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공부 기록

#3 사피엔스의 멸망

by 보리별



사피엔스의 멸망이라.... 호모 사피엔스이기는 하지만 그닥 생각해 보지 않던 주제라서 마음이 좀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쭈욱 읽고 나니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93세까지 건강하게 사셨는데 7남매를 낳고 기르시면서 가족 속에서 사셨지요. 할머니는 1920년생, 저는 1971년생 51년 차이인데 삶은 너무나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피임이 아닌가 싶어요. 할머니는 선택할 수 없었고 난 선택할 수 있었지요. 캐서린 맥코민이라는 사업가의 선의로 개발된 그것이 여성들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준거지요.(이 책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할머니는 글자를 몰랐어요. 그 시절 여자들에게 글을 가르치지 않았지요. 친구분들 댁에 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하곤 하셨는데 하얀 은비녀를 한 할머니의 쪽머리가 그립습니다. 자식을 키워보니 아침에 일어나 밥을 하는 일이 아파트 부엌에서도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았지요. 그런데 할머니는 물을 우물에서 긷고 큰 가마솥에 밥을 하셔서 아버지와 고모들 삼촌들을 키우셨지요.


좋아하는 책을 읽고 서평도 쓸 수 있는 시간들이 긴 시간 역경을 견디어 낸 선조들 덕분임을 생각하게 됩니다. 할머니는 할머니의 시간을 보내셨고 나는 또 나의 시간들을 보냅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문자를 알게 되어 호모사피엔스로서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그래서 저자는, 지금 인류가 누리는 모든 것들보다 더 아름답고 반짝이는 세상을 후세대들이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써내려간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 왜 절멸을 생각해야하는가



1) 인류의 역사


이 책은 '아무 문제가 없다면 인류 역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로 시작됩니다.


'이처럼 긴 삶을 살 인류는 아직 어린아이일 뿐이다. 장대하고 멋진 성인기가 기다리고 있다'


저자 토비 오드는 옥스퍼드 대학의 철학과 교수라 합니다. 그는 연구 초기에 세계 보건과 빈곤에 대한 윤리 의식을 가지고 전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여러 방안을 탐구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돈을 쓸 때보다 빈곤층을 위해 돈을 쓸 때 그 돈이 수 백배 더 높은 가치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수입의 10%를 기부하는 평생 서약을 했다합니다.


우리가 속한 종인 호모 사피엔스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출현했다고 합니다. 상상하기 힘든 긴 시간 동안 인류는 사랑과 우정을 나누고 역경과 슬픔을 겪으며 우주 속 우리의 자리를 탐험하고 창조하고 궁금해했다고 책에서 말합니다. 당신과 우리안에도 그 고난을 이겨낸 DNA가 있겠지요.


'인간이 도달한 모든 곳에서 동식물의 이름을 처음 지어주고 그 생태를 연구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른다. 초기 인류의 이야기, 노래, 시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성취들은 모두 실제로 존재했고 위대했다 -중략- 고유한 정신적 능력을 지녔더라도 야생에 놓인 한 명의 인간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생태학적 용어로 설명하자면 특별한 건 인간이 아니라 인류다.'


무리와 협동하는 능력은 다른 대형 포유류에서 찾아보기 힘든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합니다. 인류의 협동은 공간 뿐 아니라 시간도 초월했지요. 모든 걸 후대에 전하면서요. 문자로 구전으로 우리에게 이어져 오고 있습니요.


동시에 산업혁명 전에는 놀랍게도 20명 중 19명이 2달러 미만으로 삶을 살았다고 전합니다! 우리의 삶이 나아진 것은 물질적인 면에서만이 아닙니다. 산업혁명 전에는 전 세계에서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 열 명 중 한 명이었지만 지금은 열 명 중 여덟 명 이상입니다! 수명 또한 늘어났습니다. 농업혁명 후 약 1만 년 동안 기대수명은 20-30세였다고 합니다. 1800년에 평균 수명이 가장 높았던 아이슬란드의 기대수명은 고작 43세였다합니다.


그러나 주변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듯한 상황에서 우리가 진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믿기 힘들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회의주의가 일어나는 까닭을 첫째 우리 공동체속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경험은 수년의 단위이며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비슷하게 일어나며 우리는 위협에 더 주목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합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보편적 지침을 찾는다면 한 세기에서 다음 세기로 넘어가며 일어나는 두드러진 발전을 알 수 있다합니다. 긴 시각으로 보면 그렇다는 뜻인 듯 합니다.


토마스 맥콜리는 '최고의 날이 지나갔다는 사람들의 말이 틀렸다고 완벽하게 증명할 수 는 없다. 그러나 뒤돌아보았을 때 더 나아지기만 해 왔다면 우리 앞에 나빠지기만 할 거라고 생각해야 할 논리는 무엇인가?'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1830년에 이 글을 쓴 이 후 진보는 190년 동안 이어지고 수명은 두 배로 늘어나고 식자율은 치솟았으며 열 명 중 어덟 명이 극빈에서 벗어났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될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집니다.


