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slave

얼터너티브 록의 대가들이 모여 만든 슈퍼 드림팀

by Charles Walker
audioslave.jpg Audioslave [Audioslave] (2002)

오디오슬레이브(Audioslave)는 결성 서사가 매우 독특하다. 전설적인 뉴 메탈 밴드인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 이하 RATM)의 보컬인 잭 드 라 로차(본명 Zacarías Manuel)가 밴드의 자리를 비우게 되었고, 나머지 멤버들이 잭을 대신할 보컬을 찾고 있었다. 그때 이들의 눈에 사운드가든(Soundgarden) 출신의 걸출한 싱어인 크리스 코넬(Chris Cornell)이 띄게 된 것.


사운드가든이 어떤 밴드인가. 90년대 얼터너티브 록 밴드의 4대 천왕(나머지는 너바나, 펄 잼, 앨리스 인 체인스) 중 하나가 아닌가. 그러니까 크리스 코넬과 RATM의 만남은 전설과 전설의 만남인 것이다! 그렇게 결성된 밴드의 새로운 이름이 바로 오디오슬레이브였던 것.


오디오슬레이브는 생각보다 록 팬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들의 결과물이 나빠서라기보다는 팬들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전설과 전설이 만났는데 겨우 이 정도? 팬들은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앨범을 들어보면 연주도 훌륭하고(특히 톰 모렐로(Tom Morello)의 기타는 여전히 예술이다.), 크리스 코넬의 노래 또한 손색 없다. 그럼 대체 뭐가 문젠가? 음... 나의 좁은 식견으로 곱씹어 보자면 각자의 색깔이 너무 뚜렷해서 서로 한데 섞이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크리스 코넬은 서사가 강한 보컬이다. 그렇기에 표현이 매우 감정적이고 섬세하다. RATM의 직선적이고 강렬한 연주와 어울리기 위해서는 좀 더 직관적으로 노래하는(시쳇말로 머리를 비우고 지르는) 보컬이 필요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면에서 잭 드 라 로차를 대체할 보컬이 RATM에는 없다고 보는 편이 옳다. 결국 두어 장의 앨범을 더 내놓고 나서 오디오슬레이브는 흩어져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세간의 평가이고, 나는 오디오슬레이브가 처음 내놓은 이 [Audioslave] 앨범을 무척 좋아한다. 크리스 코넬의 스토리텔링과 RATM의 야성이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충분히 냈다고 생각하고, RATM 또는 사운드가든과는 또 다른 새로운 세계를 분명히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을 처음 재생할 때에, 첫 트랙 'Cochise'에서의 임팩트를 잊을 수가 없다. 톰 모렐로 특유의 기타 긁는 소리와 육중하게 떨리는 베이스, 무언가 거대한 것이 나타날 것임을 예고하는 듯한 드럼, 그리고 휘몰아치는 듯한 크리스 코넬의 샤우팅 창법까지 그야말로 '슈퍼 밴드'의 등장을 제대로 알리는 곡이었다.


크리스 코넬이 유독 생각이 많은 보컬이라는 점은 동의한다. 하지만 그 또한 오디오슬레이브 작업에서는 다른 작업에서와 달리 많은 요소들을 덜어내려고 애쓴 점이 분명히 보인다. 크리스 코넬처럼 섬세한 보컬이 작정하고 '옛다' 지르면 어떻게 되는지를, 오디오슬레이브 앨범을 들어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그의 새로운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지금, 오디오슬레이브 앨범은 크리스 코넬이 생전에 내딛었던 새로운 발자국을 보여주는 소중한 사료(史料)이다.

이전 02화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