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개선 방향은?

9월 17일 도서정가제 개선 방안 토론회 주요 내용

by 정윤희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연구소가 주관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후원한 ‘출판문화생태계 발전을 위한 도서정가제 개선 방안 토론회’가 2019년 9월 17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우상호·신동근·소병훈 의원실과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실·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실에서 공동주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22조에 따라 시행되고 있는 도서정가제 유지 및 일부 개정을 위한 연구결과 발표 및 여론 수렴을 위한 취지다.


책임연구를 맡은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개정 도서정가제 이후 출판산업 추이, 도서정가제 이해관계자 설문조사, 쟁점 분석에 따른 개정안 제안 등을 중심으로 발표를 했다. 백원근 대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연구용역으로 진행 중인 ‘개정 도서정가제 영향 평가 및 개선 방안 연구’의 중간 발표 성격이며, 개정안으로 제시한 내용은 관련 기관 등의 공식 입장이 아닌 연구자들의 견해라고 밝혔다. 이 연구용역에는 책임연구자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공동연구원으로 김종명 한국출판연구소 연구위원, 남지원 한국전자출판협동조합 이사, 최성구 출판유통진흥원 기획팀장, 보조연구원으로 김경희 한국출판연구소 연구원이 참여했다.



2014년 11월 개정 도서정가제 이후 출판산업 추이

- 출판사수 증가, 도서평균 정가 증가, 오프라인 서점수 감소, 기업형 중고서점 성장, 인터넷 서점 매출액 증가, 성인독서율 감소, 가구당 월평균 서적구입비 감소


출판사 수는 2010년 35,626개에서 2014년 47,226개, 2019년 8월 기준 70,135개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다.

발행통계를 보면 발행 종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1종당 발행 부수는 감소세이다. 즉 다품종 소량 생산 추이를 의미한다. 납본통계에 따르면, 2010년 40,291종(2,639부), 2014sus 47,589종(1,979부), 2018년 63,476종(1,603부)이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조사한 발행종수는 2014년 67,062종, 2016년 75,727종, 2018년 81,890종이다.

도서평균 정가는 증가세이지만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낮고, 출판 발행 상황과 연동시켜 볼 필요가 있다. 2010년 12,820원, 2014년 15,631원, 2018년 16,347원으로 도서평균 가격은 증가하고 있다. 평균 발행 면수는 2010년 272면, 2014년 272면, 2018년 279면이다.

출판시장 총규모는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산업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0년 4조 78억원에서 2017년 4조 3388억원으로 8.2% 성장했다. 교과서·학습서적은 2010년 2조 4,882억원에서 204년 2조 7,968억원, 2017년 2조 8,286억원이며, 단행본은 2010년 1조 4,063억원, 2014년 1조 2,238억원, 2017년 1조 1,698억원의 추이를 보인다.

유통시장은 베스트셀러 목록이 신간 중심으로 복원되면서 온라인 서점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였고, 오프라인 시장점유율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기업형 중고서점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으며, 독립서점 설립은 증가세를 보인다. 인터넷서점 매출액은 2010년 1조 1,691억원→2014년 1조 2,9804억원→2018년 1조 8,211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오프라인 서점 수는 2009년 2,846개, 2013년 2,331개, 2017년 2,050개로 줄어들고 있으며, 독립서점 수는 2015년 97개에서 2018년 416개로 늘어났다.