2)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일반적으로 포유류종들은 약 100만 년간 존재하다가 사라진다합니다. 우리와 가까운 친척인 호모 에렉투스는 거의 200만 년간 존재했다합니다. 100만년의 시간을 한 사람의 수명인 80년에 빗댄다면 현재 인류는 열여섯 살 청소년기이라 합니다. 이제 막 힘을 갖추었지만 여러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구에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은 대략 10억 년이라 합니다. 이는 수조 명의 인간이 살기에 충분한 시간이고 미성숙한 인류가 사회와 지구에 남긴 상처를 치료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 합니다. 지금까지 인류는 부, 건강, 교육, 도덕적 포용에서 진보를 이루었지만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고통과 불의가 없는 세상은 더 나은 삶의 최저 기준일 뿐입니다. 최고 기준은 과학자와 인문학자 모두 찾지 못했다합니다. 우리가 삶의 최고의 순간에서 누리는 순수한 기쁨, 눈부신 아름다움, 열정적인 사랑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합니다. 순식간에 사라지지만 지금을 뛰어넘고 지금의 상상을 초월하는 풍요로움의 절정으로 향햘 수 있다합니다. 우리의 후손들이 그러한 절정을 맞볼 것이라 합니다.


아름다움, 지식, 문화, 의식, 자유, 모험, 발견, 예술처럼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발전 시킬 뿐 아니라 지금으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가치들을 발견 할 지도 모른다합니다.


3) 벼랑세


그러나 지금 미래는 위험에 처해 있다합니다. 칼 세이건은 이를 무척 탁월하게 지적했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위험 중 많은 수는 실제로 과학과 기술에서 비롯되었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힘이 강력해지는 동안 지혜가 그만큼 성장하지 못해서다. 기술이 우리 손에 쥐어 준 세상을 바꾸는 힘은 우리가 이제껏 요청받은 적 없는 수준의 배려와 통찰력을 요구한다.'


버락 오바마도 '우리를 인간 종으로 만드는 불꽃은 우리에게 가공할 파괴의 능력도 안겼습니다. 원자를 쪼갠 과학혁명에는 도덕혁명이 뒤따라야 합니다.' 지혜를 깨닫거나 도덕혁명을 일으키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저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저자는 지금 시대를 '벼랑세'라고 명명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비교적 짧지만 독특한 도전에 놓여있는 시기라고 합니다. 앞으로 인류가 위대한 역사를 이룰 수 있다면 벼랑세는 가장 큰 위험에 맞닥뜨린 우리가 새롭게 눈을 뜨고 성숙해져 지속적인 번영의 미래를 지키게 된 시대로 기억될 것이라 합니다.


'나는 지금의 시간까지 이어진 세대들과 그들이 우리를 위해 이룬 모든 것을 떠올릴 때마다 숙연해진다. 감사의 마음으로 벅차오르면서도 엄청난 유산을 받았는데도 아주 조금의 보답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내가 모든 걸 빚진 수천억 사람은 전부 세상을 떠났고 그들이 이룬 건 내 삶뿐 아니라 내가 속한 세대 전체보다 훨씬 크다'


4) 존재위험과 존재 저항


저자는 인류가 절멸하거나 지속 실패하는 경우를 합쳐 존재 재앙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존재 재앙에 굴복해 바통을 놓아버리면 이는 여러 면에서 선조들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주장합니다. 존재 재앙 앞에 무릎을 꿇으면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과거의 모든 것도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3. 앞으로의 길


인류가 생존하고 더 높은 차원으로 나아가려면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저자는 앞으로 100년안에 존재 재앙이 인류를 기습할 전반적인 확률을 약 6분의 1로 추산했습니다. 그렇지만 저자는 절망적이지 않다고 부연설명을 붙입니다. 100년을 무사히 통과할 확률은 6분의 5라고 합니다


인류가 지금까지 이룬 건 그저 잠에서 깨기 전 꾼 꿈일 수 있다 - H.G. 웰스


저자는 '세상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들을 우리는 물리쳐야 한다. 우리가 살아남는다면 물리칠 수 있다. 우리 조상 중 가장 지혜로웠던 사람들은 박해와 불확실성 앞에서도 더 살기 좋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 우리는 미래의 윤곽만 알 뿐 실체는 거의 모른다. 미래의 실체는 후손들이 만들어 갈 것이다. 농경시대에 막 진입한 1만 년 전 사람들의 상황과 비교해 볼 수 있다. 그들이 처음으로 씨를 뿌리면서 농경의 삶이 어떤 기회를 가져올지 이상적인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생각했을 것이다. 인류의 잠재력, 다시 말해 우리가 언젠가 이룰 수 있을 성취의 범위를 다루었다. 잠재력 실현은 그 자체로 또 다른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금의 위험 시대를 통과해 벼랑세를 헤쳐 나가 안전에 이르는 길을 찾는 것이다.'라며 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화이자를 접종하고 휴가 중입니다. 남편과 딸아이랑 함께 아름답고 시원한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중, 무탈하고 감사한 풍경입니다.


우리에게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힘과 지혜를 모우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사회적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대같습니다.


#3#사피엔스의 멸망#저자:토비 오드#출판:커넥팅#발매2021.08.04.#사피엔스의 멸망 #절멸 #벼랑세#생각과 사랑 #프랑크 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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