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생각해보자. 도시계획을 하는 사람, 도시설계를 하는 사람, 물리적으로 모든 것이 결정된 지역에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 모두 달랐다.
더불어 도시 단위에서는 도시계획이 되었던, 설계가 되었던 계획 수립이 되는 순간, 전문가의 손에 맡겨져 사실 그 동네를 잘 모른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화면으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건축물의 노후도가 어떤지, 어떤 정비수단 또는 계획을 사용해서 지역을 개선해야 하는지. 다만, 대부분의 계획은 틀이 정해져 있다보니 대상지의 현황만 바뀌고 대상지를 이용하는 사람들(사용자)은 반영하지 못하는 계획이 수립된다.
그리고 한번 수립된 계획은 바뀌기 어렵다. 중대한 실수가 있는 게 아니라면 계획은 10~15년에 한번 수립된다. 앞선 글들에서 살펴본 것처럼 사람들의 니즈와 생활방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니 당시에는 타당했던 계획이 10년 뒤에는 더 이상 작동되지 않을 수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도시계획은 지금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주기보다 확실한 것, 앞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에 집중한다.
나는 동네계획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획 - 사용 - 피드백'의 지속적인 순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계획을 하고 이를 적용해 본 뒤 즉각적인 피드백과 관찰을 통해 다시 설계를 합니다. 이는 사용자경험디자인과도, DIT와도 연결된 지점이 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계획을 하는 사람이 동네에 붙어있어야 한다는 점일 테다. 계획을 수립하는 때만 있다가 가버리는 게 아니라 동네에 살면서 동네의 문제를 주민으로 누구보다 잘 알고, 사람들의 이용 패턴을 맥락적으로 이해하며, 피드백을 바로 수집할 수 있는 사람, 동네계획가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지점에서 동네계획이 사업으로서 확장성이 없어진다. 그럼에도 동네계획은 필요하다는 게 내 입장이다.
지금까지의 글에서는 동네계획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내가 동네계획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중심으로 담았다. 다음 편에서는 동네계획과 유사한 개념들과의 개념 검토를 통해 지금 한국에서는 거의 논의되고 있지 않은 동네계획을 논의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