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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Jun 02. 2023

# 배를 좀 봐봐...

월요일에 요가를 하고 보통은 수요일에 가는데 화요일에 일을 많이 해서 오늘 금요일에 갔다. 3일 쉬고 가니까 몸이 좀 더 진정되었겠지... 속으로 개이득이라고 생각했다.


웬 일...

고수들이 다 와 있다. 씩씩한 30대 초반 언니 4명, 후굴을 겁나 잘한다. 더 우렁찬 남성 청년 한 명이 와 있다. 그들과 반대편 자리에서 오늘 잘 못 왔구나... 이런 느낌적 느낌이 들었다. 저 팀들은 강사반이데... 오늘 다른 언니들은 왜 없냐...


원장님은 갑자기 당신 딸 동영상을 들고 오신다. 초등 2학년 때 찍은 동영상이었다.

아... 말로 설명 못한다.


드롭백을 한다. 양팔을 접어서 가슴 쪽으로 접는다. 가슴을 땅으로 끌어내린다. 다리를 위로 올린다. 다리를 접는다. 두 발 끝이 정수리에 닿는다. 두 발을 쭉 뻗어 앞으로 앞으로 나간다.... 이러다가 다시 우루두바누라사나를 한다. 보고 있노라면 헐... 턱이 툭 떨어지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걸 한단다...

아... 오늘 어쩌냐...


고양이 자세를 한다. 고양이 자세는 무릎을 꿇고 가슴을 땅에 붙이고 턱도 땅에 고정한다. 가슴을 아래로 아래로 끌어내린다. 원장님이 흉추를 누른다. 종아리를 접어서 벽에 붙인다. 그리고 코브라 자세를 한다. 원장님이 엉덩이 바깥쪽에 올라선다. 체중을 쭉 누른다. 왼쪽 어깨가 격렬히 저항한다. 원장님이 왼쪽 어깨를 붙잡는다.


턱과 가슴을 매트에 붙이고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1명씩 봐주신다. 첫 동작은 팔로 매트를 밀어 올리는 동작이다. 팔로 가슴을 밀어 올려야 되는데 내 팔을 힘을 쓰지 못한다. 거의 원장님 힘으로 들어 올려졌다(원장님...죄송하고 감사해유). 간신히 버티면서 가슴을 조금씩 내린다. 가슴이 매트로 잘 내려오지 않는다. 가슴과 턱을 매트에 붙이고 다리를 뒤로 올리는 자세인데 간다베룬다자세라고 한다.


견상자세에서 한쪽 다리는 들어 올리고 접는다. 벽에 있는 봉에 끼우고 다른 한쪽 다리는 땅을 딛고 정수리는 벽에 기대어 밀어 본다. 정수리와 두 어깨가 삼각을 이루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자꾸 쿵하고 옆으로 넘어진다. 픽 쓰러져서 옆의 의자에 무릎을 박았다.


이렇게 연습하고 드롭백을 했다. 원장님이 잡아주셨다.

가슴을 들어 올리고 손은 뒷 허벅지를 타고, 종아리를 타고 아래로 내려간다. 무릎은 접고 중심은 발 앞 쪽에 그리고 골반도 앞쪽으로 쭈욱 밀어야 한다. 원장님이 골반을 잡아준다. 오른팔을 뒤로 천천히 보낸다. 그리고 왼쪽 팔도 뒤로 보낸다. 골반을 앞으로 밀고 두 발바닥도 꾹 눌러 앞쪽으로 밀어야 한다. 팔을 천천히 아래로 아래로 보내 매트를 짚는다. 그 간격은 얼마 되지 않는데 시선 뒤로 보이는 그 자리는 까마득한 늪 같기도 하다. 팔이 닿을 때까지 매우 매우 멀다.


드롭백을 적절한 속도로 두 번 성공했다.

앗싸...


그런데...

탑을 레깅스에 밀어 넣지 않았다.

쭈굴쭈굴한 내 배를... 어쩌면 좋냐...


산으로 가서 맨발 걷기를 한다.

쑥떡을 한 봉지 먹고 목침을 베고 한 숨 잔다. 자다가 깜짝 놀라서 일어난다.


견상자세를 해 본다. 정수리를 매트 바닥에 대고 다리를 들어본다. 내 배를 올려다 본다. 레깅스 위로 탄력잃고 임신선 흉터로 가득한 배가 보인다. 그 곳은 불룩한 돌배 같은 것이 하나 쑤욱 나와 있었다.


아...아... 이런 흉칙한 것을 내보였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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