성인독서율은 2013년 71.4%에서 2015년 65.3%, 2017년 59.9%로 줄어들고 있으며, 가구당 월평균 서적구입비는 2010년 21,902원, 2014년 18,154원, 2018년 12,054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5년 이후의 변화는, 구간 할인율 축소로 출판산업의 생산, 소비 부문보다는 유통시장 지각 변동에 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쟁점 분석에 따른 연구팀의 개정안 제안 주요 내용

- 도서정가제 설문조사에 출판사 175개사, 서점 248개, 도서관 179개관 응답으로 저조

- 도서구매자(소비자) 2000명으로 가장 많아


이번 연구를 위해 도서정가제와 관련된 저자, 출판사, 서점, 전자책 사업자, 도서관, 도서구매자 등 6개 그룹을 대상으로 2019년 9월 2일부터 8일까지 웹설문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하여, 저자 172명, 출판사 175개사, 온오프라인서점 248개사, 전자책 사업자 308개사, 도서관 179개관, 도서구매자 2000명의 응답을 받았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쟁점 분석에 따른 개정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첫째, 거품 가격 방지와 전국 균일가 판매, 오프라인 서점의 동반 성장을 위해 법정 가격 할인은 허요하되 도서정가의 5% 이내의 ‘경제상의 이익’은 허용한다.


둘째, 경제상의 이익 제공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여 제3자가 제공하는 경제상의 이익까지 포함하며, 도서관 등 개인 구매자가 아닌 경우 경제상의 이익을 제공하지 않는다.


셋째, 도서정가제 준수 의무자 범위에 판매하는 자와 판매를 중개하는 자를 포함한다.


넷째, 재정가 책정 기한을 18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한다.


다섯째, 전자책의 도서정가제는 사업자의 선택 방식에 따른다. 정가 판매인 경우 도서정가제를 적용하고 기타 판매방식(대여, 구독 등)은 도서정가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여섯째, 유통질서와 출판생태계 유지를 위해 기업형 중고서점은 발행 후 1년이 경과한 책을 판매할 수 없다.


일곱째, 도서정가제 위반에 따른 과태료 부과·징수권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부여한다.


여덟째, 공인된 대규모 도서전 등에서 1년 이상 경과한 구간 도서를 제한적으로 할인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토론자들의 입장,

대형 중고서점 문제 해결해야


토론자로 참여한 정우영 한국작가회의 저작권위원장은 대형 중고서점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중고 아닌 중고로 독자에게 팔리는 책들은 그 책 판매의 10%를 작가에게 저작권료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 중고서점들에게 작가가 그 판매행위에 대한 권리를 위탁하지 않았으므로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서정가제 개정과 함께 도서관 대출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책 판매가 줄어들기 때문에 공공대출보상권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수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이사는 개정 도서정가제 이후 전자출판 유통의 새로운 쟁점들을 논의하면서, 카카오·네이버 등 대형 포털사들의 과당경쟁이 공정한 경쟁시장을 파괴하고 있으며, 카카오·네이버 등은 수천 만 건의 출판법 위반 행위를 저지르고 있지만 단속 건수는 0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무상대여형 월정액 서비스도 대형 플랫폼들의 과당경쟁에 따른 필연적 결과물이라며, 교보문고, 예스24, 리디북스, 밀리의서재 등 유통업체들이 과당경쟁을 벌이다보니 도서정가제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경 한국출판인회의 유통정책위원장은 현재의 도서정가제는 할인을 강제하는 법이라며, 완전도서정가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최소한의 규제 속에서 제3자 할인 규정 등을 악용한 변칙 할인행위가 난무하고 있는 문제도 해결해야 하며, 전자책도 종이책과 같은 도서정가제의 틀 안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진 리디주식회사 사업본부장은 현행 도서정가제는 종이책 산업을 감안하여 제정·개정되어 왔으며, 2014년 11월에 처음으로 전자출판물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법 조항이 추가되었을 뿐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서비스 특성을 반영하지 않다 업계에서의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도서정가제에서는 전자책 대여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8년 5월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도로 업계 자율 협약이 체결되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소지가 있다는 조사를 받으면서 업계 자율협약 체결 과정이 현행법 위반이라는 문제점을 지적받았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이번 도서정가제 개정에 전자책을 주업으로 삼는

