해져 있다는 말은 지배계급의 논리다. 네가 죄가 많아서 여자로,,,, 전생에 업이 많아서 가난한 집에 태어,,," 이런 이야기들은 지배계급이 그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는 말씀인데 역시 스토리텔링의 위력은 압도적인 것 같다. 아직도 기세 등등하게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고 있으니... 부처님 당시는 브라만교가 지배하는 세상이었는데 철저한 계급제도가 종교 안으로 녹아들어서 자꾸 전생이나 남자가... 여자가... 하는 말들이 만들어진 것 같다. 인도에서는 자기보다 직위가 높아도 출신계급이 낮으면 서빙을 거부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수천 년 전 사람들이 만들어낸 세상이 어땠을까 상상을 해본다. 


여하튼 운명론은 가만히 듣고 있으면 우울이 머릿속에 찰싹 붙는다. 어차피 내일 일은 전혀 알 수 없고 이번 생 부모님을 만난 일도 내 의지는 아니지 않은가. 심지어 3년을 만나고 결혼한 남편도 왜 결혼했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자식은 어떤가? 내가 낳았다는 생물학적인 이유 말고는 외계어를 쓰는 종족 같다.(오해는 마시라! 우리는 사이가 매우 좋다.)


그렇다면 즐겁게 살자는 주의냐고 물으면 '아니요'라고 답한다. 대단한 철학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불안이 많은 성격이라서 무작정 노는 건 힘이 든다.


그래서 내가 찾은 방식은 오늘을 차분히 보내는 거다. '열심히 하니까 잘 될 거야'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잘된다'에 초점을 맞추면 긴장되고 좋은 결과를 내야 된다는 강박 비슷한 것이 올라오는데 이게 별로다. 오늘 해야 할 집안일을 하고 읽어야 할 책을 읽고 해야 될 운동을 한다. 아이들이 다 커서 다급한 일은 줄었다. 그 시간 안에 하고 싶었던 일들을 조금씩 집어넣는다. 시간은 정해져 있고 몸도 유한하다는 걸 느끼지만 동시에 혹시 100살까지 살게 되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불안도 있다. 


<<퓨처셀프>>는 나의 질문에 답을 주었다. 운명론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노오력'을 하면 다 좋아진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노력'이 쉬운 것도 아니고 노력의 방향이나 몰입도에 따라서 혹은 세상의 거대한 흐름에 따라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다 잘될 거야"는 위험한 긍정일 수도 있다.


작가는 오늘은 미래에서 빌려온 거라고 한다. 내 라이프 스타일로 번역해보자면 오늘 야식을 먹느냐, 균형 잡힌 식단을 지키느냐, 오늘 유튜브를 보느냐, 책을 읽느냐에 따라 오 년 뒤 십 년 뒤가 다르게 펼쳐진다는 이야기다. 매우 타당해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리고 작가는 그 선택에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치킨에 생맥주를 야식으로 먹고 식스팩을 원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 오류를 일으키는 우리 뇌는, 저 사람은 야식을 먹고도 날씬한 것 같고 나는 물만 먹도 살이 찌는 것 같다. 팔자타령으로 접어들기 딱 좋다.


그 순간 오래된 타령을 잘 방어하면서 '미래의 나'와 연결된 '오늘의 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다면 지금도, 미래도 편안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미래의 나'와 관계 맺기


<끔찍한 시련을 겪을 때 그 경험에 격차라는 프레임을 씌우면, 즉 당신이 그 경험을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해석하면, 인생의 사건들은 당신에게 그저 벌어지는 일이다.>


<경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당신 손에 달렸다.>


<누군가에게 진정한 관심이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그 사람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 자원을 기꺼이 희생한다. 마찬가지로 미래의 나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 나중에 미래의 내가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도록 지금은 소비의 즐거움을 희생할 것이다. 일시적인 만족을 희생하고 교육과 건강, 인간관계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미래의 나는 고정불변의 모습이 아니다.>

<삶이 나아갈 방향은 무궁무진하다.> 


<성공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명성이나 돈, 지위 등이 없어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 사람은 완벽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성공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건 외부 요소가 절대 아니다. 자신의 목적에 맞는 삶을 살아가느냐만이 성공의 유일한 척도다.>


<<인생이 하나의 게임이라면, 이것은 그 게임의 규칙이다>> 셰리 카터 스콧의 인생의 10가지 규칙 중에서


- 3. 이 학교에서 실수란 없다. 교훈만 있을 뿐이다.

