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공부 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리별 Jun 02. 2023

#4 신화의 종말 - 팽창과 장벽의 신화,




1. 여는 글

이 책 힘들었습니다.

'싸웠다. 죽였다. 신의 뜻이었다. 색슨족 백인은 위대하다.' 이런 내용으로 기억됩니다.

미국의 기초가 인디언들을 내몰고 노예들의 희생위에 세워졌다고 어설프게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보니 눈물이 나고 읽으면서 토가 나올 것 같았습니다.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그 정도는 아닌데 합니다. 공연한 민감인가 생각해보지만 안고 있는 아이를 빼앗아 위해하는 기록은 차마......

미국의 번영은 희생자의 눈물 위에 서 있었습니다.

다른 전쟁의 역사도 그러하겠지만,

2. 부러웠던 인디언들의 가정 생활

이 책을 읽는 내내 더 힘들었던 이유는 오래 전 읽은 서정록선생님의 인디언에 관한 책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아름답고 지혜와 사랑이 넘치는 문명으로 이해했습니다. 남녀노소의 차멸이 없고 자연과 삶에 대한 통찰이 뛰어난 사람들로 느껴졌습니다. 그 기억과 이 책 안의 잔인한 살육이 겹쳐지면서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서정록선생님의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 책 중에서 아래 글을 인용해봅니다.

- 물질의 축척은 사람들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누고 그것은 신분과 계급을 낳고 국가를 낳는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국가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물질과 소유, 신분, 계급, 권력의 문제가 실타래처럼 엉켜 있다. 이런 이유로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물질이 축척으로 가는 길을 차단하고 나눔으로 풀어냈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는데 물질은 꼭 필요하다. 흔히 사람들은 내가 잘나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서로 의존관계에 있다.

-영성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별 게 아닙니다. 우리 주위의 모든 존재들과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그들과 평화롭게 지내며, 하나 되고 더불어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3. 미국인들의 정서

1620년 메이 플라워호를 타고 새로운 세상을 열망한 그들이 세운 나라,미국을 알아보자.

미국은 외동으로 태어나 자기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자랐다. 1809년 토마스 제퍼슨은 "세계 유일의 공화국이요, 인권의 유일한 모범이며, 자유라는 신성한 불의 유일한 보관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유대인들의 선민의식이 불편하다지만 더하면 더 하지 덜 하지는 않은 듯 합니다.

- 인디언들과 싸우다

변경(frontier),국경(border), 경계(boundary). 이 세 단어는 1800년대 초 까지만 해도 본질적 의미가 같았다합니다. 그러나 1800년대 들어 미국이 연이은 '이주'작전으로 아메리카 원주민을 서쪽으로 몰아내고 정착민과 투기꾼에 원주민의 땅을 내주며 '변경'은 인디언 컨트리(indian country)와 백인 정착지를 가르는 선으로 의미가 변했습니다. 그러다가 1800년대 말, 여기저기 몇 군데 남은 거주지를 제외하고 인디언 컨트리가 전부 없어지며 '변경'은 어떤 선이 아니라 생활 방식을 뜻하는 단어, 자유의 유의어가 되었다고 합니다.

- 핏빛 자오선

- 미국은 땅을 향한 영국 정착민의 욕망도 물려 받았다. 미국 건국의 근원에 있는 자유권은 저절로 행사되는 권리가 아니라 스스로 행동해야 얻어지는 권리였다. 사악해진 감정이 핏빛 자오선을 연장했다. 1973년 대륙회의에서는 인디언의 거주지나 소유지에 정착을 금지했다. 그러나 7개월도 되지 않아 체로키족과 치카소족은 400만여 에이커에 해당하는 영토를 정착민과 투자자에 빼았겼다.

- 지키려는 인디언과 소유하려는 백인의 싸움은 계속되었다.

- 사업가였던 잭슨 장군은 돈을 많이 벌었는데 사업수익은 주로 노예를 소요하고 거래하는 데서 나왔다. 노예 '떼(coffle)'를 직접 몰았던 대통령은 잭슨이 유일하다. 여기서 '떼'를 몰았다는 말은 밧줄로 목을 묶은 노예 행렬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걸어가게 했다는 뜻이다.

잭슨은 1812년 10월 테네시주 의회에서 크리크족을 박멸할 군대를 소집하라 명령하고 그들을 정복해서 크리크조약을 맺었다. 잭슨파에게는 간단한 해결책이 있었다. 인디언을 제거하고 멕시코와 전쟁을 벌이고 노예제도를 수호하고 확대하면 됐다.

- 1828년 앤드루 잭슨이 미국 제7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1830년 초 원주민 약 5만 명이 미시시피강 동쪽에서 서쪽으로 쫓겨났다. 이주 과정에서 수천 명이 목숨을 읽었다. 병에 걸린 사람도 수천 명이었다.

-싸움과 폭력, 알코올 중독과 살인이 늘어났다. 병원에는 병적 중독,섬망증 환자가 급증했다. 정신병원 시설에 입소한 미국 시민의 수가 1808년부터 1812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정신질환의 원인 목록을 보면 그 시대의 경쟁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다.

