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의 창작품

<개들의 섬>

by 우장산 오소리


감독들 중에선 자신의 특징이 드러나는 감독도 있고 특정 주제를 다루는 감독들도 있다. 웨스 앤더슨은 전자에 해당하는 가장 대표적인 감독일 것이다. 이 작품에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개와 자신의 상상력을 결합하여 또 하나의 '웨스 앤더슨' 작품을 만들어냈다.

(1년여 전 쯤에 개봉했지만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2040년의 일본 도시인 메가사키가 배경으로 고양이 가문과 개 가문의 분쟁 끝에 고양이 가문이 주도권을 잡게 되고 개들은 병이 있다는 명목하에 섬으로 쫓겨나게 된다. 자신의 개를 찾던 아타리가 불시착하면서 소년과 네마리 개의 모험이 펼쳐진다.

우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실사보다는 이 방식이 나았겠지만 정말 공들여서 만든 것이 눈에 띄었다. 전작들 중에서도 <판타스틱 Mr.폭스> 도 비슷한 작품이었는데 그 작품보다 더 섬세하면서도 다룰 것이 많았을 텐데 멋지면서도 독특한 질감을 보여줘서 감상 중에도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배경이 되는 메가사키와 주인공과 개들 하나하나 대충 만든 것이 없었던 것 같다. 싸움이 벌어지는 모습은 먼지가 피어오르는 방식으로 현명하게 표현하는 모습도 재밌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도 수직과 수평으로 이동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구도가 눈에 띄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간다거나 한줄로 줄지어 가는 모습들이 그랬다. 또 이들을 추격하는 처리반과의 대치하는 모습에서는 멀리서 가까이 다가오는 구도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구도가 보는 이들에게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서 배경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고 만드는 이들은 인형들을 움직일 때도 큰 어려움이 없게 하는 장점이 있었을 것이다.

오리엔탈리즘의 논란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물론 서양인의 관점에서 본 동양에 대한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작가의 상상력으로 더 크게 느껴졌다.

디스토피아적인 배경

캐릭터들을 목소리로 연기한 배우들을 맞춰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스칼렛 요한슨은 딱 티가 나지만 틸다 스윈튼과 에드워드 노튼은 좀 의외였다. 디스토피아적인 배경에서도 귀여운 캐릭터들과 흥미진진한 웨스 앤더슨만의 스타일이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그의 이런 재주가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진: 네이버 영화 ,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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