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앤트 메리 (My Aunt Mary)

모던 록의 새 지평을 열어젖힌 밴드

by Charles Walker
스크린샷 2026-01-07 오전 11.10.12.png 마이 앤트 메리가 발표한 다수의 앨범들.

왼쪽부터 토마스 쿡(보컬 정순용 솔로 프로젝트) 정규 2집 [Journey] (2011), 마이 앤트 메리 정규 5집 [Circle] (2008), 정규 4집 [Drift] (2006), 정규 3집 [Just Pop] (2004)이다.


별칭 '메리 고모'. 밴드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이다. 이들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2008년 정규 5집인 [Circle]의 수록곡인 '내 맘 같지 않던 그 시절'을 듣게 되면서부터였다. 이 곡은 나의 다른 원고인 <미친 교사의 노랫말 에세이>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데, 당시 군인 물이 덜 빠진 채로 어리바리하며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 바를 몰랐던 나에게 이 노래가 너무도 큰 감동으로 다가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아리 동기들과 모였을 때, 이 곡을 추천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 친구로부터 '마이 앤트 메리는 3집을 꼭 들어야 한다'라는 말을 듣고 곧장 [Just Pop] 앨범을 구해다 들었다. 그리고 첫 트랙 '공항 가는 길'에서부터 소위 말해 '뻑가고' 말았다. 그 청량한 연주, 어디로든 떠나고 싶게 만드는 멜로디! 비록 방구석에서 조악한 컴퓨터 스피커로 듣고 있지만 그 순간 나는 어느 공항 플랫폼에 캐리어를 끌고 와서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왜 3집을 그렇게 들으라고 종용(?)했는지 알 것만 같았다.


뮤지션 이적이 마이 앤트 메리 3집을 두고 '이들이 다시는 이런 앨범을 못 만들어낼 것만 같다'라는 (분명 칭찬인데 묘하게 기분이 나쁠 듯한) 말을 했었다. 그만큼 이 앨범은 자명한 웰-메이드 앨범이다. 어느 곡 하나도 버릴 게 없는 모던 록의 진수성찬이다.


그럼 2년이 지나 나온 그 '다음 앨범'인 4집 [Drift]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적의 말대로 3집의 아성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하지만 결코 퀄리티가 나쁘지는 않고, 귀를 확 휘어잡는 히트 싱글감 킬링 트랙이 없을 뿐 전체적으로 훑어 듣기에는 괜찮은 앨범이다. '내 맘 같지 않던 그 시절'이 수록된 5집 앨범은 4집보다는 훨씬 완성도가 높다. 결국 비교하자면 3집>5집>4집 순이 되겠다.


2011년에는 보컬 정순용이 '토마스 쿡(Thomas Cook)'이라는 이름으로 정규 2집 [Journey]를 내놓는다. 밴드와는 달리 솔로 프로젝트에는 어쿠스틱하고 미니멀한 감성과 분위기를 좀 더 강조하고 있다. 특이할 점은, 이 앨범에 김동률이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의 앨범에 곡을 주는 경우는 있어도 남의 앨범의 제작 전체를 진두지휘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김동률이 소매를 걷어부치고 앨범의 완성을 도왔다는 게 신기하다. 역시 정순용, 뮤지션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남자였구나.


정순용은 '싱어게인 시즌4'에도 출연하여 유의미한 무대를 많이 남겼다. 특히 듀엣 미션에서 김재민 가수와 함께 부른 이적의 '바다를 찾아서' 무대가 굉장히 신선했던 기억이 난다. 다재다능한 뮤지션인 만큼, 앞으로도 이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록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라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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