- 7. 다른 사람은 당신을 비추는 거울이다. 당신이 다른 사람의 어떤 특성을 좋아하거나 싫어한다면, 그 특성이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 8. 인생을 어떻게 만들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당신은 필요한 도구와 재료를 다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 도구와 재료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오직 당신에게 달렸다. 


<십중팔구 그 목표가 나를 구원했다. 프랭클이 목표 덕분에 살아남은 것처럼 말이다. 10대를 보내면서 나는 수많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혼돈의 시기를 보냈다. 부모님은 뒤도 안 돌아보고 이혼해 버렸고, 아버지는 심각한 마약 중독에 빠져 날마다 전쟁 같은 하루를 보냈다. 평화로운 가정이라는 건 딴 세상 말이었다.>                                        - 저자의 경험입니다.


<데이비드 호킨스는 '의식 지도 map of consciousness'라는 것을 고안했다. 이 지도는 수치, 공포, 분노 등 낮은 수준의 감정에서 용기, 수용, 사랑, 깨달음 등 높은 수준의 감정까지 발전하는 단계를 보여준다. 호킨스의 의식 지도에 있는 상위 수준의 감정을 더 잘 느낄수록 자신이 원하는 삶을 만들기가 더 쉬워진다. 반대로 하위 수준의 감정을 더 많이 느낀다면, 삶은 마찰과 저항, 고통이 가득할 것이다. 이 지도에서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건, 필요에서 열망으로, 열망에서 앎으로 발전하는 과정이다.>


<감사는 무언가를 받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감정이다. 보통 우리는 무언가를 받은 다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감사라는 감정에는 감사한 일이 이미 일어났다는 신호가 들어 있다. 따라서 감사하거나 고마움을 느낀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받은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감사함을 나타낼 때 우리의 무의식은, 미래의 현실이 지금 이 순간에 나타난 것이라고 믿기 시작한다. 미래에 느낄 감사함을 지금 느껴야 한다. 이것은 이성적인 과정이 아니라 본능적인 과정이다. 당신이 마땅히 받을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이 원하는 것을 받기 전에 이미 받았다는 감정을 당신의 무의식에 알려줄 수 있을까? 원하는 것을 받으려면, 지금 미리 감사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 조 디스펜자


<아인슈타인식 시간에서 시간의 근원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시간을 만들 수 있다. 뉴턴식 시간은 시간의 부족함을 가정하기 때문에 긴박감이라는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외부의 요소'때문에 '내부의 감정이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게이 핸드릭스의 <<위대한 도약>>중에서


<뉴턴의 물리학은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반면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은 결과를 유발하는 일에 초점을 맞춘다. 당신이 결과를 유발하고 있을 때, 양자 세계는 당신의 생각과 에너지, 행동에 반응한다.> - 조 디스펜자


<당신이 돋보이면 일부 사람은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돋보이는 사람의 정의에는 주변의 비난을 받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모두의 박수를  받는 사람은 절대 없다. 소심한 사람이 바라는 건 그저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돋보이는 사람에게는 비난이 따르기 때문이다.> - 고딘은더의 <<보랏빛 소가 온다>> 중에서


자... 이제 미래의 나를 만나기 위해 무얼 해야 할지 계획을 짜 봅시다.!

그리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벌떡 일어나 해보자구요!


#퓨처셀프#벤저민 하디 #미래의 나#조 디스펜자#양자세계#아인슈타인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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