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피어나는,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퀄스>
감각적인 포스터 감정은 사람에게 있어서 필수적이고 사실상 감정에 의해 움직이고 생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감정중에서도 사랑이 병이고 사회악의 원인이라 여기고 통제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작품은 이런 발상에서 시작된 흥미로운 SF이자 보는 사람이 다 애처로운 로맨스이다.
하얀색 미래의 도시에서는 감정이 통제되고 사랑이 범죄로 여겨진다. 감정을 느끼면 보균자가 되고 그것도 단계가 있으며 치료되지 못하면 죽게 된다. 이 와중에 두 주인공은 서로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깨닫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통제당하는 가까운 미래는 <1984>를 떠오르게 하고 영화의 전체적인 영상미와 음악은 <오블리비언>과 <그녀>를 떠오르게 한다. 사랑을 대하는 태도는 <더 랍스터> 같기도 하다.
디스토피아적인 소재이지만 영상으로 보이는 것은 하얗고 밝다. 어느 한 곳도 하얗지 않은 곳이 없는데 이는 감정이 없는 사회를 나타내는 무의 색처럼 보인다. 감정이 없으니 자극적인 것도 다양한 색도 필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하얀색이 주는 이상한 답답함까지 느껴지게 된다.
전체적으로 담담하다 못해 조용하고 느리게 느껴지는 영화다. 감정을 통제당하다 보니 서로 얼굴 붉히거나 갈등을 일으키지도 않고 무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고 음식을 먹고 생활을 한다. 현재 우리의 삶에서 감정만 빼면 이런 모습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떨리는 장면 그러던 중 두 남녀가 감정을 느끼는 것을 알게 되고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감정을 느끼게 되는 부분은 보는 사람이 다 떨리는 부분이다. 서로 손을 스치도 가까이 다가가고 눈을 맞추는 정말 사소할 수 있는 스킨십이지만 이제 막 감정을 깨닫게 된 이들에게는 이것마저도 큰 자극이 된다. 투명한 물에 물감 한 방울 떨어뜨린 듯이 감정의 파장이 보는 사람의 감각에까지 퍼져오는 듯한 떨림이 느껴진다. 그리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사랑이 피어나는 과정에 대한 관찰처럼 느껴졌다. 무에서 시작해 감정이 싹트고,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후 그것에 빠져서 서로에게 물을 주고 둘만의 꽃을 피워가는 것. 끝은 알 수 없더라도 지금 당장은 향기롭고 아름다운 것.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것.
사진: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