- 멕시코와 전쟁하다

-잭슨과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존 퀸시 애덤스는 1836년 5월 반전연설을 했습니다. '전쟁이 더 많은 전쟁을 부를 겁니다. 멕시코와 전쟁을 한다면 여러분의 깃발은 노예제도의 깃발이 될 것입니다. 변경 전쟁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이내 미국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전쟁을 치를 준비가 되었습니까?' (지금까지 계속 전쟁중인 것으로 보아 그의 말은 적중했다)

- 미국 병사들은 리오그란데 전역에서 살인 강도를 하고 남자인 가족을 묶어 놓은 앞에서.... 알틸라(5세기경 유럽을 공포에 떨게한 훈족의 왕)의 행군도 이보다 잔인하고 파괴적이지는 않았다. 어쨌던 1847년 9월 미국은 멕시코시티를 함락시켰다.

-잭슨 터너의 프론티어사관

1890년대 잭슨 터너의 프론티어사관이 주창됩니다.

'미국식 민주주의는 미국의 숲에서 나왔고 새로운 변경에 닿을 때마다 강력해졌다'고 말하며 변경이 영원히 지속된다는 관념에 바탕을 두고 미국의 장점은 미국에서 만들어 졌다고 주장하면서 미국만의 민주적 개인주의는 미국의 새로운 산물이라고 말했다.

변경의 의미 또한 경계나 국경이라는 의미에서 어떤 문화권, 문명갈등, 생활 방식을 암시하는 말이 되었다. 그는 논문에서 변경을 13가지 정도의 의미로 정의했다. 영역이 아닌 하나의 사회 형태, 원시적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 기회의 장, 파도의 바깥 가장자리(야만과 문명이 만나는 지점), 자유 토지의 안쪽 가장자리 등이 대표적이다.

논문을 처음 발표한 1893년에서 10년이 지나자 터너를 통하지 않고는 미국 역사의 핵심 주제를 이해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 오늘날 미국

-변경의 자경단

베트남전쟁이 발발했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전부터 마틴 루터 킹 주니어는 변경의 이상이 미국의 고질병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변경 신화는 군국주의, 남성의 폭력성, 경제 불평등을 정당화했다.

1950년 역사학자 윌리엄 애플맨 윌리엄스는 베트남전쟁이후 이런 말을 했다.

'미국인들은 열등하다고 규정한 이들에게 폭력성을 투영함으로써 자신의 폭력성을 부정하고 승화시켰다.'

-국경경비대는 면책을 관례화했으며 자신이 적지에서 야만인을 물리치고 있다고 상상했다.

가난한 멕시코사람이라면 죽이지 못할 사람도 없었다. 1986년 미국 국경 철조망에서 14세소년을 폭행하다가 철조망 반대편, 즉 멕시코 영토에 있는 소년의 동생을 총으로 쐈다. 법원은 정당방위 판결을 내렸다.

1800년대와 1900년대의 국경은 그런 모습이었다. 100년 넘게 폭력이 벌어지고 처벌 받지 않았다.

-미국의 예외주의는 무한하다고 생각했던 변경에서 태어났다. 국경지대로 향한 퇴역군인들은 패배한 전쟁을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었을지 연습한다.

오바마 임기 말 예전보다 더 젊고 더 분노에 찬 사람들이 자경활동에 가입해 더욱 공격적인 형태를 보인다. 이들은 대부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여러차례 활동한 사람들이었다.

-트럼프가 말했다

' 미국을 지킬 때 우주에 미국의 존재가 있는 것만으로 부족해요. 미국이 우주를 지배해야 합니다.'

4. 역사란 무엇인가

뛰어난 글솜씨와 통찰력을 지닌 저자는 역사학자입니다. 모국의 역사를 깊이 연구하고 이 글을 써 내려 간 듯 합니다. 변경에서 일어난 미국의 잔인함과 욕망을 추구하는 모습을 역사가의 눈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역사란 단순히 일어난 사건의 기술이 아니라 일어나는 사건들 사이에서 연속성과 큰 흐름을 찾아내는 것이라 합니다. 저자는 이제 팽창의 신화는 끝이 난 것이 아닐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팽창으로 미화된 그들의 소비지향적인 생활, 성공을 개인적인 능력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이제 그만되어야하지 않을까요?

정말로 신화가 끝이 났는지 어떤 위험이 올지, 그 답은 100년 뒤 쯤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830년대 미국 미시시피강의 모습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래 글로 서평 마무리해봅니다.

- 증기는 미시시피강의 전역에 대변혁을 일으켰다. 증기선을 타는 승객과 화물은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그러나 안전밸브 기술이 미숙하여 인명사고가 잦았다. 이런 사고를 보며 노스 아메리카 리뷰에서 이런 기사를 썼다고 합니다.

'인간의 특성은 여러가지 고유한 모습으로 발현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불가사의한 것은 앞서 나가고자 하는 광적인 욕망이다.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든,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 하든 중요치 않았다. 목적이 아예 없을지도 모른다'    



신화의 종말


저자 : 그렉 그랜딘

출판 : 커넥팅

발매 : 2021.08.18.

#신화의 종말 #변경 #프론티어사관 #팽창신화


매거진의 이전글 #3 사피엔스의 멸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