출판사, 유통사, 독자의 특징과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복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회장은 도서정가제의 제정 및 변천과정을 설명하면서, 도서정가제는 역사상 가장 불공정한 법으로 판매자의 할인율이 법적으로 차등 적용되어 시행되었고, 유통 관련 도소매상의 부도나 폐업이라는 부작용이 속출했다고 주장했다. 완전도서정가제로 개정해야 하는 이유로 차등가격에 따른 불신으로 인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정가 판매로 공급율의 조정이 가능해져 중소 출판사의 경영상황이 호전되고 출판물의 종의 다양성이 확보되어 도서정가제의 목적을 담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세라 예스24 본부장은 현행 도서정가제의 바른 정착과 책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유지하기 위해 예외 상황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하면서 현행 도서정가제를 유지하면서 위반 시 처벌 조항을 강화하여 보완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기업형 중고서점에 대한 의견으로는 중고책 시장 확대가 신간 판매를 위축시킨다는 근거자료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책값이 부담되는 유아동 도서 활성화, 바이백으로 다시 신간을 구입하는 오히려 독서 증진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훈 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은 2014년 11월 21일부터 개정 시행된 도서정가제에 따라 도서관들도 장서 구축에 필요한 도서를 구매할 때 정가제를 적용하도록 되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는 공공과 작은도서관은 도서관수 증가에 따라 자료구입비도 증가하였으나 대학도서관은 전체적으로 도서관 수 증감이나 자료구입비 변동은 크지 않았다. 다만 도서관에의 신간구입은 이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도서관 활동인데 2014년 도서정가제 개편 이후 신간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며, 도서구입비가 큰폭으로 확대되어야 했지만 공공도서관이나 작은도서관은 전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재정 또는 민간 재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학도서관은 학술데이터베이스 구입 등에 재정 압박을 받고 있어 도서구입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도서정가제를 개편할 시에는 도서관들이 도서구입비 확대를 우선 보장하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서정가제 논의에서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독자(소비자) 입장으로서 토론자로 나온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고 있으며, 책값은 더 높아졌고 소비자 후생은 더 떨어졌다면서 도서정가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구용역에 도서정가제 시행에 따른 경제성 효과 분석 없고,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소비자 입장 의견과 도서정가제 반대 입장도 청취해야


필자는 이번 도서정가제 연구 용역 중간 보고 토론회에 참석하여 청취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며 업계는 현재를 유지(신구간 모두 10% 할인, 5% 마일리지)하거나 완전도서정가제로 개정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연구진의 결과에서도 보듯이 2014년 도서정가제 이후 출판산업은 위기이고, 지역서점은 어려워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도서구입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다. 도서정가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도서정가제 시행과 평가에 있어서 경제성 효과 분석이 애초부터 없었기에 제도 도입에 대한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이다. 즉 도서정가제를 시행할 경우 도입 3년 후 출판산업 성장률 지표 전망, 도서관의 수서예산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공공도서관의 장서 예산을 얼마나 늘려야 하는지, 출판사-도매-소매로 이어지는 도서공급율의 적정성 등 경제성 효과 분석이 부족했다. 이러한 점도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 아쉽게도 현재 도서정가제 연구용역 연구진 구성에 경제분석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내용을 담지 못했다.

도서정가제는 그 자체로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도서정가제 도입과 함께 독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출판업계의 노력과 출판계의 사회적 공헌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어음 거래와 낡은 도서유통환경 개선 부족, 송인서적 부도 이후 출판업계의 성찰과 반성 부족, 소비자 입장에서 출판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부족 등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책문화를 가장 신뢰하고 지지해주어야 하는 생태계의 주체인 독자이자 소비자들의 입장도 매우 중요하며, 도서정가제 반대 입장의 의견도 경청하면서 도서정가제가 '저자-출판사-서점-도서관-독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지향하고, 건강한 책문화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정책 담당자들과 업계,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결국 지협적인 시각인 아닌 통합적인 시각인 책문화생태계 관점에서 도서정가제의 운영 방향을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겠다.


글/정윤희 <출판저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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