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작년 여름에는 무릎이 아팠다. 많이 아팠다. 아침에 동네 다리밑에 가서 무릎 강화 운동을 하고 일요일에는 버스를 타고 팔공산 탑골에 가서 더위를 식혔다. 그래도 몸속에서 나는 열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올 7월부터 요가 수련을 주 3회 가고 있다. 월, 수는 오전, 목요일에는 저녁 수업을 한다. 오전 수업을 할 때는 요가원 폴딩도어를 활짝 열고 에어컨 없이 수업한다. 운동에 집중하면 땀이 뚝뚝 떨어진다. 런지를 하고 매트뒤로 가면 다리에서 흘러내린 땀방울이 매트 위에 동그란 구슬처럼 맺혀있기도 했다. 90분 수련을 마치면 몸이 노글노글하다. 온몸이 풀려있다.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집으로 돌아오면 아침을 겸한 이른 점심을 먹고 집안일을 한다. 몸은 피곤하지만 더위에 휘둘리는 반응이 줄었다. 헬스장에서 중량을 칠 때 '좀 무겁지만 할만하다'라는 느낌이다. '덥네, 그런데 견딜만하네, 이런 마음이다. 아침이나 저녁에 선선한 바람이 불 때면 시원함은 더 잘 느껴진다.
더위에 지치는 마음, 짜증스러운 마음이 줄었다. 오십에 갱년기가 시작된 이후 올여름이 제일 가볍다. 작년 여름에는 이제 더위를 피해 어디 가서 한 달 살다가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원도 어디쯤 도망갈 궁리를 하고 숙소도 검색해 봤다.
체력이 좋아지니 도망갈 필요가 없네! 꼬박꼬박 수련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