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김장봉사를 했다. 김치 치대는 줄 알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 우리는 어묵탕 끓이는 일을 맡았다.
앗싸!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고 따뜻한 햇살이 넉넉하게 마당을 감싸고 있었다. 시골집 마당에 천막을 깔고 그 위에 작은 비닐방석을 올리고 앉아 김치를 치대는 사람들은 몹시 아.름.다.웠.다.
꼬지에 어묵을 끼우고 떡을 끼우고 곤약을 끼우고 먹고 남은 꼬지를 잘 씻었다. 그날 모인 백여 명의 사람들이 둘러앉아 밥도 함께 먹었다.
밥을 못 먹어서...
김치를 못 먹어서...
서러운가...
아니다.
우리는 서로 그리운 것이다.
마음 툭 열 수 있는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